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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3693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hettoparty★
추천 : 11
조회수 : 38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9/09/29 12:15:18
"아니 글쎄 안된다니께요!"
"자네, 한번만 다시 생각해보게, 응?"
때는 밤늦은 심야이다. 밝혀진 대청마루앞에서 동네어르신들이 모여 실랑이가 한창이다.
문래는 아무리생각해도 못마땅할뿐이다.
"이건 우리 조상 대대로 300년동안 지켜왔던 가옥이요!"
"아니 하룻밤만 묵고가고 자네는 도심으로 잠깐 놀러가있으면 된다는데 뭐가 그리 못마땅한가? 으이?"
"우리 선조들이 지켜왔던 가옥에서 껄렁껄렁한 연놈들이 모여앉아 노닥거리는것을 두고보란 말이요!"
문래는 결국 고함을 치고만다.
그는 아무리생각해도 화가 치민다. 치솟는 분노를 참지못하고 마누라가 일주일전에 읍내에 나가
사주었던 하얀색 체크 베레모를 땅바닥에 내팽개친다. 베레모는 흙투성이가 되어 땅에 나뒹군다.
이장은 다시한번 문래를 차근차근히 설득한다.
"하룻밤만 참고 설 가있으라. 응? 하룻밤만, 하룻밤만 참으먼, 탤런트양반들이 돈도주고! 티비에도
나와서 우리마을 홍보도 되고! 얼마나 좋은가? 응?"
"그렇게 좋으면 이장님 댁에 묵으라 하쇼!"
"아이구 그양반들이 컨셉트인가 뭔가 때문에 자네집 아니면 안된다 하잖는가!"
마을주민들이 문래를 계속 설득하고 나선다. 양에는 장사없다했던가. 결국 그는 넘어가버리고만다.
"그럼, 나는 설 가기도 귀찮고, 다 필요없응게. 이장님이 이집 주인인척하쇼."
"아이구 그양반들이 여기서 촬영만한다면야, 나야 바랄게 없잖은가! 안그렇습니까 주민여러분?"
"아이구 아이구 잘생각했구만 그래 문래 자네가 역시 생각이 트인 양반일세 그려!"
결국 치미는 화를 붙잡지못하고 그는 조씨 가문에서 300년동안 내려져오던 창호문을 세게 닫아버리고는
이불을 덮어 쓰고만다.
문래는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난다. 패밀리가 떴는지 날았는지 뭐시깽이 때문에 탤런트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자기네집에서 잠자리선정이니 뭐니 한다는데 조상님이 다 쳐다보는앞에서 연놈들이 잠옷차림으로 있는것을 상상만하면 대체 조상들을 무슨 낯으로 볼지 가늠조차할수없는 부끄러움에 휩싸인다.
그렇다고 안하자니 동네주민들의 성화에 부탁을 받아주지않으면 외톨이가 되지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이웃집 양반의 농약도 빌려다 쳐 써야하고, 텃밭도 다같이 매주는것이 관례인데 촬영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텃밭을 혼자 맬 생각을 하니 눈앞이 아찔하다.
그는 이런저런생각속에 잠이 들고 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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