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파티 후기
안녕하세요.
민락동핵주먹입니다.
아직도 꿈만 같은 촛불파티2017 후기를 잠시 적어 볼까합니다
다들 준비과정을 궁금해 하셔서 시간순으로 정리하려는데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입장과 기억에 의존해서 작성하는 것이니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 10월 23일
저는 오유프로눈팅러인데,
퇴근 후 잠들기전 오유타임을 즐기던 중 여의도에서 자그마한 집회신고를 위해 질서유지인 명부가 필요하다는 글을 보게됩니다.
노예구인 공고라는 것은 꿈에도 모르고.... "당일날 가서 대애~충 위치안내 질서유지정도만 하면 되겠지"라는 너무나도 안일한 생각으로 정보를 제출하고 잠들었습니다.
[퇴근시간] 11시
■ 10월 24일 화요일
출근 후 일하고 있는데 문자가 하나옵니다.
질서유지인 리스트에 올리는데 필요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내용.
수고하신다는 내용과 함께 도울부분이 있으면 뭐든지 말씀해 달라는 답장을 보냈는데,
잠시후 주소전문이 필요하다고, 죄송하다고 다시 연락이 왔어요
그만떠들자님도 아무것도 모르시는 상태에서 시작하신거라
시행착오를 해결해 나가느라 많이 힘드셨을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후 촛불 동지들의 집결을 안내(라고쓰고 소집명령이라 읽는다)하는 카톡방의 주소가 와서 입장해고
저는 이 시점점부터 행사 당일까지 기억을 잃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여러커뮤니티에서 오신 20여분이 행사에 대해 논의 중이셨고,
엄청난 메세지 리젠속도(한시간 회의하고오면 300+)를
따라갈 수 가 없었던 전 내용파악에만 한참이 걸렸어요
결정되어야할 내용도, 의견도 다양했기 때문에 카톡방은 너무나 정신없었죠. 그리고 실시간으로 새로운 분들이 계속 입장 ㅋㅋ
당일 급 사전답사와 오프미팅이 진행되고,
장소와 대략적인 윤곽이 결정되었습니다.
카톡만으로는 정리가 힘들어,
카페를 개설하고 다같이 가입해서 게시판이 하나둘씩 생겨납니다.
핫토픽은 무대섭외였습니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을것으로 예상되니, 윙카나 선거유세 차량 대여를 하려고하는데,
당일이 할로윈인데가 너무 급한 일정이다 보니,
가능한 곳을 찾을 수가 없거나, 가능은 한데 부산이거나.. ㅠ
[퇴근시간] 11시 10분
■ 10월25일~26일 수~목요일 (이때는 진짜 기억이..)
전체적으로 다같이 논의를 하고 있다가,
행사에서 준비할 꼭지들이 하나씩 정해지고, 각 파트의 전문가(도 계시지만.. 해당 분야에 대해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아시는 분)들이 매칭되면서 각자 할일들을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힘쓰는거 외엔 딱히 잘하는게 없어서 뭘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커뮤니티에서 행사에 대한 관심과 참여의사를 밝혀주시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궁금해 하시는 부분도 많고, ~~~ 카더라, ~~아닐까요? 하는추측성 글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고, 외부 소통채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급한대로 젊은이들의 문명을 잘 모르는 30대 여성 두명이 SNS 소통 (위대한 홍보팀의 시작)을 담당하게 되고, 트위터, 인스타, 페북에 @candleparty2017 이라는 통일공식계정을 생성하여 외부 소통이 시작됩니다. 페북을 담당했던 저는 페이지의 기능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고... 갖은 시행착오들을 거치면서 하나씩 포스팅을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새로들어오시거나, 기존에 계시던분들 중 SNS 전문가, 디자인, 대외협력, 언론 전문가들도 하나 둘씩 영입되면서 홍보팀이 만들어졌고, 우리가 원하는 능력을 보유하신 분들은 홍보팀의 카톡방으로 납치되셨습니다.
