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
|
오마이걸을 처음 접한 건 CLOSER 활동 때였다.
아직 내가 군대에서 뺑이치고 있을 당시인데... 거짓말은 않겠다.
난 기획사가 무슨 생각으로 신인 생활을 하고 있는 걸그룹에게 CLOSER 같은 곡을 시도시킨 건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곡과 M/V 자체는 대단히 우수했다. 해외 팝 씬에서나 나올 법한 멜로디와 콘셉트, 뮤직비디오의 영상미를 보고 첫 눈에 "와;; 이건 뭐하는 애들이지?"하고 관심을 가졌을 정도이니... 기획사 측 A&R의 안목을 감히 의심할 수 없는 건 분명했다. 그러나 단순히 몽환적이라고 치부하기엔 영 심심한 사운드와 당시의 신나는 댄스 팝 트렌드와는 거의 정면으로 충돌하는 음악적 스타일은 도저히 "걸그룹"이 뽑아들 무기로는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남들은 가요계 시장 바닥에서 강렬한 사운드와 톡톡 튀는, 혹은 파워풀한 댄스로 승부를 보고 있는 판국에 홀로 동화 속 나라에서 비극을 찍고 있는 콘셉트는 내게, 그리고 일반 대중에게 이질감을 주기엔 충분했다.
결국 WM 엔터테인먼트와 오마이걸은 굉장히 뛰어난 음악 선정 능력을 가졌지만 확실하게 히트하는 무대의 보증수표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하다는 인상을 남긴 채 한참이나 내 기억 속에서 잊혀져있었다.
종종 뉴스에 올라오거나(미국 입국 거부 사건) 하는 일을 빼고는 사실 거의 생각도 안했다.
그러다가... 3집 활동 시기가 왔는데.... 이게 또 어이가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한참 Liar Liar 활동 시기에 아주 아주 아주 비슷한 콘셉트의 활동 그룹이 하나 더 있었다.
"Laboum"이 그 주인공이다...
귀에 부담이 없는 상쾌한 사운드, 꿈이나 상상같은 동화적인 가사를 통한 다양한 색채감
위에 쓴 한 줄의 평은 라붐 - 상상더하기 , 오마이걸 - 라이어 라이어 두 개 모두에 해당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곡의 최종 지향점이나 디테일한 부분, 뮤직비디오 콘셉트 등은 상이하나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는 감성이 억울하리만치 유사했던 것이다... 이건 거의 서로가 서로를 뺑소니친 수준이었다.
한 하늘 아래 비슷한 콘셉트 활동 곡이 2개가 있으면 남성 팬들은 어디에 마음을 둬야할지 모르고 안절부절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
결국 라붐보다 조금 더 먼저 Liar 활동을 접고 잠시 "한발짝 두발짝"이라는 같은 소속사 선배인 B1A4 진영의 곡을 들고 활동을 연장하더니만.....
기어코 등장했다. 날 영혼까지 털어버린 마성의 곡
WINDY DAY가...!
[아름다운 제주도를 담은 탁월한 영상미와 긴장감넘치는 전개에 눈을 뗄 수 없는 너무나 아름다운 M/V]
앨범 구성품
앞서 장황하게 서론을 쓴 것에 비해, 앨범은 조촐한 편이다.
다른 글에선 박스 커버부터 시작해서 사진집 뭐 또 엄청 커다랗게 들어있던 걸 장황하게 썼었는데
오마이걸은 그럴 필요가 없다. 진짜로 이게 전부다.
이미 아이돌 계통 비즈니스의 음반 팔이에 익숙해져버린 우리로서는 솔직히 "아... 이게 뭐야.. 옆동네 걸그룹은 음반 하나 사면 무슨 박스 하나를 통째로 주던데... 아무리 리패키지 앨범이라지만 통이 너무 작은 거 아닌가?" 같은 불평불만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그럴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이 앨범... 피부가 다르다.
종이의 질이란 건, 솔직히 말해서 민감한 사람이 아니면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아이돌 앨범에 들어가는 사진이 예쁘기만 하면 됐지 종이의 질이 뭐가 중요해? 라고 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앨범의 종이를 만지게 해주고 싶다.
