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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겨울, 그녀와의 추억
게시물ID : humorstory_3718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다다당
추천 : 1
조회수 : 32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3/28 08:23:53

처음만난건 친구덕이였습니다.

원래 집에 혼자있는 시간이 많아 바깥외출이 많지 않았는데..

어느날 친구가 선뜻 술 한잔 하자며 연락을 주더라구요

낯선사람과 합석하는걸 꺼려하는 저는 누구누구와 만나는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왠일로 이놈이 말하기를 여성분 두분이라고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딱 저까지, 네명에서 마신다는겁니다.

저는 재차 물어본뒤, 완전 흐름이 2:2 소개팅같은게 아니냐, 내가 모르는 두분 아니냐 그랬습니다

뭐 그런거다 라고 말꼬리를 흐르며 그래서 올거냐고 묻더군요, 싫은거냐고..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안싫다고, 좋다고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날짜는 삼일뒤..

한껏 부푼마음에 이름도 모르는 여성 두분을 제 마음속으로 그림그리듯 그리며 그 설렘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얼굴에 뭐가 나지 않았나 괜스레 거울 한번 더 쳐다보고 당일날 쓸 왁스도 괜히 미리 꺼내놓고..

 

한명은 동갑인 제 친구의 친구.

또 한분은 그친구분의 아는 동생이라고 하네요

친해지면 오빠소리도 듣겠다는 생각에 설레임은 커져만 갔습니다

 

당시 막 겨울에 접어들어 조금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목도리도 꺼내놓고..코트도 드라이 해놓구요. 구두도 깨끗히 닦았습니다.

외출이라곤 잠시 집앞 근처에 나가는게 근처였던 저는 후질구레한 츄리닝은 뒤로한채 D-DAY를 위해 꽃단장 할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때였습니다, 친구놈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뭐하냐는 말로 운을 띄우며 제게 말하기로는 또 츄리닝 차림으로 나오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하더라구요

콧움음을 치며 걱정말라고 코트도 드라이 해놨다며 제가 꽃단장을 하고 나갈것이라고 했더니 걱정스런 웃음을 짓더군요.

그러며 얘기를 하는게..

상대 여자 두분중에 한명이 자기친구라고 하지않았냐고..

사실 그친구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둘이 보자고 말하기가 영 껄끄러워 그쪽에서 한명, 이쪽에서 저를 불렀다고 고백을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하는말이, 관심을 가지려면 동생쪽에 관심을 가져달라 하더라구요..

마음대로 하라고, 사실 별 기대하고 가는거 아니라고 말하며 내숭을 떨었습니다

하지만 기뻣죠, 이제 맘놓고 1:1구도니까요..

저 역시 달달한 오빠소리를 못들어본 사람이기에 그 연하분에게 더 호기심이 갔던게 사실인지라..내심 기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샤워를 마치고 난뒤 기분좋게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이상하죠? 얼굴도 모르는데 삼일이란 시간동안 얼마나 설레였던지..

오랜만에 외출이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은.. 벅차 오르더군요.

약속시간은 저녁 6시 30분.

근처 역앞에서 만나기로 했고, 친구는 저보다 더 멀리살아서 먼저 출발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준비하고 준비한 나름 꽃단장을 마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현관을 나섰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는길, 평소 차멀미가 있어 차타기를 꺼려하는 제게 버스 창문너머가 어찌그리 이뻐보이던지..

그렇게 약속장소, 역사에 있는 롯데리아 건물 아래 도착했습니다.

친구놈은 아직 안보이더라구요

약속시간보다 10분 이른시간이였기에 곧 있으면 오겠지 하며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근데 저쪽에 도보로 한 열걸음정도? 떨어진 거리였는데, 작은 체구에 파란 코트?같은걸 입은 한 여성분이

저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계시더라구요

그저 잠깐 차림새만 봤을뿐,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금새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저기서 친구놈과 자기가 좋아한다고 했던 한 여성분으로 보이는 분과 같이 둘이 걸어오더라구요

근데 여성분 한분이 이상하게 손을 흔들며 제게 인사하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도 모르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지 뭡니까

그렇게 친구놈에게 왜이리 늦었냐며 멋쩍은 구박을 주며 한분은 언제오시냐고 묻자 친구놈이

" ??? 뭐야 둘이 만나고 있던거 아니였어? " 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전 " 뭐? 무슨소리야 "라며 시선을 살짝 왼쪽아래로 틀었는데..

