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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버튼의 <시대의 사기꾼>: 세상을 바꾸지 못해 스스로를 바꾼 사람들
게시물ID : readers_369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1
조회수 : 4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4/24 02: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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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입니다.

 자신의 진정한 신분을 숨기고 새로운 신분 뒤에 숨어서 뭔가를 성취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단순한 사기꾼이나 사칭자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능력과 마음은 충분했는데 잘못된 사회체제 때문에 체제에 희생되어야 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체재 때문에 자신들이 희생되는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신분 뒤에 숨어서 사회에 대해 좋은 일을 하고 갑니다. 물론 나쁜 사칭자들의 경우도 보여지지만 대부분이 어쩔 수 없이 신분사칭을 해야 했던 아쉬움을 보여주는 사람들입니다.


왕실 사칭자들도 몇몇 나타납니다. 유명한 아나스타샤 사칭자들 같은 경우는 너무 유명해서인지 안 다루었고요. 피비 케이츠가 '프린세스 카라부'란 영화로 찍었던 카라부 공주 행세자의 이야기랑 자신이 조지 3세와 한나 라이트풋의 후손이라고 주장했던 어떤 '자칭 공작부인'이 나옵니다. 그녀를 비꼬는 신문기사도 나오고요. 


(이 여자 주장은 참 심각했던 것이, 조지 3세가 정식 왕비와 맞이하기 전에 사실 자신의 할머니와 결혼을 했었다. 그러니 그 후에 새로 결혼한 왕비에게서 낳은 후손들은 전부 사생아고 자기가 정통이다..란 주장이었거든요.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후의 빅토리아여왕과 영 왕실 후손들은 전부 왕위계승권이 없는 셈)


어떤 사람은 독일 통일 당시 독일군의 너무 권위적인 태도를 비꼬기 위해 군복을 입고 다닙니다. 그러나 군복의 권위가 너무 대단해서인지 어딜 가든 경례를 받고 좋은 음식과 대우가 나옵니다. 나중에 들키지만 사람들한테 의외로 좋은 인상을 줘서 황실에서도 이 사람을 초청할 정도로 '재미있는 인물'로 호의를 받습니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정말 감쪽같은 남장 여자들도 있습니다. 한 남자가 죽었는데 죽어서 검시를 해보니까 여자였다네요. 놀란건 평생 같이 살아온 부인도 그가 여자인 줄 몰랐다는 겁니다.


이 사람은 아마 사회적 성공을 위해 평생 남장하고 부인한테도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것으로 짐작되는 케이스.

그런데 이 작품이 큰 비중으로 다루는 건 정말 좋은 목적으로 신분 사칭을 했던 사람들입니다.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케이스를 살펴보겠습니다.


롱랜스-20세기 초기 미국. 한 인디언 백인 혼혈 청년이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냅니다. 인디언이라 어렵게 사는데 사관학교에 갈 기회를 달라고.. 당시는 인종차별이 심하던 시기였지만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애쓰는 이 청년이 사회의 눈에 기특하게 보여 그에겐 여러 기회가 주어지기 시작합니다.  

롱랜스라고 불리던 이 청년은 자신은 백인과 인디언 혼혈이라고 주장하면서 백인에게 무시받는 인디언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인디언이긴 했지만 멋진 외모에 재치도 괜찮아서 사교계에서 인기있는 손님이 됩니다.

또한 그는 진정으로 인디언들의 처참한 상황을 걱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애를 써서 몇몇 부족은 그를 명예 부족으로 삼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를 추적하던 기자는 그의 비밀을 밝혀냈습니다. 사실 롱랜스는 백인도 인디언도 아닌 흑인이었습니다.  

흑인 노예의 후예로 여러 민족의 피가 섞여서 백인 같은 외모를 하고 있었을 뿐이었죠. 피로 보면 백인에 더 가까웠지만 당시 미국에선 흑인피 한방울만 섞여도 흑인이었습니다. 특히 롱랜스가 태어난 남부에선.

흑인으로 살다간 영원히 기회가 없을걸 알았던 롱랜스는 같은 피차별민족이어도 인디언으로 세상에 나서서 백인들의 눈길을 끄는 법을 선택합니다. 백인들은 인디언도 야만인 취급하긴 했어도 인디언들에 대해서는 어쩔땐 '고결한 야만인'식으로 좀 높이 치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인디언 행세를 하면서 롱랜스는 인디언 보호구역에 쫓겨난 인디언들의  삶은 흑인보다도 비참하단 걸 알고 그 삶을 개선하기 위해 유명해진 자신을 잘 이용해서 노력합니다. 은근히 그가 진짜 인디언이 아니란 걸 눈치채면서도 몇몇 부족은 그를 명예부족으로 맞이함으로서 암묵적으로 동의한다는 표시를 해줍니다.  

그의 정체가 사실은 흑인이란 걸 안 기자는 백인 사교계 여성들과 어울리는 그가 만약 흑인이란 걸 알면 어떻게 될까하고 사귀는 여성의 오빠에게 알리고 그는 롱랜스가 흑인이란 것에 분개합니다. 다행히 롱랜스는 병에 걸려 빨리 죽어버렸고 그의 정체는 주위 사람들이 침묵 속에 덮어버립니다. 거짓이던 아니던 그가 인디언 인권을위해 노력해다는 평가만 남기고.



한 백인 의사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는 여자였는데 사실은 남장을 하고 감쪽같이 남자행세를 하고 다녔죠. 당시 사회상 여자가 그러기엔 쉽지 않아서. 그런데 이 사람은 시대에 좀 앞서가는 인권상을 지녔던지 식민지 지역에 의사로 파견되자 원주민 환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그들에게 나은 환경을 제공해서 많은 환자들을 고칩니다.  

또한 크림전쟁 때는 나이팅게일과 한 전장에서 근무할 기회가 생깁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는 나이팅게일을 몹시 거부하며 가까이 있지 않으려고 합니다. 자신이 여자이기 때문에 들킬 것을 의식했다던가 나이팅게일도 좀 인종차별적인 면모가 있었기 때문에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 이 의사에겐 고깝게 보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됩니다.

 워낙 이 사람의 남장은 철저했기 때문에 들키지 않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칭자들 중에선 유명한 편인 데마라도 나옵니다. 이 사람은 정규교육도 받지 못했으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의사, 기술자 같은 역할도 맡으면 프로이상으로 척척해내서 헷갈리게 하는 인물입니다.  

뭐든지 다 잘해내는 인물이라서 일종의 천재가 아닌가 하는 인물이죠. 교도소에 갔을때는 당시 교도소의 비인간적인 면을 통찰하고 자신이 개발한 심리기법을 죄수들에게 사용했더니 죄수들이 많이 가라앉았다는 이야기며, 의사 행세를 하다가 급한 환자가 생겨 수술을 하게 되자 돌팔이 신분으로 수술을 했는데도 환자가 멀쩡했다는 전설을 남긴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이 사람의 재능에 오히려 사회가 걸림돌이 되는게 아닌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죠.

출처 https://blog.naver.com/arandel/22206152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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