예전 필름 사진이 아직 잘 나갈 시절의 그 방금 인화한 빳빳하고 깔깔한 사진 종이의 손맛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앨범을 구매한 것을 아쉽게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다.
너무나 부드러운 촉감의 종이 위에 그려진 오마이걸 멤버들의 귀여운 사진과 노래 가사가 이 작은 패키지 하나에 담겨있다.
따라서 앨범 구성품이라고 말할만큼 커다란 구성은 없다.
오로지 땅땅하게 들어찬 실속있는 앨범 딱 1장이 내 손에 들려있을 뿐이다.
여담이지만 오마이걸 활동에서 가장 포인트가 되는 건 예나 지금이나 M/V이다.
특별히 앨범 소장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냥 뮤직비디오를 열심히 보는 편이 났다는 걸 언급해두고 싶다.오마이걸 M/V 퀄리티는 정말 알아줘야 한다...
곡 구성
1. WINDY DAY
2. Stupid in Love
3. Liar Liar
4. B612
5. I Found Love
6. Knock Knock
7. 한 발짝 두 발짝
8. Liar Liar [Chinese Version]
2, 4, 5번 트랙은 오늘 처음 듣는다. WM 엔터테인먼트의 안목을 상당히 높게 사고 있기 때문에 매우 기대하고 있다!
---------------------------------------------------------------------
1. WINDY DAY - 파격이란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소녀소녀한 음악만 하는 걸그룹의 이미지를 슬렛지 해머로 박살내는 정도의 파괴력에 웃음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상반기 top 5로 꼽는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나의 반응을 그대로 여기에 쓰는 편이 현장감이 있을 꺼라고 생각해서 첨부한다.
아래는 `16. 05. 26 ~ 05. 29일까지 WINDY DAY 첫 음방을 본 나의 솔직한 감평 중 몇 가지 문장을 간추린 것이다.
`16. 05. 26 - WINDY DAY 활동 첫 날
이게 딱 들으면 그냥 곡 제목대로 진짜 살랑살랑 바람부는 것같은 음악이다. 아주 가볍고 몽실몽실한 곡이라서, 오오 귀엽넹 ㅎㅎㅎㅎㅎ 이러고 듣다가 갑자기 에스닉한 발리우드 음악으로 빠져든다..............
뭘까 이건 <- 이 때 진짜로 대혼란에 빠졌었다. 모든 모니터링은 실시간을 글을 쓰기 때문에 이건 솔직한 반응이다.
대체
...
대체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ㅋ이 봄바람같은 음악이 왜 갑자기 인도로 로켓 점프하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들을 땐 어이가 없고 두 번 들으면 웃음을 찾기가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무도 자꾸 보니까 매력이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6. 05. 27 활동 둘째날
짐작할 수 없는 무대 전개로 나의 뇌리에 강렬한 이미지를 각인시켜준 오마이걸...
귀여운 안무와 하늘하늘한 의상, 깜찍한 음악을 단 번에 폭발시키는 인도풍 익조틱 음악...
굉장히 구렁이 담넘어가듯 매끄럽게 verse 연결도 되고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하다... 라고 생각은 하는데
나같은 일반 청자들이 받아들이기엔 너무 앞서간 음악이 아닌가 ... 하는 걱정도 된다.
후렴구의 매력적인 변화가 정말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ㅋㅋㅋㅋ 이거 곡이 매력이 있다. 정말로;;;
`16. 05. 28 활동 셋째날
이건 그냥 곡이 좋다.
내가 최근 음악방송에서 톱3로 꼽는 곡이다.
살짝 정신나간 콘셉트로는 코코소리가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었는데
이 곡은 "소녀 감성" + "에스닉" + "대인원 퍼포먼스" + "의식의 흐름 스타일 콘셉트 음악"
모든 게 제대로 합쳐진.... 코코소리보다 한 단계 더 진보한 스타일의 그룹이 되고 있는 것같다.
