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쨍쨍하던 날씨가 밤이 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별을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려던 포니들은 아쉬움만 남긴 채 집으로 돌아갔다.하지만 나는 집이 없다. 음. 아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쟂빛 구름이 지붕이고, 흙길은 바닥이다. 포니빌은 거실이고 에버프리는 침실!
히히히! 억지로 웃음을 지어 봐도 쓸쓸하긴 마찬가지다.
고개를 떨구었다. 물웅덩이에 라이라 하트스트링스의 모습을 한 내가 보였다. 남의 인생에 빌붙어야 하는 비루한 삶이라니.
에버프리숲 외곽에 도착했다. 조용하고 스산한 이곳은 고향을 생각나게 한다. 나는 굵은 나무의 뿌리밑으로 난 조그마한 구덩이 사이로 기어들어갔다. 비때문에 축축했지만 역시 익숙한 잠자리가 최고다. 긴장이 풀리고 안정감이 들자 나는 내 본디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제 라이라 하트스트링스의 모습은 없다. 대신 구멍이 숭숭 뚫린 숯빛의 작은 내가 있었다.
나는 체인질링이고 아무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