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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 이야기.. 이거인가요? (짤방주의) [오유펌]
게시물ID : panic_2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딸방
추천 : 15
조회수 : 64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7/07/26 19:04:09
밤낚시 이곳는 익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이오니, 수영 및 밤낚시를 절대 금합니다.... - 어느 저수지 경고문에서 일한이 너도 아마 잘 믿지 않을꺼야.. 내가 직접 경험했지만, 아직까지 믿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내가 두 눈으로 본 것은 확실해.. 의심나면 상호에게 물어봐. 그 놈도 다 보지는 못했지만, 같이 있었으 니까... 그날은 오늘처럼 몹시 무더운 날이었어.. 찌는 듯한 날씨때문인지 모든 일에 의욕까지 상실될 정도였어. 시원하게 어디 피서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 그때 마침 상호에게 전화가 왔어. 좋은 낚시터가 있으니 밤낚시나 가자 고.. 원래 나는 낚시같은 것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그때는 더워서 그런지 어디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는 것에 흔쾌히 응했어. 지금 생각하면 좀 이상해... 평소에 잘 가지도 않는 낚시를 하필 그때 거 기로 가게 되다니.. 여하튼 평소에 낚시를 즐기는 상호가 모든 것을 준비 하고, 나는 텐트하고 술만 준비해서 가기로 했어. 끈적끈적한 도시를 탈출할 수 있다는데 마음이 설레기 까지 했지... 시외 버시 터미날에서 상호을 만나, 가자는 대로 따라 갔어. 버스안에서 상호는 정말 한적하고 좋은 저수지라며 한참 떠벌렸어. 3년전에 거기를 갔다온 선배가 강력하게 추천했다는 거야. 원래는 낚시터 가 아닌데, 그 선배도 우연히 낚시를 하게 되었는데 고기반 물반이었다고 자랑했다는 거야. 상호도 그 얘기를 한참전에 들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가 그날에서야 처음 가게되었다는 거야. 나는 3년전 정보를 믿고 가야되 냐고 핀잔을 주었지만, 그때는 별로 마음에 두지는 않았어. 서울에서 한 두시간 반정도 갔을까.. 시외 버스는 고개를 몇 개 넘더니, 생전 처음 들어보는 작은 마을에 섰어. 상호는 다왔다며 내렸어. 너무 작은 마을이어서 이 마을에 저수지가 있을 것 같지 않았어. 나는 상호에게 이런데 무슨 저수지가 있내고 계속 핀잔했어. 상호는 자기도 확실히 들었다고 했지만, 너무 왜딴 곳이었는지 자신 없는 목소리였어. 혹시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물어볼까 했지만, 초저녁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로 지나가는 사람이 어무도 없었어. 유령마을 같았지... 상호는 들은 기억을 되살려 마을을 가로질러 갔어. 아무도 안 사는 마을 처럼 쥐죽은 듯 했어. 마친 버려진 마을 같았지... 좀 겁이 났지만, 저수지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금방 잊었어. 마을을 벗어나 좁은 숲길을 10분정도 걷다보니, 이윽고 눈앞에 저수지가 나왔어. 인공으로 만들었다기 보다는 자연적으로 생긴 것 같은 저수지였 어. 산골 마을에 있다고 보기에는 꽤 큰 저수지였어. 저수지 주위에 무성한 나무들을 보니, 사람의 손이 꽤 오랫동안 거치지 않은 곳 같았어. 너무 한적해 나는 상호에게 이곳에서 낚시할 수 있냐고 물어보았지.. 상호의 대답은 간단했어. 말리는 사람도 없고, 특별한 간판도 없으니 그냥 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것이었어. 혹시 누가 못하게 하면 담배값이라도 집 어주고 하자는 거였어. 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가 뭐해 상호의 말을 따라 자리를 잡 고 텐트를 쳤어. 상호는 재빨리 낚시준비를 했어. 빨리 고기를 잡아 매운탕으로 저녁을 해 먹을 생각이었어.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나와 상호는 놀랐어. 세상에 그렇게 쉽게 고기가 잡 히는 곳을 아마 없을거야. 미끼를 달아 던지자 마자, 고기가 잡히는 거야. 얼마나 신나던지... 