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후배로 십여년을 알아오다가 재작년, 서울에서 일하게 되면서 크리스마스 직전에 고백을 했고 그렇게 반년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제대로 해준게 없습니다. 박봉에 매일 이어지는 접대, 정시퇴근이 불가능한 회사 탓으로 돌리는건 너무 비겁한 짓이니까요. 너무 힘들고 여유가 없으니 저도 그녀에게 기대었고 그녀는 너무 많이 힘들었을겁니다.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잡고 싶어도 못잡는 경우가 있다는걸 그때 알았습니다. 저는....그녀에게 해 줄수 있는게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저보다는 훨씬 잘난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렇게 1년을 넘게 살았습니다.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회사도 그만두고 본가에 내려가서 폐인처럼 지냈습니다. 매일 눈뜨면 게임이나 하고 술이나 먹으면서 그렇게 살았습니다. 모임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제 자신이 부끄러워서요.
그리고 몇달 전.. 다시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전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예전처럼 퇴근못하거나 매일 돈에 쪼들리는 것도 없어졌습니다. 그녀가 너무 보고싶더군요.
'잘 지내니' 이 말을 하는데 1년이 걸렸습니다. 1년 동안... 그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잠을 자려면 술 마시고 자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연애도 못했습니다.
다행히 답장이 빠르게 오더군요. 이러저러 얘기를 하다가 제가 한번쯤 얼굴 볼수 있냐고 얘기를 했습니다. 휴무날에는 일이 있어서 안되고 다음에 시간 내서 보자더군요. 보기 싫다는 말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어제 그렇게 얘기를 하고.. 밤에 한숨도 못잤습니다. 그 동안 눌러놓았던... 술 먹으면서도 수없이 그녀의 전화번호를 눌렀지만..결국 통화버튼을 누를수 없었던 제가 떠오르고.. 예전의 그녀 모습이 떠올라서요.
이제부터라도 조심스럽게 다가가보려 합니다. 다시 한번 해보려 합니다. 예전처럼 그녀를 상처주지 않고..꼭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녀가 오유를 지금까지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중요하진 않지만.... 사실 그녀가 꼭 이 글을 보면 좋겠습니다. 제 희망일뿐이겠지만요.. 저를 만나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딱 한마디만 그녀에게 하고 싶습니다. '보고 싶다' 는 이 말을 하는데 1년이 걸렸다고... 정말 보고 싶었다고..
오유 회원님들...후회를 남기지 마세요. 마음이 이끄는대로 가세요..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오늘이라도 전화기를 들고 보고싶다고 말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