작아서 인기척도 없는걸까요 아까 그 파란코트를 입은 여성분이 제 옆에 서계시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랬습니다..제친구가 좋아한다던 동갑에 이 여성분은 제가 아니라 이분께 손인사를 한것이였습니다

위치상 저보다 뒤쪽에 계셔서 제쪽을 보며 손을 흔드셨고 저는 또 그걸 착각해서 손인사를 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더군요.

그렇게저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수줍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러자 저보다 더 수줍어 하시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시더군요

그렇게 이쁜얼굴은 아닙니다만..남자들에게 고백몇번 받아봤겠구나 하는 정도의 얼굴?

체구가 작아 더 그런지 날이 추워 얼굴에 홍조를 띈 모습이 어찌나 그리 귀엽던지..

잘나왔다. 라고 생각하며 새삼 친구놈이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동갑인 여성분에게도 인사를 나누고 친구놈에게 어디 알아봐뒀냐고 했더니 아, ~~로가자 라고 하더라구요

둘이서도 가끔 가던 동네 분위기 괜찮은 술집이였습니다

그때였을까요, 술 먹을 생각을 하자니 속이 걱정되고 속 걱정을 하다보니 제가 밥을 안먹을걸 깨달았고 그러자 배고 고파오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놈에게 조심스럽게 "야..밥먹었어?" 라고 물었고 친구놈은 같이온 여성분과 먹고오는길이라고 하더군요

얄미운자식..같이 먹자소리도 안하고..

그렇게 몇발자국 땟나, 그러고보니 통성명도 안했더라구요?!

그래서 어색한 분위기를 깨며 " 그러고보니 우리 통성명도 안했네요.."라고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자 친구도 그러고보니 맞다며 이름도 모르면 안되지 않겠냐고 만난지 5분이 더 지나서야 통성명을 해주더라구요.

22살

은서..

유은서, 그녀의 이름이였습니다.

이제서야 그녀의 이름을 알게되다니..하고 진작 물어볼걸 그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동갑인 분과도 제대로된 인사를 나누곤 은서씨에게 물었습니다

" 저.. 은서씨 혹시 식사하셨나요? "

당연히 네라고 할것이라 생각하던찰나 그녀가 말하길

" 아뇨, 집이 조금 멀어서..늦을까봐 급하게 오느냐고 밥을 못먹었어요.."

그랬더니 이 친구놈이 눈치가 좋은건지 지가 둘이 있고싶은건지..

" 그럼 둘이 밥먹고와~ 우리 먼저 들어가있을께. 빈속에 마시긴 좀 그렇지~ "

은서씨는 쭈뼛쭈뼛 아무말도 못했고, 제가 먼저 " 그래요 은서씨 저도 혼자 먹기는 외로우니까..같이 식사 안하실레요? " 라고 물었고

은서씨는 곧 말없이 고개만 두번 끄덕였습니다.

그 모습마저도 얼마나 귀엽던지..

그렇게 친구놈을 먼저 술집으로 보내고 둘만 남았는데 막상 갑자기 모르는 여성분과 식사를 하려니 뭘 먹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 저..아까부터 좀 떠시는게 추워보이시던데.. 뭐 따뜻한거 먹으러 갈까요? " 라고 먼저 제가 운을 띄웠고

곧 은서씨는 " 그럴까요?.. " 라고 대답했습니다

설렁탕,  길건너에 자주가는 설렁탕집 말곤 생각이 나는게 없더라구요

뭐 아는것도 그뿐이지만..

" 혹시 저기 설렁탕집인가요? 저리로 갈까요? "

잉?? 마냥 수줍던 그녀가 아니였나!

먼저 말을걸며 또 어디로 갈지 정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제 속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설렁탕집으로 가자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은서씨와 발을 맞추며 설렁탕집으로 향했습니다.

저보다 키가 많이 작은터라 보폭을 맞추려 나름 애썼는데도.. 그마저도 은서씨는 힘들어보이더군요

어쩔줄 몰라 쩔쩔매며 다시 어색해진 분위기를 뒤로한채 설렁탕집 앞에 섰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그녀가 제게 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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