한시간도 못되어 10마리도 넘게 잡었지. 물고기들도 다 큼지막한 것들이 었지.. .. 주위는 어느새 어두워졌어. 물고기가 잘 잡혀서 그런지 시간이 금방 가더라. 시계를 보니 벌써 밤 12 시가 되가는 거야.. 우리가 켜놓은 랜턴만이 불빛의 전부였어.. 분위기가 음산해지니까 상호가 무서운 얘기를 들려줬어. 자기는 진짜라고 하는데, 글ㅆ.. 아직도 믿을 수는 없는 얘기지만.. "한승아... 너 귀신 본적이 있니? 하긴, 이 정도 분위기면 물귀신이라도 나올지도 모르지... 작년 이맘때 쯤이었을거야.... 그때도 오늘같이 더운 날이었어. 친구들과 함께 피서차 설악산으로 가는 길이었어. 차가 막힌다고, 서울에서 밤 11시가 다 되어 출발했어. 쉬엄쉬엄 가다보니 새벽 3시쯤 미시령에 도착했어. 대낮에 가기에도 험한 길인데, 밤이면 오죽하겠니... 더구나 밤안개까지 껴서 천천히 운전했어.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지나가는 차는 하나도 없었어... 운전은 친구가 했고, 뒷자리에 탄 애들은 잠자고 있었어. 나는 운전하는 놈이 졸릴까봐, 졸음을 참으며 옆자리에 앉아 있었어. 구불구불한 고갯길을 천천히 가는데, 저 앞 길가에 헤트라이트 불빛에 뭔가가 히끄므레한 것이 보였어. 차가 다가가면서, 그게 가까이 보이는 데 깜짝 놀랐어. 어떤 할머니가 흰옷을 입고 우리를 보고 서 있는 거야. 그렇게 늦은 시간에... 소름이 쫙 끼치더라... 헤트라이트에 비치는 흰옷 입은 할머니의 모습은 섬ㅉ했어... 휙하고 지나가는데,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 이런 시간에, 아무 것도 없는 산중턱에서 뭐하고 있는지... 운전하던 놈도 그 할머니를 봤는지, 몸을 부르르 떨며 무서웠다고 하는 거야.. 그런데 지나가고 보니 왠지 그 뭔가가 이상한거야... 그 이상한 점이 뭐였다는 것을 깨달았을때는, 등골이 오싹해졌어. 그 할머니는 그냥 서있던 것이 아니라 뒤로 걷고 있던거야... 운전하던 놈에게 얘기했더니 무서운 얘기 좀 그만 하라고 하는 거야... 이윽고 정상을 지나게 되었어. 나는 그 할머니의 모습이 자꾸 생각나 겁 이 났어. 잠이 확 달아난 거지... 그 할머니 섬뜩한 모습을 잊어버리기 위해, 운전하는 놈과 이런 저런 얘 기를 했어. 험한 내리막 길이라 더욱 천천히 갔지... 운전하는 친구를 보면서 한참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벌벌떨면서 그 놈이 내 손을 꽉 쥐는 거야. 나는 무슨 일인가 하고 고개를 돌려 앞 을 보았지... 휴...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아까 봤던 그 흰옷 입은 할머니가 저기 앞에 서 있는거야.. 이번에도 똑같이 뒤로 걸어가고 있는거야... 나는 움직일 수도 없었어. 운전하던 놈도 움직일 수 없었는지 그 할머니 옆을 지나 낭떨어지 쪽으로 계속가는 거야. 내 비명소리에 간신히 핸들을 틀었어. 지금도 아찔하다... 최면에서 깨어난 듯, 움직일 수 있게 되자 뒤를 돌아보았지.. 어둠속에는 아무 것도 없었어. 그 흰옷입은 할머니는 깜쪽같이 사라진 거야... 식은 땀으로 온 몸이 젖었지.. 그때 뒷자리에서 자던 놈들도 차가 갑자기 흔들리자 깨어났어. 그런데 그 자다 깨어난 친구들이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얘기하는데, 둘 다 똑같은 꿈을 꾼거야... 바로 흰옷입은 할머니 꿈을 꿨다는 거야. 자기들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끌고 가려고 했다는 거야. 싫다고 하는데도 손을 꽉 붙잡고 안 놓아 주었다는 거야... 그러다 갑자기 잠이 깨었고... 더욱 섬ㅉ한 것은 둘 다 똑같은 꿈을 꾼거야... 우리 모두는 모두 창백해질 정도로 겁에 질려 간신히 미시령을 내려왔 어. 우리 넷은 그 할머니가 귀신이라는 것을 확신했어.. 얼마나 무서웠는지... 나중에 속초에서 우연히 만난 버스 운전사 아저씨에게 들은 얘기인데, 미시령의 귀신 얘기는 유명하데... 밤 늦게 운전하던 사람 앞에 나타나 교통사고로 목숨을 앗아간다는 거야... 때로는 할머니의 모습으로, 때로는 젊은 여자의 모습으로, 때로는 아이의 모습으로.. 다들 뒤로 걷고 있는 모습이라는 거야.. 그 귀신들이 왜 거기 나오냐고.. 옛날에 산사태로 죽어간 사람들의 혼령이 미시령에 어려있다는 거야... 그 아저씨 말은 믿기 힘들었지만, 확실한 것은 내가 본 것은 귀신이었다 는 거야... 무섭지....." 상호 그 자식 얘기를 들으니 소름이 쫙 끼쳤어. 하지만, 너도 상호 알잖아? 그 자식 워낙 그런 얘기를 잘 지어내고, 뻥이 심한 놈이라 이번에도 또 지어낸 얘기겠지 하면서 거짓말 그만 하라고 핀 잔을 주었지. 그랬더니 그 자식은 정색을 하더니 진짜라는 거야.. 