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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이 겪은 이야기 하나 해볼까 합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3669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mgm
추천 : 28
조회수 : 4199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6/30 06:49:15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6/29 22:29:36
음...
작년 겨울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잔병치레 하나 없이 무척이나 건강하신 분입니다
물론 지금도 건강하시구요..
헌데 작년 겨울에 감기 몸살 때문에 몇 일간 앓아누우신 적이 있습니다.
약 먹고 집에서 몇 일 쉬면 낫겠지 하다가 악화되서 폐건강 까지 위험해졌었죠
그때 겪은 일입니다

어머니가 아프고 몇 일 지난 날이었습니다.
전 방학 중이라 아르바이트 하려고 준비하던 중이었습니다. 아침 먹고 약 드시고 주무시고 계시던
어머니가 절 급히 부르시더군요. 황급히 달려가보니 어머니는 식은 땀을 흘리시며 조금은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습니다. 그 이유인 즉슨, 자다가 일어나보니 6~7살 정도의 남자 아이가 장롱 옆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을 쳐다보면서 웃고 있더랍니다. 원래 귀신, 미신 이런걸 잘 믿지 않는 저라서 몸이 쇠하여서 꿈을
현실로 착각한 거라고 엄마 답지 않게 왜 그러냐고 웃으며 이야기 했습니다. 어머니는 정신이 좀 몽롱하긴
했지만 꿈이 아닌거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그때까지는 정말 몸이 아파서 헛것이 보인다고만 생각하고
별거아닐거라 넘어갔죠. 하지만 어머니는 그 아이 귀신을 그 이후로 계속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웃으면서 쳐다 보던 그 귀신은 가족이 다 나가고 어머니 혼자 있게 되면 이불을 파고 들어와
어머니와 같이 베개를 베고 신나게 떠들어 댄다고 하시더라구요;
자기 부모님은 얼굴이 못나서 자기도 얼굴이 못난데 이 집은 전부다 이쁘고 잘생겨서 샘난다는 둥,
자기는 황강에서 물놀이 하다가 죽었는데 4년전 홍수 때 여기까지 떠내려왔다,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줌마 큰 딸을 성폭행 해서;; 떡뚜꺼비같은 아들 하나만 낳자 는 등등..
처음엔 꿈인지 생신지 분간 못하게 몽롱한 정신이었을 때 보이던 그 현상이 정신이 또렷할 때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낮이나 밤이나 그 아기 귀신에게 시달렸고 밥을 먹다가도 그 아이 귀신이 귀에 바짝 대고 떠들어 댄다며 귀를 틀어막고 "시끄럽다 이 놈 자식아!" 하고 소리치고는 하셨죠.
사태가 이렇게 되다보니 더 이상 방관할수 만은 없어서 정신과를 찾아갔습니다. 뇌검사를 하고 몇 가지 검사를 받았지만 치매나 간질 증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의사 말로는 몸이 아프고 집에 혼자 있다보니
스트레스나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환각, 환청 증세가 있는거 같다고 몇 일 쉬고 몸이 나으면 괜찮을거라고
했지만 어머니의 감기는 좀 처럼 떨어질 줄 몰랐습니다.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약도 먹었지만
좀 처럼 호전되지 않더라구요.. 원래는 따뜻하게 하루 이틀 주무시면서 쉬면 씻은 듯이 낫곤 했던 어머닌데;

