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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씻으려 소매를 걷히려는데 옷감 위에 바늘구멍 크기 연두색 점 하나 벌레였다
아마도 오는 길에 자전거로 하천 지날 때 스친 풀잎서 얻어걸려온 모양이었다
사소하게 곤란했다 고층 사옥 화장실은 작은 유충이 살아남기엔 삭막한 곳이다
평소대로라면 잃어버려도 몰랐을 텐데 하필 그 미물이 눈에 띄어서 시간을 뺏는다
방생하자니 자연이라곤 화분 흙 한 줌 없는 곳 그냥 창밖에 던질까 하수구로 흘릴까
어찌해야 하나 남에겐 창피해서 못 알리고 하는 수 없이 극성떨 수밖에
손등에서 놀게 하면서 회사 건너편 가로수까지 가져다 놓아주었다
나뭇잎이나 갉든지 수액이나 빨든지 알아서 해라 이게 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