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도 넘어서 아주 늦게 잠들었다가
아침 일찍 일어나면 그런 기분이 든다
몸이 나른하고 쳐지는 것은 아닌데
딱 뇌만 며칠 굶은 강아지처럼 몽롱한 기분
아니 몽롱이란 단어로는 약간 묘사가 적합하지 않은 듯
오직 뇌만은 더 자야겠다고 이불 덮는 느낌
며칠 밤을 새워서 게임을 하건 공부를 하건 야근을 하건
피부가 괴사하는 것은 아니니까 (물론 윤기가 사라지긴 해도 어디까지나 분비계의 문제)
세포 재생에는 잠이라는 존재가 그렇게 큰 필요가 있는 건 아닐 것 같다
깨있는 시간에도 재생은 되니까
그렇다면 잠은 왜 자야하는 것이고
뇌는 왜 잠을 자고 싶어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잠은 일종의 조각모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루 중 있었던 기억들을 중요도에 따라 재배열 하고
기억을 위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간
아주 큰 사건을 겪었다면 좀더 중요한 기억들과 넣어두고
오늘 먹었던 반찬 같은 사소한건 금방 잊어도 될 기억들과 넣어두고
기억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시신경이 깨어나면 꿈도 좀 꾸고
오버플로우면 강제 수면!
곯아 떨어져서 한참을 자고 나면 머릿속은 확실히 맑아진다
일어났는데 머리가 깨질듯 아픈거는 뭐 배드섹터 세포라도 로드되어 있는 것 아닐까
그럼 낮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