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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간 "문명의 속도를 따라 잡지 못한 진화" 댓글 읽다 답답해서
게시물ID : science_371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히치하이커42
추천 : 11
조회수 : 857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4/06/20 15:02:59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00678&s_no=900678&kind=humorbest_sort&page=1&o_table=science
 
진화에 대해 잘못 생각하시는 분이 많아서 반박 댓글을 달아도 반응도 없고, 답답해서 써봅니다
 
진화를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서 어느 정도 관점은 잡혀 있다 생각합니다.
 
활발한 반박, 토론이 있으면 좋겠네요
 
1. "늙으면 죽는것은 (성인병도 비슷한 느낌이죠) 자연선택에 유리합니다. 인간이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는한 단순히 자연선택만으로 신체 수명이 증가할 이유는 없죠 자연선택은 생식을 한 개체의 건강에는 관심이 없으니까요"  "보충 하자면 고혈압 당뇨병 암 잘 걸리는사람이라고 20대 30대때 죽는게 아니므로어차피 비슷한 수의 자식을 낳죠 그럼 자연선택이 하는 일은 끝"  "낳는다고 끝이란건 자연선택의 역할을 말하는거죠. 번식이 끝난개체는 진화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으니까요."  "그 건강함이 번식을 하는 2~30대 까지만 유지되면 진화론적인 입장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번식이 끝난다음에는 나 알바 아닌것이죠;;; 실제로 사람도 보면 아무리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더라도 2~30대에는 티가 안납니다... 40대가 넘어가면서부터(번식기(?)가 끝나는 무렵) 티가 나지요..."
-> 이건 제가 단언합니다. 다 틀린 진술입니다. 진화론에서 "양육"도 중요한 테마 중의 하나입니다. 양육을 완전히 무시한 채 진화론을 논하다니요... 번식 이후에 성인 개체가 얼마나 살아남느냐, 얼마나 건강하게 살아남느냐, 살아남아서 양육에 자원을 얼마나 투입하느냐, 또 다른 후손을 얼마나 번식할 것인가, (댓글에서 다른 분이 지적한 것처럼) 성인 개체가 후손과 자원을 두고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가 모두 후손의 생존과 번식 가능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2. "탄수화물을 남들보다 만이먹어도 당뇨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마찬가지로 비만/고혈압에서도 같은 특이점을 보이는사람이 지금의 인간을 둘러싸고잇는 환경에서 생존에 유리하기때문에 이사람들을 뺀 모두가 자연스럽게 죽어주면...진화(생존)에(이환경에한해서) 유리....."
-> 이분은 몇몇 열등한 개체가 없어지면, 인간이라는 종이 생존에 유리할 것으로 얘기하는데, 인간이라는 종을 선택의 단위로 본 것이죠. 종선택이라고 합니다. 종선택은 대중 사이에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만, 다윈을 이래 현대 진화론까지 종선택은 거의 지지받지 못합니다. 여기서 생존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비만/고혈압에 특이점을 보이게 하는 유전자입니다.
 
3. "이제 인간에게 자연선택설은 적용되지 않죠. 문명 때문입니다. 과거라면 약하고 아픈 사람들은 금방 죽었겠지만 일단 사회적 약자는 사회의 제도, 법 등에 의해 보호 받고 있으며 재력가들은 일반인들이 흔히 받을 수 없는 의술의 혜택을 받죠. 특히 돈이 많기만 하면 더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부터 자연선택은 인간에게 절대 적용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빈민층에서 더욱 더 생존에 유리한 돌연변이가 일어났지만 과연 그것이 퍼질 수 있냐는 거죠. 일반적인 재력가도 와이프가 한명이기 때문에 자손을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나마 일부다처제를 채택하고 돈도 많은 중동 갑부의 경우라면 우수해진 유전자를 보존하는데 훨씬 유리하긴 할겁니다. 그래서 지극히 제 생각이지만 더 이상 인간에게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태 돼도 살아남고 발전이 돼도 이래저래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의합니다 문명을 뒤흔들 천재지변 같은게 일어나지 않는한, 인간에게 특기할만한 진화(현재와의 차이)는 일어나지 않을것 같네요"
-> 환경은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과 문화적인 것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사실 환경요소들을 이런 식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죠. (구분하기 어렵지만 굳이 구분해서 말하자면) 자연적인 환경에서는 도태되었을 개체가 문명이 힘으로 도태되지 않기 때문에 선택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진화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문명의 힘으로도 극복하지 못하는 질병이 있는 한 유전자 간 생존가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진화를 결정하는 것에는 생존가 외에도 번식가가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남녀 비율이 1:1에 거의 가깝고, 일부일처제가 상당히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번식가의 차이도 크지는 않지만, 여전히 중동 같은 일부다처제가 있고, 또한 일부일처제를 뚫을 수 있는 바람둥이 전략이 있기 때문에 번식가의 차이가 완전히 제거된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여전히 선택압에 직면해 있고, 앞으로도 진화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4. "동물은 죽기전까지 기회만 있으면 번식을 하지만 인간은 다르죠"
-> 지나친 인간중심주의적 사고라 좀 불편하네요. 인간을 동물과 구분하는 것도 웃기지만,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마치 우아한 것처럼 생각을 하시니 말입니다. 실제로는 인간이야말로 기회만 있으면 번식행위를 하는 동물입니다. 대개의 생물체들은 연중 정해진 시기에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방법으로 번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식물들이 꽃을 피는 시기, 어류의 산란기, 동물의 발정기 등등. 이 동물들의 번식행위는 오로지 번식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번식과 양육에 대체로 최적화된 시기에 번식행위를 합니다. 반면 인간은 번식을 위해서만 번식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쾌락만을 위해서 번식행위를 하기도 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기회만 있으면 번식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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