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어제 일이에요.
종로 5가를 가던 중 버스 갈아타려고 내렸다가
립밤이 필요해서 가게를 찾았어요. 요즘 입술이 찢어질거 같아서..ㅎㅎ
길건너는 중에 여전히 천막이 있더라고요.
가게에서 제꺼 고르고 한개 더 사서 무작정 천막으로 향했어요.
천막 안에 연극인분들, 종교인분들 등등 앉아계시던데,
유가족분들은 잘 구분이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앞에 서명하는데에서 서명하고, 노란리본 주시길래 감사히 받고
리본주신 분께 유가족들이 혹시 계시냐고 물어보니 아주 친절하게 뒤돌아서 저기 두분 계시다고 하고,
안내까지 해주시더라고요.
작디작은 걸 내밀면서
'저.. 제가 한개밖에 못샀는데요, 필요하실거 같아서 드려요.' 하니까
어머니 두분 중 한분이 받으시더니 웃으시면서 고맙다고 하고 옆에 계신 분께 드리더라고요. 서로 양보하시고..
고맙다고 하시면서 웃으시는데 그 미소에
전 눈이 붉어져서 더 환하게 웃으면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또 올게요!'
하고 휙 돌아서 나왔네요.
첫 방문이었습니다.
쑥스러워서 그리고 도움이 안되는 것 같은 미안함에 안쪽까진 못들어갔었는데..
좀 엉뚱하지만 드리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천막 뒷쪽에 분수가 나오던데.. 바람이 더 차게 느껴지는것 같아서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구경나오신 시민들도 계시고 조명 앞에서 사진도 찍고 그러시던데..
전 이기적인 마음에
마냥 밤새 차가운 바람이 분수때문에 더 차가워져서 가족분들 감기걸리고 더 추워하실거 같아서...
그냥 분수는 조금만, 잠깐만 틀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딸 잃은 엄마. 아들 잃은 엄마. 꿈에 매일 나올테고 억장이 무너지실텐데
이렇게 계속되는 악몽같은 시간에도
낯선사람의 아주 가벼운 선의에도 고맙다고 해주셔서
마음이 뭉클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