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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진짜 연기자 중 한명
게시물ID : star_992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또또
추천 : 13
조회수 : 153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10/07 21:27:54

 

 

김명민씨.

 

불멸의 이순신 할 적부터 진짜 좋아했던 분입니다.

당시 초등학생~중학생이라 지금은 그 내용조차 가물가물 하지만, 제가 처음으로 본 드라마였던지라 더 기억에 남는걸지도 모르죠ㅎㅎ

그때만해도 옆 아파트에 사셔서ㅋㅋㅋ 아파트 입구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기다려도 보고ㅋㅋㅋ

동생 친구가 김명민씨 밑에 집에 산다고 해서 과자 사주면서 싸인 얻어달라고도 해보고 그랬었는데 베바때던가 이사 가버리셨던 기억도 있네요ㅇ<-<

 

근데 김명민씨 하면 드라마는 다 잘되는데 영화는 별로 흥행을 못한다는 이미지가 좀 있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 하얀거탑 다시 보다가 느낀 점을 살짝 끄적여볼까합니다. 그냥 혼자만의 생각이니까 쓴소리는 자제요ㅎㅎㅎ

 

예전에 김명민 다큐를 한 적이 있었죠.

그거 보면서 다 감동이었지만, 저한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겨준 장면은 내 사랑 내 곁에 영화 촬영을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주인공이 루게릭 병 때문에 발을 끄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구두 바닥을 손질하는 그 섬세함이 왜 그렇게 충격으로 다가왔었는지..

거기서 아, 이사람 정말 참배우구나 하고 생각했었죠.

 

그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김명민이라는 배우의 이미지입니다.

김명민씨는 강하고 임펙트 있는 캐릭터보다는 오래 두고 지켜봐야 그 세밀하고 매력적인 연기가 돋보이는 캐릭터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연기자들이 그렇겠지만,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애틋함이 느껴질 정도라고 할까요ㅋㅋ

병원에서 위험하다고 할 정도로 살을 빼고,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소품까지도 체크하고, 캐릭터의 사소한 버릇이나 말투까지도 신경씁니다.

흔히들 말하는 소름끼치는 연기력보다는 유심히 들여다봐야 그 진가가 보이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길어봤자 2시간인 스크린에서는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면이 다 발휘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없다,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드라마를 보면 또 아니고ㅎㅎ 그리고 전 김명민씨가 선택했던 영화들도 다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위에 말한것 처럼 오랫동안 두고 봐야 그의 연기가 새삼 대단하다는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드라마 중에서도 하얀거탑에서 그런 섬세한 연기가 폭발했다고 생각합니다.

극을 쭉 보고 있자면, 장준혁을 그저 권력에 목매는 냉혈한이 아니라 나름대로 의사로서의 사명감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출세를 향한 전쟁 속에서

점점 더 비열해지고 잘 흔들리기도 하는 그런 인물로 표현한게 아닐까합니다.

제가 최도영보다 장준혁이 오히려 더 인간적이라고 느낀 것도 그 점 때문일까요?

막걸리가 한 잔 딱 마셨을 때 톡쏘고 맛있지만 두 잔, 세 잔 먹으면 배부르고 맛도 잘 모르겠는 술이라면,

드라이한 와인은 한 모금 먹으면 좀 쓰고 무슨 맛인지 긴가민가 하지만 마시면 마실수록 매력있는 걸 느끼는 술이란 얘기를 친구랑 한 적이 있는데요.

한 병 다 마실쯤이면 푹 빠져서 다음부턴 그 라벨만 찾게되는, 김명민씨는 그런 와인 같은 연기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얀거탑 옆에 틀어놓고 써서 글이 좀 두서가 없습니다만ㅎㅎ

아무쪼록 차기작인 드라마의 제왕 매우 기대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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