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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베슬아치를 보고 (강간범 오해기)
게시물ID : humorbest_3663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손고무쉑히
추천 : 76
조회수 : 8952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6/27 22:58:49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6/27 15:29:33
휴~ 엘레베이터 이야기를 읽으니 저의 아픈 추억이 떠오르는군요...

가슴 속에 묻어두려 했건만...

때는 1999년 겨울 유난히도 바람이 차가운 날이었습니다.

또래들보다 키와 덩치가 크고 인상이 험악한 저는 간혹 의도치않은 오해를 받곤 했지요...

그날도 그런 시련과 오욕의 기록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던 저는 이미 키가 180에 육박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가녀리고 상처받기 쉬운 소년이었죠...

당시 다니던 학원이 11시에 끝나고 집에 귀가하던 길이었습니다.

날은 춥고, 잠은 오고 어서 집에 들어가서 따뜻하게 씻고 자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걸음걸이를 재촉해 집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서 고개를 들었을 때, 엘레베이터 문이 닫히고 있는 걸 보았습니다.

안에 사람이 타있는 거 같은데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할 수는 없었습니다.

오~ 쉬박~!!!! 조급한 마음에 저는 엘레베이터를 잡기 위해 쿵쾅거리며 질주했습니다.

그 난리를 치고 타서 숨을 고르고보니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타고 계셨습니다.

13층에 사시는 아주머님의 따님인 것 같았습니다. (일전에 잠시 어머님과 인사한 적이 있어서)

이윽고 문이 닫히고 5층에 살고 있었고 버튼을 누르기 위해 다가가는 순간!!!!!

살다가 그렇게 높은 옥타브의 비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끼야야아아아아악악~~~~~~~~~~~~~~~~"

그 여자분은 비명소리와 함께 기겁을 하며 거의 반쯤 무릎을 꿇은 상태로

손을 싹싹 빌며 "살려주세요~ㅜㅜㅜ 한번만 봐주세요~ㅜㅜㅜ으어어엉~"

라며 오열을 하는 겁니다ㅜㅜ 

순간 저도 당황하고 너무 놀라서 눈물이 찔끔 나오면서 울먹였슴다

"ㄴ아렁니 ㄹ구으러니까 ..아웅아니아~"

그때 마침 제가 눌렀던 5층에서 엘레베이터 문이 열렸고 그 여자분은

진정 우사인 볼트였습니다. 얼굴이 쌔빨개지면서 독기를 품더니 계단으로 

후다닥 도망치듯 뛰어올라갔습니다...

저는 혼자 뻥쳐서 가만히 서있다가 겨우 집에 들어와서 어머님께 하소연을 했드랬죠ㅜㅜ

다음날 저희 어머님께서 '이웃 학생도 몰라보는, 남의 자식 강간범 취급하는 천하에 호로상년'이라며

거칠게 항의하려고 하셨지만, 

가만 생각하시다가 '내 아들이지만 인상이 더럽긴 하다. 앞으로 계단으로 다녀라~!' 라고 지시하셔서

그 후로 계단으로만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아 슈발...ㅜㅜㅜ

지금 생각해보면 참 그분에게 미안하네요~ 몇년전에 시집가셨다는데 잘 사시길~

반응좋으면 2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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