나는 괜히 주변이 음산하니, 분위기 잡으려고 쓸데 없는 거짓말 그만하라 고 했어. 그렇게 상호를 핀잔 주는 동안에도 물고기는 계속 잡혔어. 메기, 붕어 등등.. 종류도 여러 가지고 다들 살이 통통히 찐 준 월척급이 었어. 저수지 분위기는 어둡고 아무도 없어 좀 으시시했지만, 물고기가 잘 잡히 니까 기분이 좋았어. 그런데 상호가 갑자기 내가 잡은 물고기들을 손전 등을 비치며 살펴보더 니 황당한 소리를 해대는 거야. "한승아, 이 고기들 좀 봐! 좀 이상해..." 상호의 약간 긴자된 목소리에 나는 좀 귀찮았지만, 낚시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상호 있는데로 갔어. 상호는 내게 우리가 잡은 물고기들을 모아둔 그물을 들어 보여주었어. 그 그물안에는 10마리가 넘는 물고기가 서로 엉켜있었어. 언뜻 보기에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어 뭐가 이상하냐고 상호에게 물어보 았어. 상호는 여기 자세히 보라며 손전등으로 그물의 한 부분을 보여 주 었어. 자세히 들여다 보았지. 처음에는 단지 물고기들이 엉켜있고, 낚시 바늘에 ㅉ긴 것치고는 좀 피가 많이 흐른 것 같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로 이상함을 못 느꼈어. 그런데, 상호가 말하던 이상한 점을 발견하자,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치는 것을 느껴졌어. 그 그물안에는 물고기들이 무슨 이유인지, 서로를 물어뜯고 있는 거야. 어떤 물고기는 몸통의 반이 떨어져 나간 채로 피를 흘리고 있었고, 어떤 물고기는 다른 물고기의 아랫배 부분을 물어뜯고 있는 거야. 그렇게 서로를 물고 있는 것이 엉켜있는 것으로 보였어. 얼마나 놀랐던지... 그런 일은 처음이었어. 같은 붕어들이 서로를 잡아먹는 다는 것은 처음 들었거든.. 더구나 자기보 다 더 큰 메기마저 물어뜯는 것은... 그것도 무슨 상어가 먹이를 공격하듯이, 서로의 몸을 먹고 있는거야. 자세히 보니, 엄청 참혹하더라... 보통 물고기 같지가 않았어. 너무 이상해서, 손전 등을 가까이 대고 그 물고기들을 살펴봤어. 내 상식으로는 보통 민물 붕어나 메기와 외관으로는 다른 점을 발견했어. 기분탓인지, 평소에는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는 물고기의 눈에서 뭔가 흉폭한 느낌이 들었어. 말도 안되는 생각이지만, 보면 볼수록 뭔가 공격적 이고 괴기한 것 같았어. 상호에게 얘기하니, 자기도 왠일인지 그런 느낌이 든다는 거야. 일한아, 너도 생각해봐라.. 항상 봐오던 멍한 듯한 물고기 눈이 살기를 풍기며 희번덕거리는 모습을.. 보기에도 끔찍했어. 갑자기 낚시 하고 싶은 생각이 싹 가셨어. 상호도 그런 것은 처음 보는지, 좀 겁난 것 같더라. 나는 그런 물고기 메 움탕 해먹기 그러니까, 다시 버리자고 했어. 상호는 그래도 좀 아까운지, 좀 망설이다가 다시 잡으면 되지 하며 그물 을 들어올렸어. 나도 옆에서 도와주었지.. 그물을 뒤짚에 피 범벅이 되고 거의 한 덩이가 된 물고기를 저수지에 다시 버렸지. 그런데, 갑자기 상호가 '아악!' 소리를 지르더니, 그물을 팽개치며 미친 듯이 손을 흔들었어. 너무나 갑작스런 일이라, 멍하니 보고만 있었어. 상호는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지더니, 손에 든 뭔가를 땅에 패대기를 치더니 욕을 헤대며 사정없이 그것을 짓밟는 거야. 무슨 일인가 보니, 상호가 손바닥 만한 물고기를 발로 짓이겨 놓는 거야. 가까이 보니, 상호의 손에 피가 흐르고 있었어. 상호의 집게 손가락을 그 물고기가 물었다는 거야. 설마 했지만, 상호의 손을 보니 그 얘기는 진짜였어. 상호의 손은 무슨 개 에 물린 것처럼 날카로운 이빨 자국과 함께 피가 흐르는 거야. 그물을 뒤집는데, 갑자기 한 마리의 물고기가 상호의 손가락을 물었다는 거야. 믿겨지지 않지? 하지만, 정말이었어. 물고기가 광견병에 걸린 개처럼 사람의 손을 물어뜯 은 거야. 상호는 피가 흐르는 손을 감싸며 욕을 헤대고 있었어. 나는 상호가 형체도 잘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짓이겨놓은 그 물고기를 살 펴보았어. 징그럽더라.. 나뭇가지로 그 물고기의 입을 살펴보니... 세상에.. 그 물고기의 입에는 상어의 날카로운 이빨 같은 것이 나와있는거 야. 황당하더라... 이런 물고기가 있다니.. 말로만 듣던 아마존 강에 서식한다는 식인 물고기 파라냐인 것 같았어. 그런데 그 물고기가 여기에 살리도 없는데 말야... 더구나 더 이상한 것은 우리가 잡아올렸을 때는 분명히 보통 물고기였는 데 말야. 그런 이빨이 있었으면, 낚시 바늘을 ㅃ 때 알 수 있었을 텐데 그 때는 아무것도 없었거든.. 