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도 아닌데 오늘도 방안에만 처박힌 내 모습 가치를 잃어가는 내 목숨 내 모든 의지를 다해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나태함의 최고 수준 제 버릇 개 못준 죄로 늘 배고픈데 먹을 게 없는 괴로움에 떠는 외골수 게으름뱅이 매일 패닉상태인 폐인
쓰레기 내 인생 이런 제길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공기 중에 떠다니다 흩어지는 먼지들 벽 귀퉁이마다 쳐진 뿌연 거미줄 원인을 알 수 없는 의욕 결핍증으로 종일 누워 있는 내 허리춤에 느껴지는 결림증 고민으로 가득해 터질 듯한 머리는 현기증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지 늘 현실은 날 병신으로 만들었어 지금 난 아무것도 집중할 수 없어 실은
물론 아직도 난 방바닥을 굴러다니고 두 번 다신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긴 한숨 속에 뿌려대 그렇게 방구석에 틀어박혀 하루를 보내는 한 마리 부엉새
운동부족으로 불어난 배둘레 때문에 비명을 질러대는 체중계 최근에 부쩍 핼쓱해진 내 눈엔 뵈는 게 하나 없어 그래도 알게 뭔데?
매일을 해 뜰 때 까지 난 게임을 해 폐인들의 대축제 Battle NET MMO RPG의 세계로 빠진 뒤엔 가상과 현실의 경계조차도 애매모호 Level Up을 위해 계속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도대체 뭐 땜에? 나도 모르겠네
오늘도 눈 떠 컴퓨터를 켜 손을 뻗어 멈출 수 없는 저 유혹들 속으로 속물로 가득 찬 동물농장 그 욕망의 소굴로 난 서둘러 자 노를 저어 골은 텅 비우고 모든 걸 비웃고 거들먹거리는 법을 배워 입을 더 이죽거릴수록 내 기분은 더 크게 부풀어 올라 그래도 역시
리모콘을 쥐고 돌리기도 지겨워
힘없어 지쳤어 난 피곤모드 빌어먹을 단 일초도 견딜 수 없어 난 미쳐 돌아버릴 정도야 모두 찢어버리고 싶어 짜증만 자꾸 나 따분한 삶은 나를 잡고 놔주지 않아 하품만 하는 날의 연속은 제발 그만 한숨과 싸우다 하루가 다 끝나 잠든 다음에야 나오는 말은 아뿔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