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못난 부분이 더 많았기에 아직은 더 노력해야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나는 철없던 사춘기 소년, 그녀는 전교 8등 모범생이었다.
문득 그녀가 어떤 대학교를 들어갔는지 궁금해졌다.
그녀가 말을 했다.
"근데 너 미국 갔다며?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거야?"
"응, 여기서 사는거지 뭐..."
사실 나 여기서도 힘들어.
보고싶다고, 한국으로 들어오라고 말해줄래?
"아, 그럼 잘됬다! 군대 안가도 되겠네?"
"응, 근데 아직 잘 모르겠어. 친구들도 군대갔는데 미안하기도 해서."
"미안하기는. 피할수 있으면 피하는게 좋지."
"그런가? 친구들도 다 가지말라고 그러긴 하는데 내가 미안해서 그래.."
아직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
그래도 너가 들어오라고 하면 결정하는게 더 쉬워질것 같아.
"근데 대학교는 어디로 갔어? 너 공부 잘했었잖아."
"아.. 좋은곳 못 갔어 ㅋㅋ 고등학교때 망해서 ㅋㅋ"
그녀는 그런 소리를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녀는 쉽게 마음을 보여주는 편은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 마음을 감추는거다.
"그래도 너 공부 잘했었잖아. 그래서 나도 자랑스러웠었는데 ㅋㅋ"
"응 ㅋㅋ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렇게 됬네."
웃으면서 얘기해도 속상했으리라 짐작하고 대학교 얘기는 그만두기로 했다.
그래도 대학교 이름정도는 알려주지 않는 그녀가 조금 야속했다.
왜 숨기는거지..
어쩌면 이 통화가 마지막이기 때문에? 내가 그녀를 알아가는걸 더이상 원하지 않는걸지도 모르겠다.
혹시 내가 실망할까봐 그녀의 자존심이 내키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녀는 나를 잘못 알고 있는거다.
내가 그녀를 좋아했던 이유는 그녀가 공부를 잘해서도 아니고,
전교 8등이라는 타이틀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