정말 말도 안되는 삼류 영화에만 나오는 얘기같았어. 하지만 그 때는 상호의 손을 치료하는 것이 더 급했지.' 피는 많이 났지만, 다행히 깊게 긁힌 정도지 손가락이 잘려나갈정도는 전 혀 아니었어. 가져온 손수건으로 대충 묶고, 가져온 반창고로 임시 치료는 했지. 우리는 낚시대는 신경도 않쓰고, 텐트에 앉아 이 황당한 것에 대해 얘기 를 했어. 마음같아서는 당장 여기를 떠나고 싶었지만, 마을로 나가봤자 너 무 늦은 시간이어서 아무런 방법이 없을 것 같았어. 하는 수 없이, 메움탕에 넣으려고 가져온 라면을 끓여 소주를 마시기 시 작했어. 대충 여기서 시간을 때우다가, 아침에 버스가 다닐 시간이 되면 여기를 나서기로 했어. 그때 기분은 황당하더라.. 모처럼 낚시 하러 왔는데 골 때리는 일을 당하 고 낚시는 종쳤고.. 우리 둘은 투덜되면서 불어터진 라면을 안주삼어 소주를 계속 들이켰어. 아마 우리는 스멀스멀 느껴지는 두려움을 잊기 위해서 더 술을 빨리 들이 켰을 거야. 생각해 보니 밤에 아무도 없는 저수지에 있는 것 자체가 무서워진 거겠 지.. 더구나 그런 이상한 물고기가 사는.. 소주 두 병째를 비고 나서, 좀 술이 취한 듯한 상호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기분나쁜 얘기를 시작했어.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상호에게 좀 화가 나더라..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도, 나를 여기까지 데리고 온 그 놈에게 좀 짜증이 났어. "한승아, 너한테 깜박 잊고 얘기 안한게 있는데... 나도 이제서야 생각이 났다. 이 저수지를 추천해 줬던 선배가 예전에 술자리에서 자기 낚시 무용담을 들려 주면서 자기가 갔던 괴상한 저수지에 대해서 얘기를 했어. 그때는 몰랐는데, 아마 이 저수지에 대한 얘기였는지도 모르겠어. 그 선배의 술자리의 뻥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낚시를 좋아하던 그 선배는 곧잘 혼자서도 밤낚시를 다녔대. 그러다 보니, 전국에 저수지는 안 가본 곳이 없다는 거야. 물고기나 물이 있는 곳은 정말 다 찾아가 봤다고 하더라. 이 저수지도 아마 그러다 찾아냈을거야. 그런데 그 선배가 한번은 밤낚시하러 갔다가 좀 기괴한 경험을 했대. 그날도 남들이 잘 모르는 저수지에서 혼자서 밤낚시를 하고 있었대. 낚시꾼이 없어서 그런지 물고기가 참 잡혔대.. 너무 물고기가 잘 잡히니까, 오히려 재미가 없었다는 거야. 밤새도록 혼자 있기가 그날은 좀 심심하더래. 그때쯤, 저쪽에서 불빛이 보이더래. 선배는 같은 낚시군이면, 가서 소주나 같이 할 생각으로 다가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불빛의 주인공은 혼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중년의 낚 시꾼이었대. 선배는 인사를 하고, 옆자리에 않아서 말을 걸었데. 그런데 그 사람은 낚시찌로부터 눈을 떼지도 않더래. 들고온 소주를 한잔 권했지만, 낚시에 푹 빠졌는지 못 본척하고 찌만 응 시하고 있었다는 거야. 머쓱해진 선배가 일어나서, 자리를 뜨려고 하자 갑자기 그 사람이 고개 를 돌리며 기분나쁠 정도로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는 거야. '여보슈... 미끼는 뭐 쓰고 있수?' 갑작스런 그 사람의 질문에 선배는 얼떨결에 그냥 떡밥하고 지렁이라고 대답했대. 그랬더니 그 사람이 자기 옆자리에서 뭔가를 부시럭대더니 기분나쁜 미소를 지으며 비닐 봉지를 하나 내밀며 그러더래. '이 미끼 한 번 써 보슈... 고기들이 떼로 몰릴거유..' 그리고는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표정하게 찌로 고개를 돌렸다 는 거야. 황당한 선배는 얼떨결에 고맙다는 말을 하고, 그 자리를 떠났대. 참 이상한 낚시군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 그때는 그렇게 이상한 지 느 끼지 못했데. 자리에 돌아와서, 그 낚시군이 준 미끼를 살펴보았데. 말랑말랑한 것이 크기는 새끼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였고, 무슨 껍질 같 기도 하고, 고기 조각같기도 했지만 전혀 처음 본 미끼였데. 한 열댓개 정도 받았데. 호기심 반으로 그 미끼를 껴서 낚시를 던졌데. 그런데, 황당한 것은 정말 낚시를 던지자 마자 팔뚝만한 월척이 걸려올 라왔다는 거야. 선배는 놀라면서도 신이 났데. 흥분한 선배는 그 미끼를 다시 껴서 던졌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이번에도 바로 물고기가 걸려 올라왔데. 