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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작소] 이 세계는 우리를 기다렸다 - 취성의 가르간티아
게시물ID : animation_3724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GK
추천 : 12
조회수 : 717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6/01/23 13: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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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본 리뷰는 실제 제작사의 의도는 확인하지 않는 순수 감상문입니다
*기억에 의존해 작성했음으로 추억보정으로 인해 감상이 약간 미화되었을수 있음을 미리알립니다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애니플러스에서 캡쳐된것 입니다
 
제목-취성의가르간티아
제작-프로덕션 I.G
감독-무라타카즈야
각본-???
화수-13화 + OVA 2화
플랫폼-애니플러스
CS_20150916155026.jpg

 
 
필자는 장르를 불문하고 일단 “애니메이션” 이라면 다 좋아한다
“일단 보면 재밌겠지” 라는게 나의 애니관 인데
항상 이런식이다 보니 이것도 이제 매너리즘에 빠지고 있었다
너무나 많은 애니메이션이 있고,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그 숫자가 무색할만큼 비슷비슷하여
그냥 비디오는 켜놓은채, “그래 넌 말해라, 난 듣고있을께” 같은 기분으로
감동도 없이 허송세월 앉아만 있었던 경험, 다들 없다고는 못할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소개할 [취성의 가르간티아]가 너무나 새로운 이야기라 놀랬다는건 아니다
단순히 설명하면 그저 전쟁터에서 미아가 된 군인이 지구로 불시착해
좋은일도 있고, 싸우기도 하고, 그렇게 잘됐다 잘됐다 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어찌보면 또 어디서 들어본듯한, 그런이야기란 말이다
 
우주전투.jpg
 
필자는 우주를 참 좋아한다
행성이 보이고 중력을 무시한 메카닉들이 서로 레이져를쏘고
주인공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그거 말이다 (안타깝게도 건담은 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1화의 스틸컷을보고
“이거다!” 라고 외치고는 아무도 없는 (심지어 가구조차) 텅빈 내방에
공허한 메아리가 돌아오기도 전에 나는 1화를 클릭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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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받은 감동은 아직도 있지 못한다
이건 그저 우주군인이 지구에 떨어진 그런 쉬운 이야기 따위가 아니였다
우선 기대이상으로 빵빵터지는 화려한 우주 액션과 그 연출에 놀랐고
조금 보고 있자니 사실 메카닉 액션물이 아니라 드라마 였다는것에 놀랐고
그리고 액션물이 갑자기 드라마로 바뀌는 부분을 눈치챌 틈도 주지않는놀라운몰입감에 놀랐고
마지막화까지 마치-
기분좋은 태양이 내리쬐는 주인공의 갑판위에서,
반짝이는 물결사이로 멀어져가는 도시의 풍경속에 정말로 내가 서있는듯한-
청명하고 상쾌한 작화수준이 또 날 놀라게 하였다.
 
정말, 몇시간동안 꼼짝없이 앉아있던적이 이때 말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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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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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거의 이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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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전쟁으로부터 시작된다
항성간 순간이동이 가능한 웜홀, 고지능 AI를 탑재한 [머신캘리버],
그리고 이런 첨단전투속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게 고도의 훈련을 받은
대규모의 군인을 양산할수 있는 [인류은하동맹],
아직 우리는 상상만이 가능한, 발전된 우주에서,
어디서 흘러들어온지 불분명한 고대생명체의 모습을한 [히디아즈]
 
[히디아즈]가 그들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고 [인류은하동맹]의 희생이 눈앞에 닥칠때,
그리고 이 사태를 숨죽여 지켜보던 당신의 심장이 뛰기 시작할때쯤-
[레드]소위는 탈출선을 미처 타지못하고 홀로 웜홀에 빠지게 된다
(※원문은 [레도]소위, 어째서인지 애니플러스에서 [레드]로 표기하였다)
비상사태를 감지한 AI [머신캘리버]의 시스템 [채임버]의 판단하에
동면상태에 빠져있던 [레드]소위가 눈을 뜬곳이 바로 취성, 푸른 별
 
