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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부스러기] 6. 허수는 가짜수이다!
게시물ID : humorbest_3717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힘센과자
추천 : 38
조회수 : 6629회
댓글수 : 1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7/18 00:26:09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7/17 22:10:27
으아................. 답글을 달다가 실수로 글을 삭제하였습니다... 아찔한 순간이었음 ㅠㅠㅠㅠ 광속으로 뒤로가기 누르니까 복구가 순간 되어서 소스를 붙여넣을 수 있게되었네요-_-; 관심 & 추천주신분들 죄송합니다ㅠㅠ 답글 캡춰해서 다시 올립니다// (제목은 약간 어그로...)미국 수업시간에 '신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에 대한 그림의 본문내용(은 그렇다 치고) 및 리플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여.........(-ㅂ-;) 이 글을 적습니다ㅠㅠ

제 생각에는 허수라는 이름이 결과적으로, 개념을 굉장히 오도하는 것 같습니다.

대략 추천 받은 리플들의 내용을 요약하면

Claim(일부 오유인) : 허수는 원래 존재하지 않음. 단지 필요에 의해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수이고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되묻고 싶군요. 도대체 ‘존재하는 수’란 무엇인가요? 1은 존재하나요? 역사상 1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추상적 개념을 시각적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1를, 소위 말해 인지하십니까? 사과 1개에서 1를 느끼고, 1kg짜리 돌덩이에서 단위무게로서의 1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물론 ‘인지’를 조금 엄밀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만…). 하지만 과학적 소양이 조금 있으신 분들은 물질의 양자성에서 허수단위 i를 느낍니다. 현대물리를 지배하는 양자역학에서는, 모든 물질이 고전역학에서 F=ma(물론, F, m, a는 단위를 제외하면 실수)를 풀듯 슈뢰딩거 방정식(Schrödinger equation)이라는 편미분방정식을 풀게되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displaystyle i\hbar\frac{\partial\Psi}{\partial t}={\hat{H}}\Psi (time-dependent form) (단, i는 허수단위, \hbar는 reduced 플랑크 상수, \Psi는 파동함수, \hat{H}는 Hemiltonian.)

편미분방정식을 풀기 위해서도(특히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ation)을 위해서도) 필연적으로 복소수가 필요한데, 방정식 자체에 i가 들어 있으니 마치 우주가 복소수를 알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따라서 복소수의 존재의 이유는 말하면 입아프고 쓰면 손아프며, 만약 자연수 1이 존재한다면, 비슷한 논리로 i도 존재할 것입니다.(저는 복소수가 우주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간혹 실수는 ‘시각화’되지만 허수는 되지 않는 점을 근거로 허수는 존재하지 않음을 역설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그 논리의 이면을 살피면 결국 거리함수(metric mapping)의 치역인 ’0 이상의 실수’만이 존재한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모든 실수는 존재하며 그 이외의 수는 가짜수다’라는 주장을 하는것이 아니라 ‘모든 0 이상의 실수만이 존재하며 그 이외의 수는 가짜수다’라는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음수조차 인정을 안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저번에도 잠깐 설명을 한번 했던 다음과 같은 실수의 고약한 성질들을 알고나면, 과연 실수가(그것이 양의 실수건 음의 실수건) 물리적으로 합리적인 체계인가 의심이 들 지 않을 수 없습니다.

Paradox(Zeno) : 무한한 과정이 존재한다?

아킬리스와 거북이의 달리기 이야기는 들어보셨을겁니다. 소위 ‘제논의 역설’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조금 앞선 거북이를 아킬리스는 따라잡을 수 있느냐는 내용입니다. 이야기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아킬리스와 거북이가 달리기를 하는데 거북이가 조금 앞서있다. 2. 아킬리스는 거북이의 출발점까지 도달하지만, 그동안 거북이도 진행하여 여전히 앞서게 된다. 3. 아킬리스는 거북이의 2.의 출발점까지 도달하지만, 그동안 거북이도 진행하여 여전히 앞서게 된다. 4. …

(이 문제의 본질은 (역설이 언급된 고대 원문을 직접 보아도)무한한 과정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물음이지만, 흔히 사람들이 무한급수(infinite series)에 관한 문제로 와전시켜 무한급수 이론으로 이 역설을 해결하였다고 잘못 인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명백하게, 아킬리스는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무한한 과정에 필연적인 가정은, 시공간이 실수와 같이 연속체(continuum)이어서, 무수히 쪼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아킬리스와 거북이 사이 거리를 무한히 작게 좁힐 수 있다는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위와 같은 과정은 기껏해야 유한번에 끝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러한 무한한 과정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우주에 이렇게 ‘무한’이 직접 개입하는 것은 뭔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철학자들이 많고, 따라서 이러한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에너지도 이산적인데 시공간이라고 이산적이지 못할 이유가 뭐냐! 라며 대략 Plank scale의 이산적인 시공간(discrete space and time)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면, 우주에는 ‘최소 길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한한 과정 쯤이야 우리의 우주느님 속에 내포되어있을 수 있다! 실수는 실재한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정리라면 어떨까요?

Theorem(Cantor) : 아무리 작은 구간 \textrm{I} \subset \mathbb{R}를 가져와도, 일대일 대응 \displaystyle f:\textrm{I}\rightarrow\mathbb{R}^{n}이 존재한다.

만약 실수가 우주에 실제로 존재하고, 어떤 구간이 존재하기만 하면 우리는 위의 함수 f를 통해 우주의 레알 모든(!) 정보를 손바닥 안에 전부 구겨 담을 수 있다는 것을 개념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논의 역설보다 훨씬 더 굉장히 거부감이 드는, 불합리한 사실임에 대다수가 동의하실 것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실수는 우주를 가장 닮은 수체계’이다라는 주장을 살펴봅시다. 하지만 대부분이 해석적인(analytic) 우주의 함수들 사이에서, 미분만 가능하면(differentiable) 해석적이게 되어버리는 우리 복소함수가 우주를 대표하는 함수가 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전혀 없겠습니다.

Theorem(Cauchy) : \displaystyle f:\mathbb{C}\rightarrow\mathbb{C}가 미분 가능하면, f는 해석적이다.

세줄요약 실수가 존재하면 허수도 존재함 복소수가 실수보다 훨씬 nice함 정수 혹은 자연수만 존재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께는 할말 없음

수학으로 베오베가는 그날까지……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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