더 큰 몰고기가 걸렸다는 거야. 아무리 물반 고기반이라고도 해도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데. 선배는 그 미끼가 정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신했데. 무뚜뚝해도, 미끼를 준 낚시군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어 그쪽을 보니, 어 느새 가버렸는지 불빛이 없어졌더래. 그렇게 낚시에 집중하던 사람이 순식간에 사라지자 이상했지만, 그려러 니 하고 다시 한 번 그 미끼를 썼데. 그때도 낚시대를 들여놓기가 무섭게 고기가 딸려왔데. 선배는 그제서야 좀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 미끼를 자세히 관찰했데. 냄새도 맡아보고, 위아래를 살펴보았지만, 너무 특이하게 생겨서 뭔지 감 이 안잡히더래.. 그런데 그 미끼의 촉감이 너무 익숙했다는 거야. 그 미끼를 계속 만지작거리니 이유도 모르게 갑자기 소름이 쫙 끼쳤데.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 미끼를 다 꺼내 손전등 아래 놓고 펼쳐보았데. 자세히 보니, 하나의 덩어리르 잘라놓은 모양이었데. 선배는 조각그림 맞추는 것처럼, 잘려진 미끼 조각을 맞추어 보았데. 미끼를 하나 하나 맞추던 선배는 완성된 원래 미끼 모양을 보고 '비명' 을 지렀다는 거야.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쳤고, 그 발에 차여 그 미끼들 은 저수지를 빠졌고... 선배 말로는 그걸보고 그 자리에서 토했다는 거야. 그 미끼가 뭐였을 것 같니? 아직도 그 선배가 거짓말했는지 알 수 없지만, 선배가 맞춘 미끼 조각들 은 사람의 귀를 자른 것들이었데. 사람의 귀를 형체를 짐작 못할 크기로 잘라놓았던 거라는 거야.... ..선배는 너무 끔찍하고 무서워서, 아무 생각도 못하고 짐을 쌌데. 오바이트 한 입을 닦을 생각도 못하고 무작정 짐을 챙겼다는 거야. 세상에 그렇게 무서웠던 적은 정말 처음이었데. 닦치는 대로 짐을 싸고, 저수지를 벗어나려는데 그 미끼를 주었던 낚시 군이 있던 반대쪽에 불빛이 보이더래. 선배는 혼자 있기가 너무 겁나, 그 불빛쪽으로 뛰어갔데. 거기에는 할아버지 낚시군이 있더래. 숨이 찬 선배는 그 할아버지 낚시군에게 뛰어가, 숨을 헐떡 거리며 말을 걸려고 했데.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마침 그 낚시군이 뭔가를 잡았는지 낚시를 들어올리더래. 선배는 무의식중에 낚아올려지는 것에 시선이 갔데. 낚시대에 걸려올려진 것은 고기같지가 않았데. 그 노인 낚시군은 그 걸 려온 것을 손으로 잡았데. 선배는 그 순간, 손전 등에 비춰진 그것을 똑똑히 보았데. 그리고는 충격으로 기절할뻔 했데. 그것은 바로 사람의 손이였다는 거야. 선배는 두려움과 충격으로 자기도 모르게 '끄응'하고 신음소리를 냈데. 그 노인 낚시군은 그제서야 선배의 존재를 알아차렸는지 돌아다보았데. 그 낚시군은 자기가 사람의 손을 건져 올린 것에 별로 놀라지도 않은 얼 굴로 선배를 돌아 보았데. 오히려 자기를 보고 빙그레 웃더라는 거야. 선배는 어안이 벙벙해서 그 노인을 보고 있는데, 그 노인이 자기가 잡아 올린 것들이 든 그물을 들어 보이며 자랑이라도 하듯이 씨익 웃으면서 말을 하더래. '오늘은 이렇게 많이 건졌수다...' 선배는 먼저 그 노인의 괜히 등골이 오싹해지는 웃음이 싫었데. 하지만, 그 그물에 들어있던 것이 뭔가를 알아차리고는 다리의 힘이 풀 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 했데. 그 그물안에는 물에 젖고 반쯤 썩은 사람의 머리, 팔, 다리 등이 토막된 채로 담겨 있었다는 거야. 선배말로는 분명히 자기가 똑똑히 봤다는 거야. 다음 순간 선배는 아무 생각도 못하고 죽을 힘을 다해서 뛰었데. 몇번을 넘어져도 개의치 않고 도망쳤다는 거야. 선배 말로는 자기 등 뒤 에서 그 노인의 소름끼치는 웃음 소리가 들렸데.. 죽을 힘을 다해, 자기 차있는데 까지 와서, 뒤도 안 돌아보고 차 시동을 걸고 그 길로 180 놓고 서울로 올라왔다는 거야.. 그때는 아무도 그 얘기를 안 믿었어. 단지 선배가 애들 재미있으라고 지어낸 얘기로 생각했지.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선배가 고기 잘 잡힌다고 얘기했던 여기가 거기였 다고 얘기한 적은 없지만, 왠일인지 그곳이 여기라는 생각이 들어. 어때 좀 오싹하지..." 상호 자식 얘기를 들으니, 등골이 오싹해지고 정말 무섭더라. 하지만, 그 얘기가 사실 같지는 않았어. 상호가 지었냈던지, 그 선배가 지어낸 얘기같았지. 