아 진짜 이거 노래 미친 듯이 좋다. 이 그룹은 사실 크게 관심없었는데.... 이 곡 하나로 소속사의 명석함이 드러난다고 본다. 이런 곡을 선정한 A&R의 현명한 판단에 경탄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음악 전반엔 소녀소녀소녀 하다가 갑자기 중간에 살짝 스피드있게 곡이 진행되면서 후크송의 특징을 가지다가 후렴 막판에 전혀 예상도 못한 발리우드 댄스가 나의 후두부를 강타한다..
대체 윈디 데이랑 인도랑 뭔 상관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6. 05. 29 활동 넷째날
예에스!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모든 반응은 라이브로 쓰여진다.
내가 최근 탑 5 곡으로 꼽는 윈디데이다. 이거 작곡한 분은 시대를 앞서가신 선구자시다. 대단히 감탄스럽다!
verse도 그렇지만 hook의 섹시한 전환에 마음이 다 설렌다 ㅎㅎㅎ 무대 의상의 연한 색깔은 음악과도 참 잘 어울린다. 무대 배경은 잘 모르겠다. 그냥 곡 전환되는 부분마다 색깔이랑 그림이 아주 살짝 바뀌는 것뿐이라... 발리우드 전환부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자꾸 들으니까 아주 살짝 있었던 거부감도 사라졌다 ㅋㅋㅋㅋ 춤도 넘나 귀여운 것...
이런 명곡을 숨겨놓고 그동안 뭘한 거야...
---------------------------------------------------------------------
솔직히 무슨 리뷰가 더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위에 자세하게 써뒀지만...
요약하자면
소녀소녀한 verse 는 햇빛섞인 봄바람처럼 따스하게 내 고막을 터치하고
힘찬 진행감을 가진 hook가 몰아치는 사랑의 두근거림을 화성적 사운드로 승화시킨 다음
그냥 다 파괴한다.
모든 형식미와 예상을 깨고 인도 스타일 기타 선율이 등장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유머가 있는 음악이기에 곡의 Tone Color를 하나로 한정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발리우드 사운드"라고 부르는 걸 좋아하는 간주 부의 살짝 미친 것같은 등장은 아이돌 음악계가 나아갈 수 있는 여지를 한층 더 개척해낸 명품 파트라고 생각한다.
이런 파격이 없었다면 오마이걸의 WINDY DAY는 그냥 듣기 좋은 아이돌 곡 이상은 못되는, 시장에 한없이 많이 널부러진 흔해빠진 곡 정도로 치부되었을 것이다.
곡 자체만으로도 이미 여러가지 구조화된 클리셰를 파괴했는데, 안무 또한 곡의 클라스에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 라이브 무대를 참고하는 걸 추천한다.
2. Stupid In Love - 화성적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어쿠스틱 풍 발라드 곡. 일반적이지 않은 멜로디와 코드 진행에 설익은 사랑의 불안감이 전해진다.
약 4분에 걸친 플레이 타임 내내 화성적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다.. 약간 심심할 수 있는 어쿠스틱 풍 반주를 화성으로 대체하여 곡의 볼륨감을 충실히 살려낸 발라드 곡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사랑"이라는 키워드는 더 이상 가요계에서 통하지 않는다.
이 곡은 그런 점을 정확하게 짚어낸 곡이다.
Stupid In Love의 키워드는 "설익은 사랑"
곡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산재해있다. 안정적이고 따스한 사랑만을 노래하는 곡이었다면 느낄 수 없는 불안과 차가움에 몸서리가 처진다.
특히 Bridge의 서리내린 듯한 화성적 진행은 내 목뒷덜미를 오싹하게 만드는 감각을 마지막 후크까지 연결시켰다.
오마이걸의 음악적 지향성은 "따스한 사랑"과 "불안감" 사이의 간극을 잘 유지하는데 있다는 생각이 든다.