이쯤에.. 또 다른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제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따뜻하게 샤워를 하고 카오스 몇 판 하고 새벽 2시즘이 되어서
침대에 누웠을 때 였습니다. 그 뭐랄까.... 맨정신에서 잠으로 딱 빠져들려고 할 때 몽롱~한 상태 있잖아요.
그런 상태로 잠에 빠져들려고 할 때.. 였는데... 침대 밑에서 무슨 소리가 나더라구요.
저희 집에 있는 침대중에 유일하게 제 침대가 밑에 공간이 있는 침대였는데, 그 침대 밑에서 뭔가가 움직이다가 침대 기둥에 부딪히는 듯한 소리였습니다. 그 소리에 정신이 들어서 뭐지하고 생각하다가 저희 집에 강아지를 키우는데 그 놈이 따뜻하다고 저기 들어가서 자나보다 생각하며 다시 잘려고 하는데 침대 밑에서 자꾸 뭔가가 바닥을 기어다니는 듯한 소리가 들리지 말입니다.. 이 놈의 개자제분이; 그냥 대충 자빠져서 주무시지 뭘 그렇게 꿈틀대냐고 투덜대는 찰나에 발에 뭐가 걸려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이 강아지 놈이 제 발밑에서 곤히 자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럼 이 밑에 있는건 뭐지 라고 의아해 하고 있을 때.. 어머니가 보고 있는 귀신이 생각나더라구요. 근데 더 무서운건;;;
그 생각이 번뜩 들자 침대 밑에서의 움직임도 멈춰버렸습니다...
귀신을 보던 제 대학교 기숙사 룸메이트(얘 이야기도 기회되면 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ㅎㅎ)가 했던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귀신은 자기를 인지한 사람을 안다는.. 영화 속에서 보면 주인공이 수많은 인파 중에서 귀신을 보면, 그 귀신이 주인공을 똑바로 보고 있는게 그런 이유에서라고 하더군요. 으.. 지금 쓰는 데도 소름 끼치네요.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정말 공포감이 극에 달했습니다. 이불을 걷어차고 방 불을 켰죠. 밝으니 조금 낫더군요. 용기를 내서.... 침대 밑을 휴대폰으로 비춰봤습니다. 아무것도 없더군요..
침대에 앉아서 잠시 생각하다 잘못들었겠지.. 싶었지만 막상 불을 끄고 자려니 무서워서; 불을 켜고 잠이 들었습니다.
몇일 뒤에 아침, 나갈 준비를 마치고 어머니와 아침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귀신이야기를 꺼내봤습니다.
"엄마, 어제도 귀신 봤어?"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이시며 대답합니다
"말도 마라. 어제 밤에도 그거 땜에 잠을 제대로 못잤다."
"어제는 뭐라고 하던데? 또 헛소리 안했어?"
"맨날 하는 소리지. 자기 동생 낳자는 헛소리. 그래서 내가 이 놈의 자식 빨리 이집에서 나가라고 고함을 질렀더니 하는 말이 '내가 이 집에서 왜 나가? 여기가 내 집인데. 나 여기서 잠도 자는데' 하는 게야. 그래서 내가 어디 잘 곳이 있냐고 니가 잘 데 없다고 하니깐 니 방 침대 밑에 틈 있잖아. 거기서 잔다고.. 그러더라고. 하이고.. 정말 내가 헛것이 보이는지... 이게 헛것인지 진짠지 모르겠다.."
.....그 말을 듣고 저 정말 하얗게 질렸습니다. 온 몸에 소름이 돋는게...으~~~!!!!
그 이후로 몇 일간 저는 제 방 말고 군대가 있는 남동생방에서 이불 깔고 잤답니다;;

그렇게 어머니와 제가 그 귀신에 시달리고(?) 있던 때에 어머니가 기침이 너무 심해져서 병원에 갔더니
감기가 오래 되서 폐에도 문제가 있다고.. 입원해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사태가 이렇게 되다보니
아버지께서 어머니가 하신 그 귀신 얘기가 마음에 몹시 걸려 하셨습니다. 그래서 고모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막내 고모가 무당에게 갔다 오셔서는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시더랍니다
귀신 중에도 사람한테 나타나서 놀래키고 그걸 재미있어 하는 귀신도 있고, 직접적인 해를 미치는 귀신이 있는데 지금 어머니한테 붙은 귀신은 겉으로는 해가 없는 척 하지만 어머니 건강을 조금씩 앗아가고 있는거 같다고.. 쫓아내야 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아이 귀신이 잠 잘 공간을 없애버리는게 좋다고 하더랍니다.
어려서 키가 작아 장롱위나 신발장 위에 같은데는 못 올라가니깐 옷장 문 잘 닫고 책상에 의자 빼지 말고 넣고, 침대나 소파, 탁상 같은데 공간 두지 말고 물건으로 채우라는 말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제 침대 밑에 빈 박스로 가득 채워버렸습니다. 소파는 원래 없고 탁상은 사람이 들어갈 공간이 안되니...
어머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완쾌되셨습니다. 무당 말대로 공간을 다 채워서 그런지 그 이후로는
귀신을 못보셨다고 하네요. 이번 주말에도 그 이야기를 하니 웃으면서 "아이구 얘는 부끄럽게 그런 얘기를 하니.." 하십니다. 몸이 허해서 헛것이 보였다고만 생각하시나봐요
저도 아직 저희 가족이 겪은 이 일이 귀신을 본 것이라 확신은 못하지만.. 아직도 생각하면 소름끼치는..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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