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넘게 사귀면서 나도 너때문에 존나 힘들었다. 주변에선 너랑 만나지 말라고 술집 다니는애들은 다 똑같다고 했을때 항상 넌 아닐꺼라 생각한 내가 바보지. 나몰래 2차 나갔는데도 돈때문에 힘들어서 나갔다고 해서 못난 내탓이라고 생각하면서 날 원망했었고 어떻게든 널 다시 예전에 착했던 그 모습으로 돌리려고 미친듯이 노력했다.
난 흔한 옷한벌 돈아까워서 못사면서도 니가 해달라는거 사달라는거 다 해줬고 니가 그렇게 노래 부르던 지방흡입 수술해주고 니 기뻐하는거 보면 너무 좋았다. 돈없어서 힘들땐 어떻게든 대출이라도 받아서 너한테 다 꼬라박고 다 갖다 바쳤다. 너는 같이 쓴거니깐 생색내지 말라그러지만, 솔직히 너 아니었음 대출받을 일도 없었다.
니 앞에서 울면서 제발 2차 나가지 말라고 애원도 해봤고 넌 내가 다혈질이라고 너한테 화내는게 싫었다고 너무 힘들다고 말했지만 나도 변하려고 늘 마음먹고 참고 또 참았다. 근 몇달간 너한테 화낸적 한번 없잖아.
솔직히 난 주변사람들 전부 버리고 너 하나 택할 자신있었다. 말했잖아? 딱 1년만 참아보자고. 너 데리고 살꺼고 너랑 둘이 알콩달콩하게 살거니깐. 서로 자주 못보고 힘들어도 딱 1년만 참고 결혼하자고.
근데 뭐? 눈에서 멀어지니깐 마음에서 멀어진다고? 할말도 없는데 왜 하루에 한번씩 전화하라 그러냐고? 진짜 할말이 없어지는건 나였다. 세상에 어느 커플이 하루에 한번도 연락 안하고 사냐?
3일 전, 내 생일 전날, 너는 나한테 헤어지는게 나은거 같다고 그랬지. 매일 나한테 연락하는게 부담되고 스트레스가 된다고 했지. 그래 존나 고맙다 최고의 생일선물, 26년간 살아오면서 이토록 좋은 선물은 없었다.
난 헤어지자고 하고도 정말 너 생각해서 마지막까지 너한테 당부했지. 2차 나가고 그렇게 몸버리는거 하지말고 살라고 부탁했지. 헤어지더라도 그런거 안했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애원했지. 넌 알겠다고 했어. 이제 그런거 안해도 살만하다고. 난 정말 마음이 놓였다.
근데 오늘 아침에 또 알게 되었네. 어젯밤 넌 또 20만원에 어느 남자 품에 품겨 잠을 잤다는걸.
마지막까지 잡고 있던 유일한 얇은 선 하나가 두둑 하고 끊기는것 같았다. 돈에 대한 노예 근성은 평생 변하지 않는다는걸 알았다. 인생 선배들이 왜 술집여자는 만나지 말라그랬는지 이제야 나도 알겠다. 2년동안 너랑 해온 '사랑'이라는걸 너무나 후회스럽게 생각한다.
2년동안 만난 남자친구 생일 전날 헤어지자 하고, 생일 다음날 다른남자와 몸을 섞다니.. 내가 가진 '상식'으로는 도저히 널 이해할수 없구나. 아마 넌 날 사랑하지 않았는지도. 잘 살아라. 너랑 헤어지고 다신 너한테 전화받을일 없게 하려고 핸드폰 번호 바꿨다.
시간이 많이 흐른다면 널 '이해' 할 수 있을 날이 올것 같기도 하다. 근데 그때 아마 난 내 인생 후배들한테 말할거 같다. '술집 여자는 절대 만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