여하튼 상호는 내가 무서워하는 것에 만족해 하며 술을 들이켰어. 소주를 다섯병 가져갔는데, 왠일인지 상호가 술을 많이 마시더라. 평소에는 소주 한병이면 떨어지는 놈이 연신 들이키는 거야. 나중에 물어보니, 솔직이 너 무 무서워서 그랬다는 거야.. 술로 공포심을 잊으려고 한 거지.. 그게 화근이었지... 너도 알잖아? 상호 항상 취하면 경애 얘기 끄내는 거...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어.. 갑자기 경애 얘기를 꺼내더니 혼자 술을 막 마 셔대는 거야.. 말려도 소용없더라... 한참을 넋두리 하더니, 푹 쓰러지는 거야.. 그 자식 술 먹으면 항상 그러 잖아.. 취해서 그 자리에서 자는 거야.. 지겨운 자식.. 그때부터 모든 것이 잘못되기 시작한거야.. 황당했어. 아무리 깨워도 상호는 이미 인사불성이었어. 이의가 없더라... 자기가 여기까지 낚시하러 오자고 했놓거선.... 더구나 그런 찝찝한 곳에 혼자 깨여있다는 것은 정말 싫어지더라.. 어쩔 수 없이 텐트로 그 놈을 옮겼어... 그 놈을 탠트로 옮기고 나니 갑자기 무서워졌어. 이렇게 어둡고 아무도 없는 곳에 나 혼자 깨어있다는 것이... 상호 자식은 무심하게 코까지 골고 자고 있었어... 나도 상호 옆에 누워 잠이나 청할까 했지만, 잠이 안왔어. 할 일이 없어 그냥 일어나서 낚시대 앞에 앉았지... 시간은 어느새 2시가 넘어있었어.. 얼마전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던 저수지 주변에 갑자기 물안개가 끼기 시작 했어. 순식간에 주위는 자욱한 물안개로 뒤덮혔어. 정말 음산하고 으시시했어. 그런 분위기에서 가만히 앉아 찌만 보고 있으니, 더욱 무서워지기 시작했 어. 뒤에서 뭔가 튀어나올 것 같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었고, 물에서도 뭔가가 튀어나올 것 같아 떨렸어. 상호가 들려준 얘기까지 생각나니 더욱 무서워지더라... 그리고 이상한 것은 아까 초저녁에는 그렇게 잘 잡히던 물고기들이 다 어 디 갔는지 입질이 하나도 없는거야... 그 괴기한 물고기는커녕, 물결마저 없는거야. 수면까지 잔잔하니까 더욱 무서워지는 거야... 정말 세상에 나 밖에 없는 것 같았어... 어느새 사방에 풀벌레 소리도 안들리는 거야. 도저히 무서워 무슨 밤낚시냐하고 짐을 챙겨 잠이나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때였어. "여기서 밤낚시하고 계신가요?" 아무런 인기척도 없이 갑자기 사람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린 거야. 너무 놀라서 가슴이 덜컥하고 내려앉았어. 목소리 나는 쪽을 돌아다 보니 중년의 사내가 어느새 내 옆에 있는거야..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대답했어. 그 사람은 자기는 이 마을 사람인데 잠이 안와서 산책나왔다가 불빛을 보고 왔다는 거야. 이 시간에 산책이 이렇게 깊숙한 곳까지 왔다 는 것이 좀 이상했지만, 별 생각없이 들었어. 그런데 그 사람은 음산한 목 소리로 내게 경고를 하는거야. "그런데 하필 여기서 밤낚시하고 계시죠? 여기 올 때 경고판을 못 보셨나보죠. 거기에 보면 여기서 밤낚시와 수영은 하지 말라고 써 있는데... 금지하는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3년전부터 지금까지 이 저수지에서 20명이 넘는 사람이 물에 빠져 죽었 어요. 수영하다가 익사한 사람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밤낚시하다가 익사 한 사람도 많은 거예요... 그래서 결국 밤낚시도 금지하고 수영도 금지한 것이지요.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저수지에 빠져 죽은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거예요.. 3년전에 바로 이 자리에서 한 처녀가 자살했거든요.. 그 후 여기서 물에 빠져 자살한 사람이 계속 생기는 거예요. 그러더니 수영하던 아이들도 물에 빠져 죽고, 낚시꾼들도 익사체로 발견되고.... 들리는 얘기해 의하면 그렇데요.. 오늘 밤같이 짙은 물안개가 자욱하개 낀 날, 여기서 밤에 낚시하고 있으 면, 밤 3시쯤에 저수지 저쪽에서 부터 철썩 철썩하는 물소리가 들린데요. 그 소리가 점점 다가오고... 그 처녀의 귀신이 물속에서 천천히 떠올라 낚시꾼을 물 속으로 데리고 들어간다는 거예요...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 좀 으시시하죠.... 저수지마다 도는 믿거나 말거나 스토리죠. 