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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가 정말 좋아하는 글.
게시물ID : gomin_4401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JS_DM
추천 : 4
조회수 : 57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10/15 03:40:28

한 때 정말 힘들 때 학교 커뮤니티에 힘들다고 질질 짜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한 분이 보내주신 메일이에요.


이거 읽고 폭풍 울었던때가 생각나네요...


읽고 힘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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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사랑 안믿으세요?

저도 사랑 안믿어요. 이런게 사랑이라면 안 할 거에요, 죽어도.

예전부터 믿은 적 없어요. 믿어보려고 했는데 앞으로도 안믿을거예요. 없다고 생각하고 사는 편이 더 나으니까.

 

22살이라고 했어요? 저는 서른셋이에요.

저도 스무살 때 아픈 연애 해봤고 이번이 두 번째 였어요. 근데 스무살에 그 연애가 끝났을 때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듯 이번도 그래요. 난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어요.

 

헤어진지 석 달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그 사람이 못먹고 못 살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처절하게 후회해서 나한테 했던것 그대로 당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 사람이 휘두르는 칼에도 찔려봤고 매일매일을 맞고 살았어요. 그래도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랑이니까. 사랑하니까. 그런데 정말 사랑하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했든 행복을 빌어줘야 하는거 아니에요? 전 아니에요. 전 지금 증오와 분노만 남아요. 이건 사랑한 후에 남을 수 있는 감정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사랑 한 적이 없어요.

 

하루하루가 끔찍했는데 더 끔찍한건 내가 그 사람이 그러는데도 너무 많이 좋아한다는 그 사실이었어요. 그게 다 이유가 있었겠지 하고 믿고 싶어졌던거예요

웃기죠?

 

나이는 나랑 동갑인 줄 알았는데 스물일곱이더라구요?

직장도 거짓말, 나이도 거짓말, 사는 곳도 거짓말, 몰라요. 다른 여자가 있는지도 몰라요. 결혼을 했었는지도 몰라요. 난 그 사람에 대해서 아는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일년 반을 사귀었는데 말이에요.

 

근데 난 그런 사실들을 알면서도 다 좋아했어요. 그 사람이 내게 솔직하게 말하고 용서를 빌길 바랬어요. 그래서 찾아갔어요. 이유가 있을거라고 믿고싶었어요. 그리고 찾아가서 물었어요. 나 속인것 없냐고.

 

없대요. 자기를 못믿어준다고 또 난리였어요.

그리고 그 날 또 맞았어요. 집착에 구속에 의처증에 사귈때도 장난 아니었거든요. 생각해보면 자기가 속이는 사람이니 나를 못믿은건 당연하고 속이는 사람이니까 속는데에 민감해서 집착하고 구속했던 거겠죠.

 

찾아갔던건 그 사람이 스스로 다 털어놓고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면 용서해주고 다시 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근데 끝까지 거짓말하고 그 날도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하고 비가 내리는데 우산도 없는 나를 길거리에 혼자 두고 택시 타고 갔어요. 그 뒤로 못본지 석달이 넘었어요.

 

그래도 그 사람이 좋았어요. 두번째로 인생을 올인해본 사람이니 그게 너무 좋았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 그게 점차 분노로 바뀌더니 제가 너무 바보같고 병신같고 그냥 힘든 연애를 한다는 그 자체에 중독되어있었던 것 같고 비련의 여주인공병에 걸린 것 같고 점차 그 분노가 증오로 바뀌면서 이 놈이 내 인생을 망쳤다는 생각이 들기시작하면서 이딴게 사랑일리가 없다고 생각해 버리게 됐어요.

 

사랑한게 아니에요. 우린 그냥 서로 병신놀이를 한거예요. 사랑이라 믿은거고 그리고 전 이번 일을 계기로 사랑도, 사람도 안믿어요.

 

그리고 절대 못잊을거라 생각했던 나도 그 짐승같은 인간을 잊어가고있어요. 아직도 많이 아프고 너무 충격적이라 토하고 울고 쓰러지고 했지만 아무튼 지금은 밥도 챙겨먹고 하루에 한 두시간 정도 잠도 자요. 원래 한시간도 못잤거든요.

 

 

우리가 사랑을 못믿는다고 해서 누가 우리한테 이상하다 사랑을 왜 못믿냐 믿으라 할 이유 자체가 없는거예요.

그 사람들은 왜 그럼 사랑한다면서 잊어요? 왜 사랑한다면서 미워해요? 사랑하면 어떻게 잊고 미워할수가 있겠어요?

 

 

님,

저도 사랑을 못믿는 주제에 '님은 나이가 어리니까 멋진 사랑이 찾아올거다' 하는 말은 못해주겠어요. 하지만 곧 그 사람을 상쇄할 사람은 와요. 반드시 와요. 그건 맞아요. 지금 당장은 그 사람이 전부인 것 같아도 결국 그 사람도 육십억 인구 중 한 사람일 뿐이에요. 내게 와서 특별해 진 것 뿐이에요. 그 특별함은 누가 만들어 준건데요? 내가 만들어준거에요. 누구든 내게 특별해 질 수 있구요. 내가 선택하는 거니까.

 

힘내요

주위 사람들이 이상한 것도 아니고 님이 이상한 것도 아니에요. 그냥 그 사람들은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거고 우린 아니라고 생각 하는 것 뿐이에요. 그냥 그 차이에요. 정말 그 뿐.

 

도움이 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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