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기사분이라서 예의 세월호 얘기가 나올까 각오했었죠. 대화를 주도하기 위해, 연세를 여쭙니다. 74세 랍니다. 근데 이 양반이 해양대에서 공부하고 큰 배, 즉 유조선을 탔었다네요.
하니 자연히 세월호 얘기가 안 나올 수 없죠. 배를 잘 아니 구조적으로 사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열변을 토하시더니... 사고는 일어날 수 밖에 없는데 너무 안타까운 게 학생,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희생된 거라더군요. 이 대목에서 하필 젊은 학생들이 단체로 그 배에 탄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하시네요. 매우 안타까워 하시는 뉘앙스..
목적지 다 오도록 택시기사 단골메뉴라는 세월호가족 얘기는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내리면서 택시 손님들에게 세월호 얘기 잘 좀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여태까지 타본 택시 중 가장 즐거운 택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