바로 지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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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새로운 작품을 감상할때마다 1-2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아마 대부분의 작품들이 이 부분에서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이나 작품의 세계관을 설명할것이다
과연 작가가 얼마나 연출에 신경썻는가에 따라 작품의 몰입도, 그러니까 첫인상이라는 것이 결정되는것인데,
풀숲에서 뜬금없이 나타난 정령이나, 말하는 무기같은게
마왕의 취향이나 이 세계의 좌표같은걸 (마치 시청자가 들으라는듯이) 줄줄 말해버린다면,
필자의 경우,“뭐여 저게…”라고 아무도 없는 (아까도 말했지만 가구조차) 텅빈 내방에서
혼자말을 중얼거리다 작품의 몰입감을 망쳐버리는 것이다.
 
미안하다 사족이 길었다. 그러니까 무슨말이냐면, 일단 1화의 주요 장면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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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감상할 예정이라면, 저 노란리젠트를 주목할것, 남자중의 남자이다)
인부들이 공구하나씩 들고 정체모를 기계를 어떻게 하고 싶은 모양이다
뭐, 마음대로 될리가 없다.
그것보다 공돌이들이 저렇게 모였는데도, 어떻게 조립한줄 모르겟다던가,
이런 문자는 처음 본다던지, 이런 재질의 물체를 처음본다는 듯한 행동.
 
방금전에 깨어나 최신기기답게 자동으로 브리핑을 해주던 AI [채임버]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장면이다
 
사진으로 표현이 힘들지만, [레드]의 시점으로 볼때
이들은 일본어를 쓰지도, 자막도 나오지도 않아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수가 없는데,
사소해 보이지만 참 신경쓴 연출이라고 생각이 된다.
별다른 설명이 없이도 인물들의 언어가 다르다는점.
그리고 그 언어가 서로 다른 시간대의 그것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시점에서 보여줌으로써
지금 [레드]의 상황이 어떤지, 아주 자연스럽게 시청자가 받아들일수 있게 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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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채임버]의 분석으로 작가는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플래그를 꽂아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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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있던 우리는 벌써 눈치챘을 것이다
여기는 니가 있던 그 무서운 우주가 아냐, 너희보다 약간 문명이 떨어지지만 평화롭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주야- 라고,
하지만 [레드]는 아직 그 사실을 모른채 도망자가 되므로써 이 작품의 장르는 잠깐 스릴러가 된다.
그리고 덕분에 작품의 몰입감은 더욱 좋아진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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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애니에서는 반지를 끼면 서로의 의사가 자동으로 통역되는 참 편리한 도구가 있더라.
고 성능 AI [채임버]가 있을정도의 기술수준이면, 단순히 뭔가를 장착하는것만으로도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함으로써 제작진의 수고를 덜어주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어려운길을 선택했다. 고성능 AI답게 어휘 샘플을 수집하여 주인공 스스로가 언어를 배우는것이다.
 
그리고 지금 필자의 생각이 작가의 의도와 같다면, 이건 정말 좋은 한수였다고 생각 한다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첫 만남의 [레드]는 AI [채임버]의 도움으로 통역된 언어를 듣는 수준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짧은 대화를, 어리숙하지만 아주 열심히 배우고 따라하는 모습에서
결국 이 곳 [가르간티아]를 지키기 위해 몸소 출항하는 사이가 되었을 무렵엔 벌써 유창한 그들의 언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의 메인 테마는 “공생” 과 “성장”이다
[가르간티아]의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행동하며, 배워간다
특히나 주인공 되시는 [레드]의 성장이 눈에 띄게 보이는데,
단어 하나 하나 말하기 힘들던 그가 이젠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쓸수있게 되는 모습이
그의 ‘성장’에 더 시너지 효과를 준것 같다- 이 말이다
 
자 이제, 이 작품의 큰 그림만 짚고 넘어가보도록 하자.
 
