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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만들어준 인형
게시물ID : humordata_11927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길강쥐
추천 : 11/8
조회수 : 1115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2/10/17 17:08:55

 

 

얼마전 저와 남친님은 2주년 기념일을 보냈습니다..

요즘처럼 100일만나고 몇달만나고 빨리빨리 다른 짝을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 사람들에겐

길수도 있고 진득하니 오랜기간 서로 버팀목이 되어온 장수커플들에 비하면

아직 꼬고마 새내기 커플일수도있겠지요.^^

 

아무튼 기념일 얼마전부터 남친이 계속 뭐받고싶은지 물어보더라고요.

가방?구두?..아님 이쁜 옷?

하지만 저는 제가 필요한건 그때그때 사는 편이고

가방엔 별 관심없고...구두보단 운동화 즐겨신는 타입인지라

아무것도 필요한게 없었습니다.;ㅈ;

귀금속도 말하는데 알러지도 있고 워낙 몸에 뭘하고다니는걸 싫어해서

그것도 싫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제 그런 대답 이면엔 스물일곱, 늦은 나이에 대학생이 된 남친의 주머니 사정도 포함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제가 직장인인지라 데이트 비용정도는 제가 좀더 부담하는지라 문제없지만

선물은 조금 부담이 될거같았습니다. 더군다나 이번학기엔 근로 장학생 선발에서도 떨어져서 남친의 주머니 사정이 안좋았거든요..

남친도 그런 제 마음을 알았는지 아무것도 못해주는건 싫다며 시무룩....

그래서 그럼 내가 받고싶은거 따로있다고 수건인형이 받고싶다고 말했습니다.

* 수건인형 - 수건으로만든 봉제인형

그랬더니 그걸로 되겠냐고 되묻더군요.

그래서 당연히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나를 닮은 장미꽃 한송이도 추가해줘야한다고 박박 우겼습니다.

그리고 키도 덩치도 남자중에 상남자인 제 남친은 그날부터 열심히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저는 바느질하는 남친을 상상하는것만으로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두근두근 잠도 안오더군요.

남자 기숙사에서 룸메 몰래 바느질을 열심히 하는 내 남친...

아...상상만으로 귀여워서 깨물어주고싶더라고요.

 

아무튼 남친이 그렇게 바느질을 열심히 하던 어느날 통화를 하다가

제가 인형 선물 받으면 친구들한테 자랑할거라고 하니

절대 친구들한테 자랑하지도 보여주지도 말라고 하더군요.

왜냐고 몇번을 물으니 그제서야 하는말이..

제 친구들이 그런 선물받았다고하면 저는 놀림감이 되고

남친은 인형이나 선물한 나쁜 놈이 된다고 절대 자랑하지 말라하더라고요.

 

원래 화를 잘내는 저 이지만 그날은 뷁!!! 화를 더 냈습니다.

 

자기는 내 친구들 그렇게밖에 안봤냐고..

2년 만나오며 내친구들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냐고...

내 친구들은 내가 자기한테 손수만든 인형 선물받았다하면 다들

내가 많이 사랑받는구나 하며 부러워할 아이들이라고 혼쭐내줬습니다!!

 

그제서야 베시시 웃으며 마음껏 자랑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기념일은 남친의 중간고사와 겹쳐서 저번주 토요일에 미리 기념일을 보냈습니다.

 

 

↑ 이건 우리 큰딸인 강아지 러비의 모습을 본딴 인형 초안.(배에 동그란건 러비의 참외배꼽이라는..ㅋ)

↓이게 완성된 인형의 모습~!!(이름은 더비라고 지었습니다!)

 

 

생각보다도 너무너무 이쁘고 귀여워서 요즘 밤마다

껴안고 잠자요.ㅋㅋㅋㅋ

 

물론 장미꽃도 받았고..기념일이라 아웃백가서 칼질도했습니다.

...하지만 우린 짠내나는 커플이라 런치세트에 기념일쿠폰에 이것저것 해서

저렴하게 먹었다는건 자랑!!!!에헴!!!!

 

 

 

 

 

 

 

사랑하는 서방~

서방아 몸만 어른이지 아직도 생각하는건 미취학 아동 수준인 나를 사랑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인형 받아들고 하루종일 싱글벙글하고있는 나에게 그렇게 좋냐고 물어봤잖아.

웅!!!정말 너무너무 좋아!!! 그래서 잠잘때마다 꼬오옥~껴안고 자고있어!!나 착해??

우리 아직 결혼 하려면 일이년 더있어야겠지만 그때까지 딱 지금처럼만

알콩달콩하게 만나자.

지금의 막막한 현실에 답답해서 투정부리고 화내고 헤어지자 나쁜말만 내뱉는 나를

따듯하고 넓은 가슴으로 보듬어주고 어루만져줘서 고마워...

많이 부족한 나를 세상 최고의 여자라 떠받들어줘서 너무너무 고맙고

그거에 못미치는 내가 자기한테 너무 미안해.

나도 앞으로 더 노력할게...내가 더 아껴주고 사랑해줄게.

사랑하는 서방님~서방님 늦은 나이에 대학생된거라고 같은과 꼬꼬마들이 아는척도 안하고

같이 놀지도 않고 많이 속상하지?

이번 과제 때도 자기만 쏙 빼놓고 그러다니...나쁜 시키들!!!

내가 막막 야구방망이에 철조망 감아서 갈까????

서방이가 기운 없으면 나도 기운없고...내가 기운없으면 우리 러비도 기운이없어..;ㅈ;

그러니까 서방 힘내고!!!!!웅????

항상 사랑해~ 우리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하자뭉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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