하지만 이 말을 믿으시면, 빨리 낚시대를 거두고 여기서 떠나는 것이 좋을 걸요... 흐흐..." 그 사람은 음침한 목소리로 얘기를 하고, 기분나쁜 미소를 지었어. 나는 무서워서 식은땀이 흘렀어. 하지만 그 사람의 사악한 눈빛과 기분나 쁜 웃음을 보니, 나를 겁주려고 거짓말하는 것 같았어. 괜찮다며 낚시나 계속하겠다고 대답하니, 그 사람은 노골적으로 비웃이며 자리에서 일어났어. "겁이 별로 없으신가봐요... 저라면 이렇게 혼자라면 무서워 집에 가겠는데... 그럼 낚시 잘하세요... 아무 일 없이...." 기분나쁜 말을 던지고, 그 사람은 올때처럼 마찬가지로 어둠속으로 스르 륵 사라졌어. 사라져 가는 그 사람의 뒷모습을 보니 갑자기 소롬이 쫙 끼 쳤어. 앉아있을때는 어두워서 몰랐는데, 걸어가는 것을 보니 방금 물에서 나온 사람처럼 온 몸이 젖어있었고 맨발이었던 거야... 내가 잘못 봤으려니 하고 좀더 자세히 보려고 하는 순간, 그 사람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어. 별 사람 다 있네라는 생각을 하고 낚시나 다시 하기로 했어. 가만히 떠 있는 찌를 보고 있는데, 자꾸 그 사람이 한 말이 생각나 는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자꾸 시계를 보게 되었어. 시계바늘은 점점 3시로 다가가고 있었어. 그 사람이 한 말은 전부 거짓말 이다라고 위안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맥박이 점점 빨라지며 겁 이 나기 시작했어. 물고기는 웬일인지 입질도 안하고 있었어. 3시간만 참으면 동이 틀 거라고, 위안을 했지만, 그런 상황에서의 3시간은 영겁과 같이 길게 느껴졌어. 자꾸 딴 생각을 하려고 했지만, 시계쪽으로 눈이 가는거야. 신경쓰지 않으 려고 시계를 풀어놓고 낚시에 집중했지만, 점점 무서워지는 거야. 사방은 쥐죽은 듯이 고요했어. 짙은 밤안개는 솜처럼 소리를 빨아들이는 것 같았어. 모든 것이 멈춰있는 것 같았어. 나도 뭔가에 홀린 것처럼 가만히 있었어.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풀어놓은 시계를 보니, 어느새 3시가 된거야. 가슴이 철렁하더라... 나도 모르게 떨리더라.. 유심히 귀를 기울여 봤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거야... 휴, 하고 한숨 을 내쉬며, 그 헛소리 한 사람에 대해 속으로 욕을 했지. 그때였어. 저 멀리서 희미하게 철썩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어. 온 몸이 얼어붙는 듯 했어. 정신을 집중해서 귀를 귀울였어. 잘못 들은게 아니었어. 그 철썩하는 소리는 천천히, 하지만 점점 가까이오기 시작했어. 온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어. 빨리 상호를 깨우러 가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어. 그 소리는 점점 다가왔어. 천천히 다가오는 것 같던 그 소리는 순식간에 바로 앞에서 들려왔어. 나는 간신히 렌턴을 들어 그 소리가 나는 쪽을 비췄어. 휴...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치고, 무서워 죽는 것 같았어. 불빛에 비친 것은 지저분해진 소복을 입은 여자의 모습이었어. 수심이 그렇게 얕을 것 같지는 않은데, 다리는 반쯤 물에 잠겨 있었고, 온 몸은 물에 젖은 채였어. 젖은 머리는 풀어해체져 있었고, 얼굴은 섬ㅉ할 정도로 창백했어. 제일 무서웠던 것은 그 여자의 눈이었어. 두 눈을 뭔가가 파먹은 것처럼 횡한거야. 눈에 눈동자가 없이 검은 구멍 만 보이는 거야...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목구멍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어. 그 여자는 물에 반쯤 잠긴채로, 한손으로 물을 철썩 철썩하고 치 는 거야. 그러면서 점점 다가오는 거야... 너무 무서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 나는 앉은채로 필사적으로 뒷걸 음질쳤지. 그런데, 뭔가 축축한 것이 뒤에서 나를 물쪽으로 미는거야. 너무 놀라 뒤를 돌아다 보니, 세상에... 아까 내게 물귀신 얘기를 들려준 그 남자가 씨익 웃고 있는거야. 그 사람 역시 온 몸이 젖은 채로 나를 물 로 밀고 있는거야. 나는 필사적으로 바둥거렸지. 하지만 소용없었어. 어느새 물속에서 다가온 그 여자가 내 다리를 잡아 물속으로 끌어들이는 거야. 뒤에서는 그 남자가 밀어대고... 아무리 저항했지만, 내 몸은 점점 물에 빠져 들어갔어. 다리에 차가운 물의 감촉이 느껴졌어. 