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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가 내게 멘붕 준 썰.txt.
게시물ID : humorstory_3712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차반달
추천 : 4
조회수 : 58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3/24 16:39:25

결혼 적령기가 지나가는데 결혼 할 남자가 없어서

외할머니가 손자 손녀가 음슴으로 음슴체 쓰겠음.(할머니 미안.ㅜㅜ 내가 오유인이라 더욱 미안.ㅜㅜ)

 

 

두 달 전부터 집 주차장 뒷편, 사람 인적 뜸한 곳에 길 고양이 님들 사료와 물 조공 중임.

(또 배틀 이어질까지 노파심에 쓰는데 빌라 주민 분들도 다 알고 계시고 동의해주심.

그래도 고양이랑 마주치지 않게 하려고 일부러 사람 안 다니는 협소한 뒷편에다 주고 있음)

 

남들은 강제 집사가 됐네, 고양이의 보은이네 뭐네 하는데

우리 동네 고냥이들은 그런거 음슴. 걍 시크함.

다음 날 가보면 사료 다 처묵하고 물도 1L씩 매일 주는데 깔끔하게 다 먹고 제 갈 길 감.

 

그래도 배는 조금 덜 고프겠지 싶어서 나름 엄마 미소 짓고 살았음.

 

근데 오늘은 일요일~짜~파게......미안요. 유머감각도 음슴. 이러니 ASKY.

집에서 뒹굴뒹굴, 내일 출근따위 하기 싫어~아. 내일은 월급일!하며 뒤늦게 앞머리 삔 꽂고 조공 바치러 나감.

 

근데......

 

근데.....................

 

내가 사료를 놓는 자리에 고냥이 응-_-가가 있음.

이거 뭐임? 내게 똥을 준 거임??????

 

근데.......

 

근데.........

 

그 옆에 뭔가 이상한 털 뭉치가 있는 거임.

나란 뇨자, 호기심 많은 뇨자..

 

자세히 보니...

 

헐.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엄마.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고양이가 나한테 쥐를 주고 갔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근데.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 쥐가 1/3 토막 밖에 안 남았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거 나 먹으라고 준 거임???ㅜㅜㅜㅜㅜ

 

이건 뭐 잔혹한 장면이라 핸드폰으로 찍어도 내 안구 지못미 수준임.

 

미천한 닝겐 주제에 유추를 해보자면

 

추리 1.

매일 내가 주는 사료 처묵하는 착한 고양이가 내가 보은을 베푸려고 쥐를 놓고 감.

근데 다른 냥이가 사료 먹으러 왔다가 "앗, 저거슨 단백질!" 하며 쥐를 처묵하다 배불러 남겨 놓음.

 

추리 2.

그냥 길고양이가 쥐 처묵하다가 어디선가 사료 냄새가 솔솔 나니까

먹더 쥐는 사료 옆에 패대기치고 사료만 처묵하고 배부름에 남아 있는 쥐는 쌩까고 감.

 

추리 3.

쥐가 지발로 와서 죽......었을리는 없잖아.......지가 지 몸뚱아리를 먹었을 리도 없고..

 

여튼......

혼자 놀래서 으헝헝, 저거 어케 치워. 으헝헝 하며 약한 여자 코스프레하며 고민 좀 하다가

나도 시크하게 길고양이들 먹으라고 걍 냅두고 옴.

 

내일 아침에 가면 제발 고냥이님들이 다 처묵하시고 털 하나 안남았길.ㅜㅜㅜㅜㅜ

 

여기서 끝내면 됨?ㅜㅜ

이거 동게가야함? 그냥 썼음.

 

* 귀차니스트를 위한 세 줄 요약.

- 매일 그렇듯 길고양이들 밥 주러 감.

- 사료 널부러놓는 곳 옆에 대가리만 남은 쥐의 사체 발견

- 나 멘붕.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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