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의 오유인입니다.
스무살에 외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4년 장학금을 받고 갔는데 중도 귀국하면 장학금이 끊겨 스트레이트로 졸업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학원 진학 준비와 집안 사정으로 입대를 연기하고 이제 스물일곱.
공군 사후장교 시험을 치고 이번에 붙어 9월에 가게 되었는데 다녀오면 서른이네요.
석사 중도 포기로 인해 학사 졸업인데
그렇게 되면 나이 서른에 모아둔 돈 없고 학사 졸업에 가까스로 미필 딱지를 때게 되네요...
여러모로 참 고민이 많습니다.
다시 외국을 나갈까,
가서 의전, 약전 준비를 할까,
하지만 집에는 고2 때 저희집이 부도나고 혼자 꿋꿋하게 집안을 지탱하고 있는 어머니가 계신데,
그 때는 환갑을 넘게 되셔서 금전적인 도움을 드리지 않을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공부를 계속 하고는 싶은데,
돈도 없고,
가진건 학벌 뿐이고,
그래도 서른에 학사졸업을 누가 취직시켜줄까 싶고,
하루하루가 고민의 나날이네요.
동기들은 제가 유학한 나라의 최고대학을 나와 삼성에 취직했다,
KIST에 들어갔다,
혹은 길을 틀어 로스쿨에 들어갔다,
참 소식들이 많이 들려오는데 저는 참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연락도 다 끊고 혼자 앞날에 대한 고민만 한아름 싸들고있네요.
한때 잘나가던 인생이 나태함과 나약함으로 인해 무너지고,
이제 남은건 빈껍데기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늦은걸까요.
결혼을 약속한 사람도 있는데
이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저 하나 바라보고 그 모진 세월 보내신 어머니를 위해서도 힘내고 싶은데,
현실은 앞길이 참으로 막막합니다.
가족도 여자친도 저를 대체로 의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이렇게 인터넷으로 밖엔 털어놓을 수 없네요.
힘내야겠습니다.
힘내야죠..
장교로 복무하면서,
그리고 다녀와서 뭘 할지 오늘도 고민좀 더 하다 잠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