[레도]가 아직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있을 무렵, 해적선단이 이곳에 침범하게 되는데
고성능 AI [채임버]의 제안으로 [레드]는 해적들을 소탕해주는 대신
이곳에 머물동안 도와줄것을 협상하려...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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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겁만주고 끝날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레드]는 해적 1중대를 말 그대로 ‘소멸’ 시켜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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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났을때 부터 군인이며 전쟁병기였던 [레드]가 이해할수 있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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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다,
이 카리스마 넘치는 누나가 하는 말을 명심하자

바로 이 세계가 살아가는 방식이자 [레드]가 여기서 함께 살아가기위해 배워야할 방식이며,
이 작품의 전체를 꿰뚫는 명쾌하고 단순한 주제이다.
 
그리고 이 단순하며 오래된 주제 [공존]은 보는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이 들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이제부터의 [레드]는 점점 이곳의 생활에 녹아들게 된다
아니, 이 곳, 여기에서 살아간다는것에 대해 배우게 된다는 표현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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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필수인 물을 얻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 비를 받는 모습
평생을 동면, 각성, 전투, 이 세가지 회전속에서만 살아온 [레드]에게는 어떻게 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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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협동한다- 는것이 생소한 [레드]의 세계에서는 아무것도 이해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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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본 사람들의 모습이 [레드]를 흔든것일까,
[레드]는 여기서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 젊은청년 답게도,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만은 않은데(...)
이에 각본가는,
「이 애니메이션은 기획 단계부터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연령층, 즉 앞으로 사회에 진출,
혹은 사회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젊은이들에 대한메시지를 포함하는 것을 과제로 삼았습니다.
그러한 의식하에 구성한 스토리는 과거의 제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입니다.
취업빙하기 등으로 불리는 살기 힘든 세상, 힘든 싸움을 강요당하는 그들의 가슴에 이 작품이 응원가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라고 말해주었다
(“과거의 제 작품들과는 조금다른-“ 의 발언에 대해서는 나중에 짚어보도록 하자, 각본가가 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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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착한 에이밍)
 
이렇게, 일자리 제의가 들어오면서, 돈을 버는법, 돈을 쓰는법, 사람들과 함께하는법,
그러니까- 군인이 아닌 인간이 인간과 함께 사는 방법을, 앞으로 천천히 배우게 되는것이
그리고 그 배움의 과정속에서 [레드]가 느끼는 그 감정이 실제로 어떤지는 모르겟지만
필자도 조금은 느낄수 있었던거 같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뿐이다.
 
필자가 원래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지라 더이상 어떻게 이쁘게 포장해서 독자들에게 말해주어야 할지 모르겟다.
그러다 이 리뷰를 작성하며 느낀것이, 정말 이것뿐이다.

단지 사는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이 세계를 배워가는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인데
어떻게 이렇게 눈을 뗄수가 없고,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이 나에게 오갔으며,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수 있게된 작품인지,
내 어휘력으로는 더 이상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겟다.

뭐랄까, 20년전 기억속에서 억지로 꺼낸 첫사랑의 후광을 말로 표현해보라면 이런 느낌일거같다
그냥 하고싶은 말이 혀끝에서 맴도는데, 그저 그걸로 된거다- 라고 생각이 드는 이런 느낌.
그러니 이 글은 이쯤에서 그만 쓰도록 하겟다.
(절대 필자가 글재주가 없거나, 오래앉아있는 허리가 뻐근하여 그만쓰는것이 아니다)
 
억지로 듣는 다른 사람의 추억이 재밌어 봐야 얼마나 재밌겟는가.
필자는 여러분이 직접 이 작품을 봐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레드]가 느꼇던 감정과 필자의 감정이 같은것이였는지, 확인해주었으면 한다.
그럼, 재미없는 글 읽어준점에 감사를 드리며
작품의 분위기를 정말 잘 설명해주는(어울리는) 오프닝을 감상해주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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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참고로 이 작품의 각본가는 [우로부치 겐]이다. 맞다, 당신이 아는 바로 그사람이다

 
이 글은 애니메이션 게시판 콘테스트 <이 작품을 소개합니다>의 참가작입니다.
마음에 드셨다면 투표에 참여해주세요!

>6회 이작소 투표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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