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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내 이름이 낯설었다
음독해봐도 어딘가 움푹 팬 동그라미 같은 이물감이었다
미아가 되어 집을 찾아야 하는데 남한테 나를 설명할 수 없는 기분 때문에
정류장에서 타야 할 버스를 안 탔다
목적지가 아닌 그저 걷기 시작한 짧은 방황 길에서 노래가 들렸다
도심 속 소음을 소거하는 바람이 부는 소리
별에서 가장 오래된 연주였다
세상에 태어나기 전 나의 진짜 이름은 바람이 분 덕에 기억났다
바람 소리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