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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 감상문. (아쉬운점)
게시물ID : humordata_4082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SD
추천 : 7/4
조회수 : 981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7/08/02 01:34:40
우선 우리나라에서는 디워가 충분히 성공할것 같다. 나는 지금 한국에 있지만 곧 다시 미국으로 갈꺼고, 내가 문화나 예술을 보는 관점이 확립된 청소년기도 미국에서 보냈다. 영화를 보는 취향도 미국에서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나름대로 찾아서 보고.. 어쨌든 미국인이 영화를 보는 관점을 많이 알게 됐다. 각설하고, 초반 골동품가게 나오는 장면은 참 잘 구성한것 같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동양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가고 있는데, 제대로 연구하거나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고 그냥 뜬구름 잡는 식으로,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어쨌든 동양문화(특히 고대의)를 신비스러워하고 신기하게 보는 것은 굉장히 흔히 볼수 있다. 전설 이야기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조선의 모습이 또한 미국인에겐 신선하게 보일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트록스 군대가 서양갑옷 입고 무자비하게 얻고자 하는 바를 위해 닥치는 대로 죽이고 여인네들 옷도 마구 찢고 하는것이 제국주의 서양 강대국들의 학대와 착취를 상징화 한것 같아 섬짓했다. 하람과 여의주처녀(이름이.. 나왔나요?)의 로맨스의 "가까이 지내다 보니 당연히 서로에게 마음이 가게 되었다.." 이런 설정은 우리야 무협소설이나 사극 등을 봐서 익숙하여 바로 인정이 되지만 외국인은 좀 의아해 할수 있을것 같았다. 그리고! 골동품가게주인 잭이 윤회에 대해 이야기 할때, 조금 아쉬웠다. 좀만 더 발전시켰으면 좀더 스토리에 깊이를 줄수 있었던 부분인데... 이든과 새라의 로맨스가 너무나 급속히 전개되고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전생에 서로 엮여 있었으니 당연히(!)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좀 낫다. 아쉬운 점은 이 윤회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자세하게 설명했으면 윤회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던 미국인들은 "아 맞아! 나 저거 들어봤어!" 또 모르던 미국인들은 "오.. 신선한걸?" 할수 있었을 것이다. 나중에도 잠깐 인연에 대해서 나오는데 그 비중을 좀더 늘렸으면 개똥철학이라도 철학찾기 좋아하는, 특히나 동양철학처럼 이색적인 것을 좋아하는 젊고 진보적인 미국인층에게 어필할수 있지 않았을까? 어차피 처음 1500개 극장에서만 상영했을때 이런 "한국영화"를 냉큼 볼 사람은 뭔가 새롭고 실험적인 것을 바라는 관객들이기 때문에. 또 한가지 신선했던 부분은 바로 이든은 새라의 운명에 대해 아무것도 할수 없었고 새라 자신도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것이다. 보통 헐리우드 영화의 기본 정석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주인공.. 악당은 쉴새없이 주인공을 공격하고 주인공은 포기할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여 결국 선을 이루어낸다. 하지만 디워에서는, 물론 절대악당인 부라퀴가 있지만, 그 이무기가 나타나게 된 것 자체가 하람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태어나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물론 새라도 마찬가지... 이렇듯,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사상은 굉장히 동양적인 사상이다. 물론 서양에서도 한때 기독교 때문에 "모든것은 신의 뜻" 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전형적인 서양적 가치관은 도전하고 물리쳐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 자체를 바꾸는 사람을 영웅이라 한다. 하지만, 이 "디워" 에서는 그 운명을 받아들였을때.. 세상이 제대로 돌아갔다. 이것은 실로 블록버스터에서는 쉽게 볼수 없는 (매트릭스에서는 약간 다루었지만) 파격적인 가치관이다. 참 안타까운 것은 이것을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든의 고뇌, 또 새라의 결심 등을 조금만 더 자세하게 표현했더라면, 신선하고 동양 냄새가 물씬 나는 (하지만 고리타분한 오리엔탈 냄새는 안나는) 전체적인 주제를 확립할수 있었을 것이고 그것은 역시나 뭔가 신선한 것을 좋아하는, 하지만 너무 다른것은 싫어하는, 미국인들의 취향에 잘 맞아 떨어졌을 텐데. 이렇듯 단순한 권선징악의 스토리라고 하는 디워의 스토리지만, 조금만 더 보완했더라면 박진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심감독이 그렇게 부르짖는 한국 문화의 미국으로의 침투를 더 쉽게 확실히 할수 있었을 것 같다. 보면서 너무 아쉬웠다.. 윤회사상, 운명에 대한 동양적 관점 등 그렇게 좋은 아이템들이 흐지부지 CG에 밀려 흐리멍텅하게 되어 버린 것이.. 한국에 친구가 전혀 없어서 동생과 보러 갔다. 워낙에 무뚝뚝하고 영화란거 자체를 그리 즐기지 않는 놈인데, 생각보다 재밌단다. 다행이다. 별로 보기 싫어하는놈 억지로 같이 볼사람이 없어서 데리고 간건데. 위에서 말했던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아쉬운 점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디워 미국에서도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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