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내가 적는 것이 누가 보기엔 유치한 말장난 일지라도
혹시나 그녀가 본다면 진심 한 톨이라도 전해지기 바란다.

당신의 눈만 바라보아도
바다가 넓지만, 그대 마음을 채우진 못할 것임을
극점이 추워도 쓸쓸한 당신보다야 못할 것을 알았다.
그 작은 손으로 썼던 글귀는
마치 해일과 같은 용암이 몰아치듯
마음속에 그토록 뜨거운 것이 요동친다는 걸 내게 들려줬다.

때론 사람들이 보이지도 않게
당신에게 던져대던 마녀사냥의 불길 속에서도
당당히 견디며 도리어 평온한 웃음으로 넘기던
나를 홀려버린 그 웃음 짓던

그대가 언젠가 눈물 보일 적에
그 눈물 떨어질 적에
보이지도 않는 심연으로 떨어지는 것 같이 가슴 철렁했던
그때 내게 말했던 단 한마디로
더는 줄줄이 설명하지 않아도
당신이 말하려던 모든 것을 알게 된

나의 지난날들이
지금은 조각되어 흩어졌지만
가끔 그 파편들을 집어들 때에 이토록 많은 말들을 쏟아내고 글로 적는 것은
아직도 당신이었던 기억들이
흩어져 내 몸에 박혀있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