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지기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가 어느 날 철학과 대학원에 입학했어요. 그 친구가 논술지도에 뜻이 있었거든요. 저도 2년 정도를 다른 곳에서 생활했기에 서로 바빠 오랜 기간을 만나지 못했는데, 며칠전에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근데, 정말 많이 성장했더라구요.. 가장 많이 변했다고 느낀 것은 대화에 임하는 방식이었어요. 제가 화두를 던졌을 때 왜 그 말을 꺼내는지를 먼저 알아내고는 적절한 호응과 피드백을 해주더군요. 아주 짧은 시간에도 말이죠.. 제가 하는 말에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토론의 상대로서도, 친구로서도 부족하지 않게 느껴졌어용.. 그 외에도 본인이 경험하지 못했을 일들에 대해서도 그것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활짝 열려 있더라구요.. 친구가 그동안 철학을 공부하며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말에 얼마나 많은 사유를 했을지... 그리고 철학하는 분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얼마나 많은 경험을 나누었을지... 전 그 때 뭘 했는지.. 스스로가 참 작게 느껴지던 날이었습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