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했지만 스스로는 대한민국 중산층가정에서 태어났다고 착각하며 살던 시절. 그때는 주위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난한 동네의 또래들이였기에 한반에 부자집 아이 한명 혹은 두명. 나머지는 전부 도토리 키재기였던 어린시절이었습니다. 어느날 부모님과 함께 친척집에 놀러갔습니다. 들어서는 순간부터 정원이 있는 대궐같은 3층집에 기가 눌려버렸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때는 바야흐르 토일렛타임이 되었습니다.(오줌 마려워~) 화장실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가보니 거기에는 정체를 알수없는 괴물이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본 양변기라는 물건의 정체가 비록 어린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똥과 오줌을 해결할수있는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치 네오가 매트릭스의 세계에서 더원이 되던 그순간을 상상하시면 될것입니다. 쪼그리고 앉아서 60볼트 전류에 다리가 마비되던 좌변기의 세상에 살던 저로서는 양변기라는 괴물과의 첫대면에 조그만 흥분마저 느껴졌습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천천히 양변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소피마르소를 능가하는 완벽한 곡선을 지닌 양변기에게는 뚜껑이 달려있더군요. 둥그렇고 새한얀 뚜껑을 열자 그속에는 U자형으로 생긴 구멍이 있었습니다. 처녀의 젖꼭지처럼 가슴설레이는 연분홍색 변기커버를 살포시 두른 모습은 분명 람보르기니의 자동차 디자이너가 설계한것이 분명한 완벽한 디자인이였습니다. 양변기의 몸매를 감상하고 있기에는 너무나도 다급했던 저의 생리현상이었기에 지퍼를 내리고 소변 볼준비를 했습니다. 본능적으로 연분홍색 변기커버에 오줌방울을 묻혀서는 안된다고 느꼈던 저는 이마의 식은땀을 훔친후 운명의 오줌발을 갈겼습니다. 성공!!!! 정확히 46.8도의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오줌줄기. 방광을 조이며 힘차게 소변을 보던중 문득 뇌리를 스치는 불길한 예감. 그랬습니다. 오줌줄기가 약해져감에 따라 지구의 중력을 거부할수없는 오줌줄기가 점점 중앙에서 외곽의 분홍색 변기커버를 향해 다가갔습니다. '당황해선 안돼.' 그떄 눈에 들어온 U자형의 모양...역시 양변기의 디자이너는 천재임이 분명했습니다. 오줌줄기가 빠져나갈수 있게끔 고안된 U자형의 디자인. 하지만 약해진 오줌발을 조종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정신을 집중하여 임요환과 강민을 능가하는 컨트롤을 하여 무사히 볼일을 마쳤습니다. 어린시절의 대모험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지금은 양변기가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변볼때는 두개의 뚜껑을 다 올리고 일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