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저학년 땐 기억이 안나고 4학년부터였을거에요. 내겐 친구가 없고 왜인지 애들이 절 싫어한단걸 알게 된게요. 그 옛날 왕따란 용어조차 없던 그 시절부터 전 외톨이였어요. 누구도 말 걸어주지 않았지만 불편함은 못 느꼈기에 괴롭지도 않았어요.
중학교 3학년 즈음인가 왕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지요. 그때 알았어요. 내가 왕따란걸요. 정확히 표현하면 은따라고 하죠. 은근히? 은밀히? 따돌림 당한다는 은따. 괴롭힘을 당한 적은 없었지만 다들 날 없는 사람 취급했어요.
그래서 전 게임으로 도망갔지요. 그곳에선 무시 당하지 않았어요. 열심히 게임을 하는 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절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어요. rpg 게임을 하면 꼭 힐러나 탱커를 선택했던 것도 이런 이유였어요.
대학에 들어가고 달라지고 싶단 생각을 해봤어요. 1학년 학기초 술도 못하는 내가 술자리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지요. 하지만 숫기도 없고 말도 못하고 못생겼기 때문일까요? 제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말수가 없어지고 하나 둘씩 일어나고 결국 테이블엔 저만 남아있었지요. 자상한 선배님 한 분이 이쪽으로 오라며 혼자있던 절 불러주셔서 찾아갔을 때 사람들 표정이 딱딱해지던건 아직도 기억나네요. 그 테이블도 유령 테이블이 됐고요.
다시 게임으로 도망갔지요. 재밌었어요. 게임도 재밌고 누구와 대화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고요. 그리고 지금은 졸업 준비를 이유로 취업 준비를 이유로 게임에서 멀어졌어요. 그랬더니 남는게 없네요. 게임 속 인간관계들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