서서히 내 몸 도 물에 빠져 드는 거야.. 상호의 손을 물어뜯던, 몰고기들이 내 다리에 달려들기 시작했어. 저수지 물은 내 다리에서 흘러나온 피로 벌겋게 되었어. 그 여자와 남자는 계속해서 나를 물로 집어넣었지. 나는 차라리 이 공포의 순간이 일찍 끝나고 그냥 죽어버리기를 바랄 정도 였어.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저항도 못할 지경이었어. 결국 얼굴까지 물에 잠기고, 이제는 꼼짝없이 죽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발목은 잡은 그 여자는 나를 계속해서 물 속에서 잡아 당겼고... 이제 그 식인 물고기는 온몸을 덮쳤고.. 점점 숨이 막혀오고, 정신이 희미해졌어. 그 순간 누군가가 내 머리를 잡고 물밖으로 거칠게 꺼냈어. 나는 물밖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어. 나중에 알고 보니 나를 물속에서 꺼낸 사람은 바로 상호였어. 상호 말로는 자다가 목이 말라 일어났는데, 밖에 낚시대만 보이고 내가 안보여 텐트에서 뛰어 나왔다는 거야. 그런데 내가 저기 물속에서 허우적 거리다가 뭐가 밑에서 잡아당기듯이 쑥하고 가라앉았다는 거야. 그걸보고 뛰어 들어 나를 구한 것이지. 상호는 나를 물밖으로 꺼낸 다음에, 무슨 일이었냐고 흥분해서 물어보는 거야. 나는 숨을 몰아쉬며 대답하기에 앞서 랜턴으로 사방을 비추어봤지 만, 아무 것도 안 보였어. 재촉하는 상호에게 내가 보고 경험했던 것들을 다 얘기해주었지.. 상호는 당연히 믿지 않더라.. 그도 그럴 것이 그때 시간이 새벽 4시인거 야. 나는 시간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 분명히 물위의 그 여자를 본 것이 3시였는데, 어느 순간 한시간이 흐른 것이야. 상호는 내가 술에 취해 낚시 중에 졸다가 물에 빠진 거라는 거야. 내가 본 귀신들은 꿈을 꾼 것이고... 그 말도 일리가 있었지만, 나는 인정할 수 없었어.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은 내가 생생하게 경험한 것이였거든... 내가 하도 강력하게 주장하니까, 상호는 혼잣말 비슷하게 한마디 했어 "..그래서 그 선배가 밤낚시는 하지 말라고 했나?" 상호와 나는 젖은 옷을 말리며, 이제 낚시고 뭐고 집으로 가자고 했어. 나 는 더 이상 이런 무서운 곳에 있고 싶지 않았아. 옷을 말리고 짐을 싸니 어느새 주위가 뿌옇게 밝아왔어. 그렇게 자욱하던 안개는 흔적없이 걷히고.... 나는 꾸물럭거리던 상호를 재촉해서 그 저수지를 빠져나왔어. 저수지를 벗어나오려는데, 발밑에 뭔가가 밟혔어. 뭔가 보니 간편같았어. 혹시나 하고 그 쓰러진 간판에 쓰여 있는 것을 읽어 보았는데... 충격으로 숨을 쉴 수가 없었어. 거기에는 빨간 글씨로 <이곳은 익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이오니, 수영 및 밤낚시는 절대로 금합니다.> 라고 써 있는 것이었어. 그 사람이 아니, 그 귀신이 얘기해준 그 간판이었던 거야. 그러니 내가 본 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던 거야. 저수지를 빠져나오며, 나는 흥분해서 상호에게 한참 설명하고 있는데, 자전거 를 끌고 한 사람이 지나는 거야. 그 사람은 낚시꾼차림으로 저수지에서 나오 는 우리를 보고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어. "당신들 거기서 밤낚시하고 오는 거예요? 간판은 못 봤수.... 당신네들은 아무 일 없었소? 거기는 들어가면 안되는 곳인데.. 3년전부터 거기서 밤낚시하거나 수영한 사람은 거의 물에 빠져 죽었어 요. 아무리 용하다는 무당을 불러 굿을 해봐도 소용없었죠... 거기에는 한에 서린 물귀신이 있어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그 근처에는 얼씨도 않하죠... 아니 다들 이사갔수다.. 저수지 때문에 유령마을이 된 거외다... 3년전 어느날 바람난 정씨와 딸 또래의 술집여자가 거기서 자살했거든요.. 마을 사람들이 하도 손가락질하고 괴롭혀서 였는지.... 그 후 그 저수지를 맴돌면서, 사람을 물로 끌어들이는 거에요.. 한을 품은 물귀신이 된거죠..... 그 저수지에 시체의 살을 뜯어먹고 사람고기에 맛을 들인 게걸스런 물고기 밖에 없을거외다. 그리고 또, 가끔씩 이상하게도 썩지도 않은 조각난 시체 조각들이 건져 진다우.. 정말 저주 받은 저수지라우... 탐욕스럽게 사람을 먹어치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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