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가수 이적이 중학교 3학년 시절에 쓴 시 '엄마의 하루' 입니다
게시물ID : humorstory_3202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진주한량
추천 : 5
조회수 : 71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10/13 22:33:45

 

 

 

 

  엄마의 하루                                                         

 

 

                                                         이동준

 

 

습한 얼굴로 AM 6:00 이면
시계같이 일어나

쌀을 씻고
밥을 지어
호돌이 보온 도시락통에 정성껏 싸

장대한 아들과 남편을 보내놓고
조용히 허무하다.

 

 

따르릉 전화 소리에
제2의 아침이 시작되고

줄곧 바삐
책상머리에 앉아

고요의 시간은
읽고 쓰는데
또 읽고 쓰는데 바쳐

오른쪽 눈이 빠져라
세라믹펜이 무거워라

 

 

지친 듯 무서운 얼굴이
돌아온 아들의 짜증과 함께
다시 싱크대 앞에 선다.

 

 

밥을 짓다
설거지를 하다
방바닥을 닦다

두부 사오라 거절하는
아들의 말에
이게 뭐냐고 무심히 말하는
남편의 말에

주저앉아 흘리는 고통의 눈물에
언 동태가 되고
아들의 찬 손이 녹고

 

 

정작 하루가 지나면

정작 당신은

엄마를 잘못 만나서를 되뇌시며
슬퍼하는

슬며시 실리는
당신의 글을 부끄러워하며

따끈히 끓이는
된장찌개의 맛을 부끄러워하며

 

 

오늘 또
엄마를 잘못 만나서를
무심한 아들들에게
되뇌이는

 

 

'강철 여인'이 아닌
'사랑 여인'에게
다시

하루가 길다.

 

 

 

 

이동준은 가수 이적의 본명입니다.

 

이적 씨가 중학교 3학년 때 어머니 생일날 드렸던 편지 중에 있는 시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예술적 재능이 타고나셨던 것 같네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