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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ian..첫 만 남.
게시물ID : humorbest_371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ashen
추천 : 17
조회수 : 1576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4/21 15:11:00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4/20 22:32:04
첫 만남에 책을 읽고 있었던 그가 있다 

"책을 하루라도 읽지 않으면 혀에 뿔이 돋아." 

요즘 누가 책을 입으로 읽겠냐마는... 

아무튼 그녀석은 책을 참 많이 읽긴 했다. 


인터넷 소설도 소설이라며 '늑대의 유혹'을 읽으며 울고있는 그에게 

차라리 내 글을 읽으라며 권해주고 싶긴 했다. 


"그게 뭐가 재밌냐?" 

"임마! 귀여니는 천재야! 상상력이 너무 풍부한거 같아" 

그냥 포기하고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그거 표절 아니야?" 

"바보야.. 귀여니는 상상력이 너무 풍부해서 표절따위 안해." 

"꽃보다 남자 보고 표절한거 같다던데 뭐..." 

"임마 그 꽃보다 남자 작가가 귀여니책 번역해서 읽은거라니깐." 

"미친.. 꽃보다 남자가 훨씬 먼저 나왔어.." 

"임마.. 텔레파시가 통한거야 텔레파시.." 

"됐다. 너랑 무슨 말을 더 하겠냐.." 

"세종대왕보다 귀여니가 더 굉장해!" 




그래도 책읽는 그를 보며 

은근히 부러움을 느꼈던 것은 (하나에 그리 정진한다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착각은 아니었을 것 같다. 

(사실 그가 인터넷 소설만을 읽는 것은 아니었다 워낙에 읽는 책의 종류가 많다보니 

인터넷 소설조차도 읽었던 거지..) 


'나도 책은 읽긴 읽어야 할텐데.' 

"경민아" 

"응" 

"내 남자친구는 일진짱 읽어봐 종니 슬퍼!" 




책도 책 나름이 아닐까 생각한다. 






첫 만남에 담배를 피우고 있던 그녀가 있다.. 


"여자가 담배피우면 안되?" 

라고 천연덕스럽게 물어오던 그녀. 

"아 뭐 어때요" 

라고 되받아 주었고 

솔직히 그다지 상관은 하지 않기에 내버려 두었다. 


아.. 아무리 술자리라지만 

그녀의 담배피우는 속도는 왠만한 꼴초의 수준을 뛰어넘었고 

내 던힐과 그녀의 말보로가 없어지는데는 거짓말을 조금 보태고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여자가 담배피우면 안되?" 

하고 다시 물어오던 그녀. 

"....아 뭐 어때요" 

하고 다시 되받아 주었지만 

다시는 그녀와 만날때 담배를 사가지고 오지 않겠노라 다짐하던 나였다. 


"경민아 가서 담배좀 사와라.." 

"네..네?" 


저렇게 피우면 몸에 참 안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술잔을 기울일때. 

나.. 나는 보고 말았다.. 








이.....입담배를 하다니... 







첫 만남에 노래를 부르던 녀석이 있다. 

노래방 가는 낛으로 살아가고 

여자를 꼬셔도 꼭 노래방에서 꼬신다던 그녀석... 


재수없게 노래는 정말 잘했다. 

나로써는 거의 마의 경지인 '금지된 사랑'을 

하자없이 불러대던 그녀석... 


좀 지나친 바이브레이션만 삼가해 주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싶지만... 


노래 잘하는 것은 알겠는데 

버스안에서 술에 취한 것도 아니었던 그녀석이 

그렇게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댈 줄은 몰랐다. 

덕분에 사람들의 시선집중을 한몸에 받으며 

쪽팔림에 고개를 푸욱 숙인채로 갔고 

그녀석은 내릴때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기까지 하는 여유를 부렸다. 


제...제발 그런 쪽팔린 짓을 할 때는 나에게 친한척만은 하지 말아달란 말이야! 

하고 속으로 소리쳤다. 


농구를 하다가 

다리를 다쳐서 2주동안 입원해있으면서 노래방을 한번도 가지 못했다고 투덜대며 

병문안 온 나를 꼬셔서 노래방 가자고 조르던 그녀석.. 

"환자복입고 어딜가냐!" 

