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잘먹소’ 제작진에게 방송권력 통한 인권유린을 허락했나
젊은 여자가 식사를 하는 중이다. 3,40대 남자들이 모여 앉아 식사하는 광경을 빤히 지켜보는 가운데,
만면에 미소를 띠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 남자가 연신 “옳지! 옳지!”를 외친다. 함께 보고 있던 남자가
갑자기 남이 식사하는 광경을 두고 다른 이에게 의견을 묻는다. “OOO 씨, XXX 씨가 족발 먹는 방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주 건강한 방식입니다. 채소의 섬유질과 족발의 단백질이….” 질문하는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이나, 자신들의 품평이 식사 중인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큰 고민이 없다.
심지어 이 광경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고 있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인터넷으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
모두 투표를 통해 이 사람이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를 평가하고 표를 행사한다.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은
방금 막 배부르게 한 끼를 먹었음에도 잠시 후 또 식사를 해야 한다. 여전히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어필해가면서.
-- 중략 --
MC들만 코멘트를 하는 게 아니다. “아무개가 OO 먹을 줄 아네.” 마치 어떤 메뉴는 이러이러한 식으로
먹어야 한다는 정해진 법이라도 있다는 듯, 새카만 후배들의 식사에 감탄을 하고 박수를 치며 품평을 하는
연예인 평가단의 멘트도 쉴 틈 없이 치고 들어온다. 한번 먹을 때마다 주어진 시간은 고작 10분, 가뜩이나
소화도 안 되게 옆에서 이래저래 품평을 하는 것도 불편해 죽겠는데, 심지어 이게 경쟁이라서 어떻게든
맛있어 보이게 먹어야 한다. 그래야 인터넷 실황 중계로 지켜보는 이들로부터 표를 받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해서 이기면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서 또 밥을 먹어야 한다.
-- 중략 --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진행된 생방송에서 출연자들은 쉴 틈 없이 먹고 또 먹었다.
출연자들은 짜장면 면발이 퉁퉁 불어서 척 봐도 맛있게 먹기 어려운 상태인 게 뻔해도 마치 천상의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리액션을 연출해야 하고, 그 모습을 수많은 남자 방청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지켜보는
스튜디오 한 가운데에서 전시해야 했다.
말하자면 ‘맛있게, 먹고 싶은 만큼 식사를 하며 행복해 하는 나’를 대중 앞에서 연기한 셈인데, 카메라가
잡고 있지 않는 순간 참가자들이 연기를 내려놓고 힘겨워 하는 모습도 포착이 됐다. 급기야 다음 회차
예고에는 평소 섹시콘셉트를 내세웠던 전효성과 경리가 ‘섹시하게 먹는 모습’을 두고 자웅을 겨루는
장면까지 등장했다. 뭘 어쩌자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까?
-- 중략 --
http://media.daum.net/entertain/enter/newsview?newsid=20160630135027097
* 마음껏 먹으라더니 먹는 시간 10분 주고 빨리 안먹는다고 MC들이 닥달하고. 녹화시간도 밤 10시에 잡아놓았는데
쉬는 시간이 없어서 방청객들은 화장실도 못가고 출출하고... 먹방계의 아육대죠.
당연한거고 제일 중요한건 인터넷 생방이던 TV 편집판이던 재미가 없다는게 가장큰 문제죠.
진짜 기자말대로 어떤 돌머리가 이 프로 기획하고 허가를 해준건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