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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 얼마나 묻혀있느냐는 문제가 아닙니다
게시물ID : science_366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형광고양이
추천 : 7
조회수 : 79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6/09 17:01:39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서 석유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면 벌써부터 의자를 뒤로 쭉 빼면서 '그거 맨날 고갈된다 고갈된다 하면서 계속 유전이 발견되는건 아세요?'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유전 탐사 기술의 발전과 채굴 기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석유의 양은 예전보다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오일 쇼크 이후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이러한 전통적인 관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EROEI 라는 관점입니다.

 EROEI 는 Energy returned on energy invested 의 약자로써, 투자한 에너지 대비 회수한 에너지라는 개념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자면, 석유 100 배럴을 생산하기 위해 몇 배럴의 석유가 사용됐느냐 하는 개념이지요.

 석유는 EROEI 가 상당히 높은 에너지원입니다. 1930 년대에 석유의 EROEI 는 100:1, 즉 1 배럴의 석유를 투자하면 100 배럴의 석유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석탄은 80:1, 원자력은 최대 75:1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는 상당히 처참합니다. 풍력은 18:1 이며 태양광은 2:1이 채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석유의 EROEI 가 낮아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30년대에 100:1 이었던 수치가 90년대에는 35:1, 2007 년에는 12:1 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관적인 경제학자들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있는 저성정의 원인 중 하나로 석유 가격의 상승을 꼽고 있습니다. 산업의 가장 기본적이고 1차적인 원자재인 석유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희망적인 경제학자들도 2020 년도 즈음에는 석유 가격에 의한 영향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시추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야기입니다. 한 때는 중동에서 300 피트, 약 90 미터만 파고 내려가면 유전이 있었지만 2010년에 텍사스만에서 사고가 일어났던 유전은 1만 피트, 약 3 킬로미터 지하에 위치했었습니다. 즉, 새로운 유전들은 갈수록 시추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시추에 필요한 에너지(=자원)가 줄어들고는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중국 등 신흥국의 부상으로 인한 석유 소비 증가량은 기술의 발전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에너지 생산량의 87%가 화석에너지일 정도입니다. 중국도 석유 가격에 의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석탄 발전소를 무섭게 짓고 있습니다.

 샌드오일, 바이오디젤 등 석유와 비슷하거나 석유처럼 사용할 수 있는 원자재의 개발 또한 활발합니다만 이 역시 EROEI 수준에서 보면 신재생에너지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다만 기존의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석유 EROEI의 하락은 원자력 발전소가 급부상하고, 2000년대 들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유럽과 미국의 투자가 급속하게 늘어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사실 위 이야기는 벌써 10년정도 된 이야기지요.

 한 때는 원자력 발전소가 강력한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안전 문제와 더불어 경제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석유와 동일한 문제인데요, 질 좋은 우라늄 매장량은 석유와 비교했을 때 형편없을 정도로 적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기술의 발전이 에너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 비용 문제 또한 존재하고 있고요.





 석유의 가격이 오른다고 갑자기 세계가 멸망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석유값 상승으로 인한 제로 성장과 물가상승 등을 각오해야겠지요. 현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로 성장은 악몽에 가깝습니다. 즉, 현재의 삶을 유지하고 싶다면 석유가 아닌 발전방식을 개발해야 합니다.



 요약:

 석유를 파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늘어나고 있다

 석유 매장량은 많지만 석유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면" 석유가 아닌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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