3. Liar Liar - 동화적 색채감과 소녀의 불안감이 합쳐져 Chill한 사운드.
솔직히 난 이 곡은 라이브 무대보다 음원 쪽이 3배 정도는 좋다고 생각한다... 왠지 모르게 라이브 무대는 항상 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짧은 곡이지만 Chill 한 사운드를 정말 제대로 사용한 곡이다. 여기서 말하는 Chill 사운드란 소위 말하는 전자악기에서의 Chill wave 보다는 고음부 악기 세션의 멋진 편곡에서 오는 "느낌"에 대한 것이다.
일단 화성적으로 저음부에서 받쳐주는 편곡을 거의 안 쓴다 이 그룹은...
지금 겨우 음원 3개 들었는데 딱 알 수 있는 부분인만큼 오마이걸 만의 특징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게다가 음반 전체적으로 절대 안정적인 사랑에 대해 노래하지 않는다... Liar만 봐도 곡이 그냥 귀여워서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데 이 곡은 상대방 남자에 대한 의심을 기반으로 한 음악이다...
가사부는 사실 굉장히 동화적인데 이러한 경향은 이미 2집 CLOSER 활동 때부터 이어져 온 감이 있다. 물론 곡의 스타일은 꽤 다르지만서도..
생각해보면 굳이 따지자면 꽤 무거운 감정을 다루고 있는데 비해 일부러 가사를 열심히 듣지 않는 이상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가볍고" "통통 튀는" 느낌으로 슉슉 지나가버린다.
바다, 고래, 피노키오(거짓말로 대표되는) 등을 가사에서 언급하는 것은 이 곡의 기초적인 감성인 "상대방에 대한 의심"이 중후한 무게감을 가지지 않게 하기 위한 대단히 치밀하게 준비된 가사라고 봐야할 것이다.
4. B612 - 신디사이져를 전면에 배치한, 어린 왕자의 소행성
나는 어린 왕자를 나름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대단히 감명깊게 읽은 편은 또 아니라서... 정확히 어떤 감각으로 이 곡에 접근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표면적으론 신디사이져와 싸구려 브라스 사운드를 곡의 전면에 배치한 8~90년대 신스팝의 향기가 난다는 점 정도만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앞의 3곡에 비해서 노력이 너무 적게 들어간 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장 앞선다. 동화적이고 몽환적인 "콘셉트" 자체는 알겠는데 그걸 표현하기 위한 노력이 잘 안 들린다... 해봐야 클래식 기타 스타일의 부드러운 현 사운드 정도..? 되려 신디사이져가 음악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는 쪽이다.
좀 아쉬운 곡.
5. I Found Love -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상상되는 가볍고 낭낭한 코드 진행과 MIKA가 떠오르는 캠피한 스타일의 음악. 제대로 숨겨진 명곡...!
와..!
첫 소리 듣자마자 현재 빌보드 차트에서 굳건히 3위를 지키고 계신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Can't Stop The Feeling과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MIKA를 떠올리게 만드는 캠피한 스타일의 음악!!!
만약 소리가 좀 더 드라이한 전자음 위주였다면 댄스곡으로도 대단히 잠재력이 있다는 걸 한 귀에 알 수 있다.
이 앨범 전체에서 편안하게 듣기는 이 곡만큼 좋은게 없다...
곡을 듣는 내내 절로 박수가 나오는 박자감이 정말 느낌이 좋다.
진짜 저스틴 팀버레이크같은 독보적인 남성 댄스 솔로가 좀 더 파워풀한 편곡으로 곡을 받았더라면 더 맛이 확실하게 살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걸그룹의 "청순"한 이미지가 곡이 가진 잠재력을 더 발휘하지 못한 것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대단히 곡이 좋기 때문에 팬이 아니어도 한 번쯤은 들어봐도 좋을 것이다.
6. Knock Knock - 사랑노래에서 탈피한 산뜻한 곡. 친구 사이의 질투를 그린, 꼬집히는 느낌의 귀여운 애교.
오마이걸은 굉장히 pop하다. 곡 선정 자체가 한국에서 봐왔던 어떤 트렌드를 타고 있다기보다, 해외에서 먹힐만한 곡 콘셉트와 음악을 들고 나왔다. 오마이걸이 아니더라도 이건 다른 누가 불러도 느낌이 산다 싶은 곡들이 상당히 많다... 그 느낌이 또 강렬한게 이 Knock Knock.