하고 소리치자 혼자 삐져서 담배만 뻐끔뻐끔 피워대던 그녀석.. 


"아 좋은 생각이 있다" 

하고는 절뚝절뚝 걸어가며 나를 어디론가 데려갔고. 

병원 내부에서 바람을 쐴 수 있는 일종의 작은 공터 같은 곳이었다. 

위에는 병실들이 잔뜩 있어서 거기서 소리를 치면 모두가 들을 수 있다고 말하며 

갑자기 목청을 쭈욱 빼는 것이었다. 

"내 사~랑에~" 

"시..시발 뭐하는거야" 

"노래불러" 


나는 얼굴이 뻘개져서 노래를 부르던 녀석을 잠시 기다려 주었고.. 

혼자만의 콘서트가 끝났는지 기분이 좋다며 병실로 들어가자며 나를 재촉했다. 



"넌 커서 가수나 되라" 

"가수는 아무나 하냐?" 

"그럼 도대체 꿈이 뭐야?" 





"노래방 사장.." 



그래 너답다... 라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첫 만남에 게임을 하고 있던 녀석이 있다. 

하루에 적어도 10시간 이상은 게임을 해야지 직성이 풀린다던 그. 

그녀석과 스타를 하던 카운터스트라이크를 하던 워크래프트를 하던 

이길수 없던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게임 잘해서 나중에 어디다가 쓸려고 그러는데?" 

"잘하는게 부럽냐?" 


솔직히.. 컨트롤을 요구하는 게임 같은거에는 영 젬병이던 나는 

은근히 그가 부럽기는 했다. 


"임마 그시간에 공부했으면 너도 연세대 정도는 노렸겠다." 

"임마 이윤세씨가 내 자리 차지해서 못가." 

"지랄..." 


게임은 그녀석의 모든것 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석은 

고3이기를 포기했다. 


"그냥 프로게이머 하지 왜 학생했냐?" 

"프로게이머가 뉘집 개이름이냐?" 

"그럼 공부하지 왜 게임하냐?" 

"ㅋㅋㅋ 몰라 나도" 


인생에 계획이 없는것이 친구로써 바라보기가 참으로 안쓰럽기는 했다. 


"너 학교는 어디가냐?" 

"S대 경영학과." 

"미친.. 공부도 안한주제에 S대가 왠말이냐" 

"사실은... 빽써서 들어가는 거다.. 니만 알고 있어라.." 


학생이지만 빽을 써서 들어가면.. 

다른 학생들과는 강의실도 다르고.. 거의학생 취급도 못받는다고 했다. 

동아리 활동도 제대로 못하고. 

졸업장이 같아서 원래 학생들이 데모하지 않는것만도 다행이라는 얘기를 하는 

그의 얼굴은 왠지 어두웠고... 

게임에 미치지 않고선 견디기 힘들다는 그의 말이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 


될뻔하다가. 


"시발 니가 공부했으면 거기 진짜 학생으로 가는거 아냐?" 

"......시발 그렇군" 


그냥 공부하기 귀찮아서 게임하는놈의 핑계였을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민아 내기 스타 한판 하자~" 

"그냥 돈 1500원 달라고 그래라 치사하게 내기스타 하자고 그러지 말고" 






첫 만남에 딸딸이를 치고 있던 친해지고 싶지 않은 녀석 하나가 있다. 

하루에 적어도 한번을 치지 않으면 살 의욕이 없어진다던 그... 

"아. 오늘은 세번이나 쳤다" 

하고선 웃는 그녀석의 면상을 한대 후려치고 싶은 욕망이 생겼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였을 것이다. 


"도대체 누구 생각하면서 딸딸이를 치냐?" 

"응 니생각" 

"시발" 


친구들에게 말하는 투가 하도 띠꺼워서 

띠브(띠꺼운 브라이언) 이라 불리었던 그녀석... 


그녀석 과의 첫 만남이 기억에 난다... 

기숙사에 들어와서 한국친구들을 만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른 한국애들을 

만나보려고 돌아다니다가 그녀석 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방에는 아무도 없는듯 했고.. 

불이 켜져있었기에 모두들 의아해하며 나가려는 찰나... 

가려져 있는 침대 커튼 사이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는 듯 했다. 


