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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랑 남친 이야기.
게시물ID : gomin_4314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최희유
추천 : 0
조회수 : 49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10/09 18:18:27


오유의 솔로분들.

안생기신다고 고민이 많으시길래 위로차 적으려는데 위로가 안되면 어쩌지 ㅠㅠ

커플이라고 속지 말라 하시면서 반대 주시지 마시고 시간 되실때 한 번 찬찬히 읽어주심 감사하겠습니다.


그냥 저랑 남친 얘기 풀어놓을게요.


저 여자사람 160.

남자친구 165. 몸무게는 저랑 동일.

저도 날씬하다는 소리 종종 듣는 편인데 몸무게가 같으니까...

한마디로 남친은 키 작고 깡마른, 진짜 외모로는 볼품없는 남자에요.

여자인 저보다 다리도 더 가늘고.. ㅠㅠ

예를 들면, 남들한텐 레귤러핏 청바지인데, 남친이 입으면 힙합바지가 되요 ㅋㅋㅋ ㅠㅠ

그렇다고 옷을 신경써서 잘 입냐. 그런것도 아니고..

맨날 청바지에 남방 아니면 피케셔츠....

겨울에는 저랑 같이 가서 골라 장만한 패딩 하나로 나요...

그나마도 저랑 만났을 초창기에는 옷도 별로 없었었고... 제가 보다못해 남방이랑 바지 몇개 사줬어요.

덕분에 가을에 입을만한 남방이 세개였나.. 에서 다섯개로 늘어남! ㅋㅋㅋ

피부는 까만편인데, 운동해서 탄탄하게 다져진 근육을 가진게 아니라...

구릿빛의 탄탄한 피부 뭐 이런거 아니고요 혈색 없어보이는 푸석푸석한 피부에요..

그 와중에 환절기 되고 겨울 되면 막 하얗게 터서 일어나고...

오죽하면 제가 요맘때만 되면 데이트때는 아예 조그만 샘플 로션 하나 들고 다니면서 틀때마다 발라줘요...

작년 겨울에 필링젤 한 번 사줬는데 효과 봤는지 올 봄엔 별로 안트더라구요.. 각질 때문이었나..!!

센스있게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른이~ 이런것도 아니고요.

돌려말하면 모르고, 돌직구 비슷하게 대놓고 말해줘야 알아차리고요...

선물 이벤트 이런것도 모르는 참 담백한 사람이에요.. 

일전에는 생일 때 선물은 커녕 케익도 안사주더라고요... ㅠㅠㅋㅋㅋ 만나서 생일 축하해-가 전부라니 ㅠㅠㅋ

그... 그래 우리 그날 만나서 데이트 한게 서..선물이었던거지? ㅋㅋㅋㅋ

(오빠 나도 가끔은 이벤트로 장미 한송이 이런거 받아보고 싶어.. 엉엉)

어디 식당같은데 가면 문도 제가 열어서 남친보고 먼저 들어가라고 할 때가 많은 수준..


그래도 남친이 좋아서 만나는 이유는

사람이 착하고 저를 진심으로 위해주는게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치즈케익 싫어하는데도 제가 먹고싶다고 하면 한조각 사서 한 입쯤 같이 먹어주고..

전화하다가 지나가는 말로 지금 쓰는 볼펜 다 써가서 나갈 일 있으면 하나 사야겠어- 하면

자기 볼 일 있어 나왔는데 저번에 말한 볼펜도 같이 사둘까- 물어봐주고.

남자로서 자신의 꿈이랄지, 일하는 것에 대해서 제가 이야기 꺼내는걸 자존심 상해 할 법 한데도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제대로 일도 못하는 중이라 미안하다 더 열심히 할게- 말하면서 미안해 하고.

(지금 남친은 시험 준비하면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어요. 내가 더 미안해 오빠)


그렇다고 저도 잘나가고 예쁘고 성격좋은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대학 졸업하고 일도 하다가 적성에 안맞아서 그만뒀어요.

애초에 졸업했던 학과가 제가 원한게 아니고 부모님께서 정한 진로였던데다가..

취직을 전공에 맞춰서 했더니 능력이 팍팍 오르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지도 않고 능력이 오르는것도 아니다보니 피곤하고 스트레스받고.. 그러다보니 능률도 떨어졌구요.

성격도 좋은편이 못되요.

좋고 싫은거 칼같아서 한 번 아니면 끝까지 아닌 고집스러운 면도 있구요.

빙빙 돌려 말하는 것도 잘 못하고요. (덕분에 돌직구 많이 맞은 우리 오빠 ㅠㅠ 미안해 ㅠㅠ)

생각이나 성격이 모났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둥글둥글 좋은 편도 아니라 유대관계가 좋은 편도 아닙니다.

여자는 애교도 있고 살갑고 좀 그래야 좋다는데 애교도 없고요.

무뚝뚝하고.. 잔정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것도 없어요.

오죽하면 저희 엄마는 저보고 겉만 딸이지, 아들을 하나 키웠다고 하실 정도세요.

몸매가 좋아서 뭘입어도 잘 어울리고 이쁘고 그런것도 아니고...

그 와중에 손재주랑 패션감각도 없어서

화장 떡칠을 피해서 화장 안망치려면 비비크림 최대한 안 뜨고 안뭉치게 바르는게 최선이고

머리는 빗질만 좀 하거나 머리 묶은게 최선. 옷도 맨날 티에 청바지..

(아 남친 남방 사줄 돈으로 예쁜 옷이나 좀 사입을 걸 그랬나.. 내가 하고 다니는거 보면서 한심해 하는건 아니겠지 ㅠㅠㅋ)

요즘은 다시 공부한다고 돈도 안벌어서 데이트 비용 반반씩 내던것도 잘 못해서

남자친구가 거의 다 내게 만들고.. 자주 얼굴도 못보고...


그래도 남자친구는 제가 하고싶은건데 다 해보라고 하고..

자기가 시험도 붙고 돈 열심히 벌어서 학비를 내주진 못해도 같이 학자금 갚아주겠다고,

대신 자기랑 헤어지지만 말자고 너스레 떨면서 응원해주고..

일 하던 때도, 지금 공부하는 중에도 스트레스 받는다며 징징거리면

먼저 손발이 오그라들것 같은 애교를 보여주면서 풀어주고.

아무리 생각해도 잘난것도 없고 잘해주는것도 없는 저를 너무 좋아해줘서 고맙고 미안하기만 해요.



이제 저희는 남친이랑 저랑 꿈을 이뤄서 번듯한 직장 가지고! 같이 열심히 돈 모아서 결혼하는 일만 남았어요!

저희집에서 반대만 안하면 돈모아서 벌써 날잡고 했을텐데..

남자애가 마른것도 맘에 안들고 제대로 자리잡은것도 아니라 별로라면서 반대하셔서 ㅠㅠ

남친 부모님께서 큰 탈 없이 허락해주신거랑 대조되서, 남친한테도 남친 부모님께도 죄송하고 그러네요.

남친이 시험 딱 붙고, 식이조절에 운동 해서 깡마른거 탈출하고 그러면 저희 부모님 좀 누그러지시겠죠?



그러니까 오유분들.

내가 능력이 없어서. 못생겨서. 키가 작아서.

그런거 고민 마시고요. 진심이 통한다면 다들 생기실거에요!!

이게 핵심이에요!! 이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윗 내용에 비해 핵심이 짧긴 한데.. 이게 핵심 맞아요 ㅠㅠㅋ)


혹시라도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았다면 죄송합니다.

다들 생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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