걸그룹 시장에서 "연애감정"과 연관되지 않은 곡을 찾는 건 사실 상당히 힘든 일이다. 팬 층의 대부분이 이성계층에 몰릴 수 밖에 없는 아이돌 가수 시장에서 곡의 대상이 그 이성이 아닌 "동성"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굉장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리다니... 굉장하다 오마이걸! 동경해버렷!
키보드의 부드러운 소리가 곡의 전반을 책임지고, 무겁지 않은 타악기의 비트가 곡의 진행감을 이끈다. 가볍고 팝한 전자 효과음이 그 위에 스파이스를 쳐주는 덕에 귀의 즐거움이 끊이질 않는 구성.
7. 한 발짝 두 발짝 - B1A4 진영의 곡. I.O.I에게 헌정한 '벚꽃이 지면'때문에 되려 저평가된 전형적인 K-pop.
전형성이란 것은 "창작"의 영역에서 가장 저평가되고 있는 요소지만 사실은 대중성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B1A4의 진영은 아주 탁월한 작곡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벚꽃이 지면'과 '한 발짝 두 발짝'의 유사성은 두 말할 것도 없이 명확하게 들리며 어찌 보면 어떻게 이렇게 뻔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다. 그러나 소녀적 감성의 음악적 전개에 비해 결코 느리지 않은 진행감과 박자감은 '한 발짝 두 발짝'의 전형석을 충분히 희석시키고도 남는다. 또한 오마이걸 특유의 고음부위주 편곡은 곡의 에너지를 클라이막스까지 이끌고 나간다.
다만 이 곡은 라이브 무대에서의 힘이 강력한 편이 아니었다. I.O.I 경우엔 본인들의 데뷔 과정과 곡의 느낌이 잘 엮여 라이브 무대에서도 강력한 파워를 발휘했지만, 오마이걸은 '벚꽃이 지면' 뒤의 유사한 콘셉트의 곡으로 활동한 것인데다가 어떤 시너지를 낼만한 요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곡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비해서 조금 바튼 활동이 된 것은 개인적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8. Liar Liar 중국어 버젼 - 중국어권 진출을 위한 포석인가...?
중국어 노래를 내가 뭐라고 즐기겠냐.. 그냥 신선했다.
아마 중화권 진출까지 노리고 있는 듯 한데,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일본 쪽이 확실한 시장이긴 하지만 최근엔 중국 쪽 연예게도 굉장히 각광받는 상태인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으면 좋을 듯.
총평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앨범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상당히 탄탄하다.
사실 M/V의 퀄리티가 뛰어난 오마이걸인만큼 사진엔 특별히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고급 종이 질에 인화되어있는 사진의 수준도 상당히 좋은 편이며 곡 내용물도 당초의 기대보다 대단히 우수했다.
WINDY DAY를 필두로 한 "따스함과 차가움이 공존하는 파격적 음악"이라는 오마이걸의 콘셉트가 현재에 머무르지 않았으면 좋겠고 또한 오마이걸 뿐만 아니라 WM 엔터테인먼트의 탁월한 곡 선정은 정말 알아주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듯 하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의 오마이걸 음원 순위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인데, 사람들이 왜 안 들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것때문에 곡이 빛을 못 보는 것은 아닌지 아쉬운 마음이 크다.
앞서 말한 바 있지만 나는 오마이걸의 "팬"이 "아니며" 단순히 WINDY DAY가 너무 너무 너무 곡이 좋아서 이 앨범을 구매한 진짜 일반청자일 뿐이다.
그렇기에 이 앨범을 구매한다는 선택이 일반 청자에게도 절대 후회가 없을 것이란 점을 반드시 짚어두고 싶다. 아니, 오로지 WINDY DAY를 듣기 위해서만이라도 이 앨범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
이상 구구기획 오마이걸 WINDY DAY 에 대한 리뷰
WINDY DAY는 사랑입니다! 올해 상반기 걸그룹 노래 TOP 5!!
출처 | http://blog.naver.com/99entertainment/2207374158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