서...설마 


누군가가 화들짝 침대 커튼을 위로 올렸고.. 

그녀석은 이불을 덮고 누워서 우리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양손은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씨..씨발 딸딸이 치는거냐?" 

반항하는 그녀석을 붙잡아두고 이불을 벗겼다가. 

잔뜩 부풀어오른 그녀석의 똘똘이를 보고 

다같이 욕하면서 나왔다. 

정말 징그러운 광경이었다. 


조금 후.. 

후배녀석이 떨리는 음성으로 말한다. 


"혀..형" 

"응" 









"싸...싸고있었어요." 





나중에 그방에 들어가자 별일 아니라며 제대로 닦지도 않은 손으로 컴퓨터를 만지작 거리고 있던 

그녀석... 



동생과 유난히 친했기에 동생생각하면서 딸딸이 치냐고 놀렸고.. 


"그럼 안되는거야?" 

라며 되묻던 그녀석의 얼굴을 한대 후려갈기고 싶던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을 지도 모르겠다. 


"시...시발. 진짜야?" 

"병신아 당연히 거짓말이지..." 



근데 왜 그녀석의 침대 머리맡에 그녀석의 동생의 잠옷사진이 걸려있었을까... 

(참고로 그녀석 동생이 참 미인이었다.) 









첫 만남에 술에 취해 나에게 키스를 퍼부었던 그녀가 있다. 

맨정신이면 몰라도 술에 취한상태에서 키스를 하는 것은 꼭 유쾌한 일이 아닌 것만은 사실일 지도 모르겠다. 

키스를 하다가 나에게 사귀자고 해놓구선 다음날 


'응 나 술에 너무 취해서 헛소리 했나봐 나 남자친구 있어 미안'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을 일축시키려던 그녀.. 


사실 그녀에게 은근히 보다는 조금 더 많이 마음이 있었기에 많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었고.. 


"미안하다고 했잖아.." 

하면서 나에게 짜증을 냈지만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그런 관계가 깨끗이 정리가 된다면 

이 세상에 싸움은 왜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술한잔 사줘. 그대신" 

"알았다." 


또 술마시고 취해서 내게 키스를 퍼부어 대던 그녀. 

"씨발 누나 술버릇은 술마시면 키스하는 거유?" 

하고 따졌지만 술에 취해서 이미 정신이 하나도 없는 그녀에게 들릴 턱이 없었다. 



택시를 태워 보내며 모텔을 잡지 못한 것을 순간 후회했지만 

'사랑이 없는 섹스는 어설픈 작가의 잘난체와도 같은것' 

이라는 생각에 담배 한개피로 내 마음을 위로했다. 





다음날에도 

'술에취해서 그랬나보아 미안' 

하는 문자를 받았고.. 

남자친구가 있다기에 별다른 말은 더이상 꺼내지를 않았지만... 



그녀에게 남자친구 따위 없다는 말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들으며 

기분이 묘해졌던 것은. 나의 착각이 아니었을 것이다. 


"싫으면 싫다고 그래!" 


"응 너 싫어" 


"-_-" 







첫 만남에... 

한눈에 빠져들었던 그녀가 있다... 



비록 아직까지도.. 

사랑한다는 한 마디 못했지만... 



"나는 누나랑 사귀면 안되나?" 

"어린것이 까불고 있어" 



헤헤 거리며 그냥 장난이었다는 듯이 넘어가곤 했지만. 

얼굴을 더이상 볼 수 없는 지금 

나는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 헤프게 보일까봐 끝까지 아끼어 두었던 한 마디 

그녀에게 건네지 못한 것이 그렇게 후회가 되었다. 


"지금이라면 네가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거 같아?" 

하고 묻는 친구의 말에 나는 할 말을 잠시 잃었고... 


잠시후 겨우 입을 열어 그의 말에 대답을 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도 그녀의 머릿결을 기억해 

아직까지도 그녀의 미소를 추억해 

아직까지도 그녀의 목소리를 듣곤해 

아직까지도 그녀의 모습을 보곤해 


그래 


나는 


그녀를 사랑해" 





첫 만남.. 


나는 그들과의 첫 만남을 가슴에 품어둔채 


오늘도 내 사연을 간직한다. 


by X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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