홍보팀 방에서는 홍보관련 이슈사항을 누군가 제기하면, 논의하고,
만약 전체의견이 필요한 경우 전체방에 의제를 띄워서 의사결정하는 시스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홍보포스터가 필요한 경우 그분(닉언은 하지 않겠습니다..)이
작업후 공유 → 의견수렴 → 수정반영 → 반복 → 최종 완성 → SNS공유의 순서로 진행되었어요
(여러분이 보신 포스터에는 그분의 뼈와 살을 갈아넣어 만든것입니다ㅠ)
27일에는 SNS, 대외홍보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마지막날이기 때문에
26일 저녁 카톡으로 점검 및 전략 수립 회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전체방에서는 행사규모 및 무대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었는데, 참여인원이 어느정도 될지 예상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대규모, 비용을 결정하는게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비용은 우리선에서 해결하는게 맞다 vs. 모금해야한다로 의견이 나누어지다가
각 커뮤니티와 sns에서 점점더 많은 분들이 참여의사를 밝혀주시는 다람에.. 대형 무대설치로 결정되고, 이것만으로도 비용이 엄청나서.. 결국 모금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행사 컨텐츠와 세부 계획들이 어느정도 확정되었습니다. 적폐시상식, 포토월, 크로마키 키오스크 컨텐츠 등
필요한 물품이나 업무가 있을때는,
누가 먼저랄것 없이 내가 하겠다고 먼저 나서고
물품배정에서 탈락되신 분들은 너무나도 아쉬워하는 분위기 ㅋㅋ
[퇴근시간]
25일(26일) 2시 30분, 26일 (27일) 1시 20분
■ 10월 27일 금요일
대망의 D-1,
폭풍같았던 하루.. 기억 잃음
회사일하면서, 포스팅, 페북광고 진행, 포스터 제작요청, 의견 조율,,,,
이날, 저는 오프모임에 첨으로 참석했는데,
다들 너무도 친근한 느낌에 어디서나 볼수 있는 따뜻한 느낌이었고
닉네임으로 소개하면 "아~~~ 그분" 이런 분위기였죠 ㅋㅋ
(친목아니에요, 카톡 소통의 한계 극복을 위한 피치못한 것이니 불편은 자제 부탁드립니다ㅜ)
대부분 직장인에 취준생, 학생도 있었는데,
면접보고 오신분도 계시고, 업무보고 어디서 또 저런 에너지가 나올까 신기했습니다.
마지막날인데도 아직 도움 필요한 부분들이 많아
자봉단 단체방에서 내일 오실때 짐 찾아와주실 분들, 필요물품 섭외하고, 홍보팀도 촬영, 번역에 도움주실분들을 급하게 섭외하고, 납치는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되었다고 한다......
오프 모임을 마치고 집에와서는 두근두근 잠을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퇴근시간] 7시 30분 (오프미팅 참여해야하니깐ㅋㅋ)
■ 10월 28일 토요일
D day!
저는 회사일 볼게 좀있어서 12시쯤 행사장 도착했습니다.
아직 운영본부 정리중이라, 질서자봉자분들은 아직 여유있는 분위기였습니다.
한켠에서는 철저한 위생감독관리하에 샌드위치를 만들고 계시고,
공연/무대팀은 무대체크, 큐시트, 대본, 무대 동영상 관리
의무팀은 의약품 정리 및 대책 회의
- 의무팀 간이 침대와 의약품 지원 온거 보고 깜놀!
크로마키 사진 테스트, 조명설치
경호팀, 안전팀 주변 정리 및 사전 시뮬레이션, 구획관리
홍보팀 현장이벤트 준비, 행사장안내도, 번역, 언론 인터뷰, 현장스케치
총괄에서도 전체적인 조율 진행하시면서
자봉자분들도 하나씩 일을 찾아가시면서 점점 열기가 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각자 맡은 부분에 대해서 할일을 찾아서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볼수 있었습니다. 진짜 몇년동안 호흡맞춰온 팀인줄 ㅋㅋ
3~4시 부터 시민들이 오셔서 자리 잡기 시작하고,
이후에 저는 분야별로 간단한 잡무 필요하신 부분 지원하면서
틈틈히 진행상황 페북에 공유하다보니 행사가 끝났습니다. (읭?!?)
중간에 SNS용 사진을 위해 촛불파도때 무대위에서 올라갔는데
정말로 눈물이 울컥했어요..
아무 기대도 없이 시작한 일이었는데
며칠간 제대로 잠도 못자고 잘 몰라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자리에 와주신 시민여러분, 함께 준비해주신 자봉자분들이
같은 마음으로 그자리에 모였다는 것이 너무나고 감사하고, 감동적이었어요
사고없이, 즐겁게 파티를 마치고
마지막 뒷정리까지 하고나니 그제서야 지난 5일이 실감이 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 기절후) 지금 이렇게 후기를 쓰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느낀것이 있습니다.
1. 세상에는 정말 능력있는 대단하신 분들이 많이 있구나
2. 세상사람들 내맘 같이 않다고 많이 느꼈는데, 내맘과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있구나
3.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이면 이렇게 어떤일도 해낼수 있구나!
[요청말씀]
어떠한 불법사항이나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지양하면서 진행하다보니, 아직 정산부분이 미결로 남아있는 상태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공식적으로 여러분들께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지금 당장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시간이 다소 걸릴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 행사 결과나 문서화 부분까지 완료되는대로 지속적으로 여러분께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소식을 전해 드릴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이렇게까지 길게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 너무 길어졋네요 ^_^;;;;
어제 한 어르신이 저에게 질문 하셨습니다.
"이거 뒤에 단체가 있는게 아니면 이렇게 준비 못한다. 도대체 누가 있는거냐?"
욱하는 성격을 가진 저는 평소 같았으면 따지고 들었을테지만,
그순간은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시민들이요, 우리들 말고는 아무도 없어요"
참여해주신 모든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움주신 모든분들
감사인사드리며,
제 최애캐 김빈님과의 인증샷으로 마무리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