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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있는 여자의 세상 살이
게시물ID : humorbest_3669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는왜Ω
추천 : 211
조회수 : 18687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6/30 00:08:43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6/29 23:32:35
14살 중학교 입학하면서 나에게 당뇨병이 있다는 걸 알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경구 혈당강하제로 혈당을 낮출 수 있었다.

지금까지, 26까지 계속 먹고 있고 앞으로도 평생 먹어야 한다.

그래도... 매일 병원가서 인슐린 처방 받아 맞지 않는 것만 해도 어딘가.

고등학교 때나 대학생 때는 당뇨가 있는 것을 숨겼다.

수업 듣다가 갑자기 저혈당이 와서 어지럽고 손이 떨리면

'아 배고프면 원래 이래.ㅋㅋㅋ'

라며 친구들에게 변명하기부터 바빴고,

수련회나 엠티갈 땐 휴지에 약을 싸서 가져가

아침에 몰래 꺼내 먹기도 했다.

친구들이 사탕이나 초콜렛을 주면 단거 싫어한다며 거절해야 했고,

수박도 배불리 못 먹고 한 조각을 먹으면 급히 동네를 몇 바퀴 돌아야 했다.

커피는, 당뇨 있는 사람들은 부작용으로 신장에 이상이 올 확률이 높아

가급적 마시지 않거나, 중요한 자리에서 꼭 시켜야 할 때는 꼭 아메리카노만...

남자친구와 사귀다가 양가 부모님 뵙고 결혼 이야기가 나왔는데

남자친구에게 사실을 말했다. 나 당뇨병 있는 여자라고.

남자친구는 사랑한다면 병 따윈 상관없다 말했는데

며칠 후 문자로 '유전되는 병이라며. 안되겠다. 잘살아.'

라고 폭ㅋ풍ㅋ 이별선고를 받았다.

그의 어머니도 전화가 와서는 전과는 다른 딱딱한 어조로

'너 같은 병신이 어디 우리 아들이랑 결혼하려고 해? 평생 혼자 살아야지.'

와^^ 나 이제 평생 오유하며 살 수 있어^^

너무 기뻐서 몇 달간 눈물만 나왔지.

결혼은 내 인생에서 아웃 오브 안중.

ㅎㅎ...

근데 왜 자꾸 슬퍼지는 걸까요...?

어렸을 땐 병이 있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자신이 없네요.

그냥 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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