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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한 해를 정리하는 모습이라니 어쩜 저리도 겸허한가... 낙엽, 배워야겠다
오래 살기 위해 더 많이 비우는 일을 누가 이해로 해내겠는가
나무 참 노체를 요령 있게 쓰는구나
인간의 수명으론 다 배울 수 없는 몸의 공부겠구나
겨울이다 이 추워지는 날에 내 미진한 온기를 나누듯 나무의 물관을 짚었다
가진 게 없이도 줄 수 있는 것 마음이라 조금 공부가 된 고마움 표시였다
이미 완성된 목불에게 무엇을 보시하리오
무용하더라도 온기나마 베푸는 씀씀이가 기특할 뿐
이래저래 말보다 긴요한 교육이었을까
일언반구 없는 나무 아래 나는 잠잠히 성장했다
그냥 먹는 한 살 말고 제대로 나이가 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