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QH2wA 진짜 생짜로 모르는 질문 글과 약간 다른거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하기도 전에 마음속에 이미 답을 가지고 있는 상태로 글을 올리기 때문이죠
왜냐?
그냥 '답정너'같은 거라고 해야 될까요?
이미 자신은 그 어떤 사실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그 행위에 대한 옳고 그름 이전에
타인에게 해도 되냐 안되냐 라는 동의를 얻음으로서 불안함을 떨치고
'아 그래도 해도 괜찮겠구나'
라는 정신적인 위안을 얻기 위함이죠
사실은 해도 안된다는걸 스스로 잘 알면서요
가령 다이어트 중인데 ~~먹으면 살 찔까요?
라는 질문했을때
본인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살 찐다'라는 사실을요
하지만 불안하니까 질문글을 올리는 겁니다.
한 번 쯤은 괜찮다 라는 무언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요
또 오늘 운동 안 갔는데 어쩌죠?
라는 질문 글 역시
운동을 안 가면 안된다는 사실을 본인 스스로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건 '못' 간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안' 간거니까 불안감은 훨씬 큽니다
여기에서도 역시 하루 정도는 괜찮아요~
라는 무언의 동의를 얻으려는 기저의식이 깔려있죠
하지만 이런 마음 가짐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어? 안되는줄 알았는데 해도 되는 거네?'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나중에 다이어트 실패해도
'아 그때 걔가 해도 된다고 했는데 사실 안 되는거였어. 나는 걔 말 들어가지고 이렇게 된거야'
라고 엉뚱한데에 책임 전가를 하는거죠
어쩌면 이런 질문 글 자체가
다이어트 실패한 이후의 비웃음을 피하기 위해
미리 핑계거리를 차곡차곡 쌓아둔다는건 너무나 큰 논리적 비약일까요?
'난 실수한 거 없어. 잘못된 답변을 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된거야. 난 제대로 했다고.'
이 얼마나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생각입니까
뭐 괜찮다~ 이런 식으로 동의해주고 격려해주면 확실히 운동할 맛 나죠
불안감을 떨치고 매일 매일 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질문자 본인은 격려도 얻고 또 그러니까 기분도 좋고 한데
답변해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하루에 그런 글 올리는 사람 한 두명도 아니고 좀 힘 빠지는건 사실이죠
계속 괜찮다 괜찮다 해주면 안 될것 같으니
그러면 안되요 제대로 하세요 제 정신이신가요?
일침 날려주면 질문자 입장에서는 '동의'를 구하려 왔는데 입맛만 써지니까 글삭하거나
게시글로 올리면 저격 맞고 폭풍반대를 맞죠
하지만 제 생각은 다이어트는 '덜' 친절해야 성공합니다
개인적으로 다이어트에 있어서 돼지라든지 비만이라든지 같은 인신공격적 어투나
살 찌면 ~~된다 식의 공포 & 협박을 전제로 한 어투 굉장히 싫어합니다
거친 것과는 약간 다른 거에요
다이어트에 친절한 동의, 너무나 관대한 태도에 계속 길들여지다 보면
결국 자연스럽게 게을러지고, 다이어트 흥미를 잃거나 빠른 실패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습니다
다이어트를 한다면 타인의 친절함에 기대지 말고
절대 스스로에게도 친절하게 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ps. 다게 상주중인 다이어터인데 요즘 올라오는 글 루틴을 보고 두서없이 끄적여봤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미 마음 속에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글을 올렸는데
동의를 얻지 못하고 답변이 올라와도 맘에 안드니 글삭하는 작성자
vs
괜찮다 괜찮다 계속 말해주다 하루 이틀도 아닌 뻔한 질문글을 보고 지쳐가서
딥빡 일갈을 날리는 답변자
이런 구도인것 같아요
아마 다게가 생기기도 전부터 계속 이어져 왔던 분쟁이겠죠
앞으로 살과 칼로리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숙제 같은...
누가 그랬던가요
후회하기 싫으면 그렇게 살지 말고
그렇게 살 거면 후회하지 말라고
다게에 맞게 적용해보면
살 찌기 싫으면 그렇게 먹지 말고
그렇게 먹었으면 후회하지 말자
여기서 제 사견을 더 보태자면
이왕 피자나 치킨 먹게 되었으면 정줄 놓고 즐겁게 먹어서
먹는 순간 만큼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먹은 후에는 너무 심하게 자책하지 말자
내 손으로 전화 번호 누르고
내 지갑에서 돈 나가고
내 입으로 직접 주문하고 먹기까지 했으면
후회라도 안해야 덜 억울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