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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갑자기 생각난 내 고딩때 성교육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3658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드링킹오우거
추천 : 110
조회수 : 18578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6/25 23:07:53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6/25 18: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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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쯤 와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정말 기본적인 성교육조차 안 되어있는 친구들이 정말 많더군요.. 음
심지어 콘돔이나 피임방법까지 그냥 친구들끼리 알음알음 대화로 해서 알고있는 애들이 대부분..
이야기를 나눠보면 정말 95% 이상이 다 그렇더군.


저는 개인적으로 성교육을 굉장히 충실하게 받은 사람 중 하나인데,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웠습니다.
가정선생님이 굉장히 깨어있는 분이어서 한 학기? 실질적으로 따지자면 거의 1년 가정교육을 전부 성교육 과정으로 보냈었죠.

그때 정말 별의별 걸 다 알게 되었지...(라고 말하지만, 사실 전부 다 알고 있던 것이었다)
알고 있었다는 것도 그냥 눈으로만 알았지 실제로는 몰랐죠,
근데 그걸 알려주더군요.

거의 1학기인가? 1학기 반 정도 기간동안 성교육을 받았는데,
일반적인 학교에서 하는 성이론이나 남녀 몸의 차이, 피임, 주기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실절적인 성생활에 관한 내용이나 여러가지 성욕구(새디나 마조부터 시작해서), 애널이나 오랄섹스, SM같은 특이성있는 섹스의 종류, 실질적이고 타당한 이유를 지참한 순결교육, 성교순서(전희-분위기나 오랄, 애무/절정-부터 시작한 여러가지 순서, 여자는 애무가 중요해! 등등..) 등
그 선생님의 실제적인 경험도 포함한 정말 셀 수 없을 정도의 폭풍같은 성지식들....
(20대 후반 여선생님이셨습니다)

진짜 이런걸 고등학교에서 가르쳐도 되나 싶을 정도의 수준의 광범위한 성관련 교육을 받았었음.
그때가 처음으로 어른에게 '순결은 지키는 것도 좋지만, 안 지키는 것도 좋다. 섹스는 성인 남녀간의 사랑을 추구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니까', 이런 소리를 처음 들어봤음. 그전까지 어른들은 섹스? 섹스의 s자뿐만 아니라 순결이나 피임같은 부가적인 성교육에 대해서도 무슨 애새끼가 함부로 그런걸 말하냐는 수준의 것이었으므로..



솔직히 나도 중학교 전까지 웬만한 야동은 다 섭렵한 수준이라서(많은 애들이 그렇겠지만) 성교육 뭐 있어? 라고 생각한 부류 중 하나였는데.. 진짜 제대로 된 성교육 받아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내가 중고등시절 통틀어서 가장 존경하고 '참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한 선생님이 바로 이 가정선생님. 여자분이셨고..
정말 어디서도 못 배울 지식과 경험들을 한학기 동안 알차게 배웠던.
고등학교 통틀어서 유일하게 지금까지 하나도 안 잊어버리고, 쓸모있는 수업내용이었습니다. 동창들에게 물어봐도 하나도 안 잊어버렸더군요 ㅋㅋㅋㅋ

여성과 성관계를 맺을 때 애무나 분위기같은 전희가 가장 중요한 것이고,
그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사랑이라는 것- 등등
말로 써놓으니 겁나게 조야해보이는데, 실제로 선생님의 경험을 섞어가면서 말해주니 납득 안할래야 납득할수밖에 없더군요. 그 때 처음으로 "아, 섹스는 저렇게 해야 하는거구나"라는걸 알았죠.
그때 안 배웠으면 지금 이시점까지 왜곡된 성의식을 제대로 가지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나는 남학생이었으니 이 정도 충격이지,
별로 성적지식이나 접촉이 없었던 여자반에선 굉장히 폭풍충격 그자체인 수업이었다고 여자애들한테 들었음.
우리 수업 내용(남반)하고 똑같이 하셨다니.. 충격일만하지. 그전까지 별의별걸 다 섭렵했던 나도 충격이었는데)

웬만한 혈기왕성한 고등학교 1학년 남자반에서, 그것도 20대 후반의 젊은 여자선생님이 성교육을 가르치는데
한 명도,(다른 반에게 물어봐도) 단 한 명도 함부로 입 놀리거나 장난치지 않고 진지하게 지식을 탐구하는 분위기로 수업을 들은게 그 선생님 수업임.
수업이 끝나면 쉬는 시간에도 왁 시끄러워지는게 아니라 왠지 조용~한 분위기고 ㅋㅋㅋㅋㅋ

막 성교육수업에서 "진지하게 지식을 탐구하는" 같은 말 쓰니까 유머처럼 보이는데;
그런 장난수준의 것이 아니라 그 선생님을 존경해서 나오는 조용한 수업분위기 있죠? 그런 거였음.
거의 키팅 선생님 분위기 ㅋㅋㅋㅋ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압도당했달까... 정말 '어른'의 분위기를 풍기는 선생님에게요.

어떨 때는 정말 어렸을 때 형이 몰래 이야기해주던 야한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또 어떨 때는 '아, 이래서는 안 되는구나' 같은 탐구자(?)의 기분으로..
아무튼 정말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네요.

되게 인상깊었던건 말이죠.
그 선생님 수업 전까지는 애들끼리 여자를 따먹니~ 한번 먹고 싶다느니 그런 이야기를 예사스럽지 않게 했었는데, 성교육 학기 끝나고 나서는 그런 소리 함부로 하는 애 거의 못 봤음. 여자얘기나 음담패설 이야기할때도 굉장히 조심스럽게(말을 가려서하면서) 이야기하고..

솔직히 이런게 참교육 아닌가요.
난 그렇게 생각함.
그 나이대 남고생들 상스러운 성적 언어를 바꿔놓는건 다른 어떤 선생님도 못 했을거라고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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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와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저런 성교육 받은 애는 한명도 없더군요.
그냥 가정책에 나와있는 피임방법이나 주기나 대충 알고, 나머지는 그냥 알음알음 어디서 주워듣거나 그런 수준이랄까..
SM이니 오랄/애널섹스니, 성관계방법이니 전희니 하는 것들을 고1때 선생님한테 배웠다고 말하니까 기절초풍하더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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