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선생님께서 노벨상 노벨상 물망에 오르셨다는데,
이건 아마 소설을 쓰신 게야...
사실을 얘기한 거면, 상을 못받겠지?
문학성이겠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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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 고은
모든 것을 혼자 시작했다
처음에는 공장에 다니다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사법고시도 마친 뒤
그는 항상 수줍어하며 가난한 사람 편이었다
그는 항상 쓸쓸하고 어려운 사람 편이었다
슬픔 있는 곳
아픔 있는 곳
그가 물속에 잠겨 있다가 솟아나왔다
푸우 물 뿜어대며
그러다가 끝내 유신체제 맞서
부산항 일대
인권의 등대가 되어
그 등대에는
마치 그가 없는 듯이
무간수 등대
오직 힘찬 불빛 어리석었다
어디 그뿐이던가
사람들 으리으리 광내는데
그는 혼자 물러서서 그늘이 되었다
헛소리마저 판치는
텐트 밑에서
술기운 따위 없는 초승달이었다
아무래도 분노 같은 진실 때문에
그대 대한민국의 정치를 할 수 없으리라
속으로
속으로 격렬한
누가 몰라주는 진실 때문에
* 고은 『만인보』 13권(1997, 완간개정판 2010)
이명박
- 고은
29세 이사
35세 사장
46세 회장
70년대 개발연대기에는
한 샐러리맨이 이렇게 저 밑에서 솟아올랐다
그 이름 이명박
언제나 정주영의 이름 옆에 있었다
부디 그의 신화가 더 이어질수록
개발이 악이 아니라 선이기를
개발이 정치가 아니기를
어디서 잠깐 스칠 때
그 새눈이 먼저 보고
그 새된 목소리가 먼저 나온다
정작 그 무서운 지략과 더 무서운 추진력 곧은 몸 감싸고 있다
* 고은 『만인보』 15권(완간개정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