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편하게 음슴체.
위의 뉴스는 내 군생활 마지막 훈련 기사임.
평소엔 그냥 저냥 잊고 사는데. 술을 좀 마시거나, 그날 즈음하면 생각이 아주아주 많이남.
언론과 부대발표상으로 조종미숙이니 뭐니 암튼 그리 결론내서 저때 조종했던 아이하나 영창보냈나? 암튼 그리 땡침.
저 훈련은 사단 수색대대 소총반(9개반)을 묶어서 한개 보병중대로 만들고, 사단 정찰대가 배속나와 실시한 중대조 전투사격 훈련임.
난 5월 17일에 전역한 사람이고. 이미 군생활중 소연병장 골대에 매달렸다가 골대가 넘어지면서 운이없게도 안면함몰로
대대원 한명이 운명을 달리한 케이스가 있었음.
이 훈련이 안 잊혀지는게, 늘 껄적지근한 훈련은 일상이었음에도, 죽거나-다치거나(중상이상..)-병신이 된 아이가 발생한 적이 없었음.
근데..이 빌어먹을 마지막 훈련. 그것도 말년휴가 일찍 다녀온데다, 후임분대장 아직 임무수행 어리버리깐다는 이유로 개말년에 차출되서 끌려간거임.
지금도 이 훈련의 악몽을 년중행사로 꾸는데...
그만큼 내겐 트라우마로 남았나봄.
당시 통제관(??Co장)이 무전으로 그것도 평문으로..."이 새끼들 빨리빨리 과감하게 기동해서 통과해라!!!!"
지금도 안 잊혀짐. 그때 그랬음. '아...미친X끼..여기 지형 개털인데 계속 저렇게 몰아붙이면 사고 안나면 다행이다..'라고...
아니나 다를까 사고났네?
아니나 다를까 조종미숙이네?
죽은 사람 둘은 말이없고.
그날 아침 말년이라고 연습기동 훈련 안뛰어도 좋다는 인솔 소대장말 듣고 텐트서 반합에 밥떠서 함께 간 말년 둘이서 밥비벼먹고 놀고 있었는데...
장갑차가 뒤집혔다고.
빨리나오라고.
숙영지 벗어나자마자 저 아래 교량옆에 장갑차 배때기 드러내고 전복되서 누웠네.
선탑했던 두명은 발견도 안되서 탈영한거 아니냐는 미친 개소리까지 소문나고.
훈련 따라나간 구난장갑차가 그거 들어내보겠다고 안감힘이네.
그게 들리나...안들리지...
부랴부랴 대대정비과에서 구난전차 기어와서...
상황 발생한지 몇 시간만에 전복된 장갑차 드러냈는데...
탈영했니 어쩌니하던 선탑자 두명. 장갑차 상판에 깔려서... 그 모습 지금도 안 잊혀진다.
한명은 조종수였고, 한명은 야전실습온 장교후보생이었는데.
지금도 그게 그들이 발표한데로 조종미숙? 그게 맞는지 지금도 판단이 되질 않는다.
그때 훈련에 참가해던 병사들...사고 소식에 그 자리에서 무릎꿇고 오열한 동료 병사들. 소대장들...
그 모습 지금도 생생한데... 지금에서야 찾아본 뉴스 기사엔 이따구로 마무리가 되었었구만....씨발놈들...
그날 훈련 급하게 모든 일정 종료되고...
장비 다 끌고 다시 대대로 복귀하는데...
대대에 잔류해있던 우리 소대장은 우리 차가 전복되서 죽은 줄 알았노라고...
위병소에서 부터 뛰어나와 울더라.
살아돌아와서 다행이라고.
유트뷰 우연찮게 링크타고 들어가보니.
미군들은 죽어서 고향 돌아와도 그렇게 다들 환영하던데.
우린 죽어도 왜 죽었는지 제대로 이유도 모르고, 알려주지도 않고, 알려고 해도 안되고... 뭐가 단단히 잘못된것 같다.
지금도 해마다 5월이면 참 우울하다. 그리고 술이 취하고 그때 생각이나면...
지금도 그때 그 장갑차가 전복된 다리위에서 오열하며 본인도 뛰어내려 죽어버리겠다고 울부짖던 그 유가족들 모습 잊혀지지가 않는다. 벌써 씨발 몇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술쳐먹고 꼴아서 잠들면 가끔 꿈에서 1999년 5월 12일 새벽에 텐트안에서 일어나는 꿈을 꾼다...미친...머리위로 가득 쌓여있는 완전군장에 총기류..방독면을 머리맡에 깔고 자던 그날 그 때로..ㄷㄷㄷ
아주 가끔은 3중대 막사 끝이 3소대 였는데...그쪽 출입구로 기어나와서 활동복 차림으로 드리블 연습하는 이종정이 모습도 꿈에 보임..씨발..이게 뭐냐..이게..
- 지금도 가끔 그때 그 훈련에서 왜 그렇게 그들이 죽었는지 궁금해하는 유가족이 있다면 얘기해주고 싶어요. 왜 그랬었는지. 어떻게 된 상황이었는지, 그리고 함께 간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 어떤 상처들이 남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