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최저시급을 보장한다면?
군대.
대한민국 남자라면 모두 가야하는 군대...
군대는 술자리에서의 가벼운 술안주감에서 뉴스에서 다루는 시사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콜로세움이 열리는 것은 예사고, 연예인들은 군문제 연예인으로서의 수명이 달리기도 합니다.
제가 군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지금 군인이 2011년 기준, 병사 월급은 이등병 78,300원, 일등병 84,700원, 상등병 93,700원, 병장 103,800원이라고 하네요.
병장은 시급 459원, 일급 3,674원을 받고 일하는 셈이랍니다.
(2011 행정 안전부 발표 '공무원 봉급표')
그럼 이것을 2012년 기준으로 최저시급인 4580원과 비교해볼까요.
눈 대중으로도 값이 나오네요. 약 1/10입니다.
사실, 군대에서 자유도 없이 하루종일 있으니 하루 24시간으로 계산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위에서의 값만 가지고 봤을때는 한달 28일, 하루 8시간 일하는 것으로 계산된 듯 하니
이대로 최저시급을 적용한다면 병장 월급 약 103만원(실제로는 1,025,920원) 이 나오겠지요.
그럼... 2년이면 2462만원이됩니다.(단순 합산)
(계산하기 간단하게... 훈련병부터의 군생활 월급을 병장월급으로 계산하겠습니다ㅜㅜ + 개월수도 24개월로...)
이 2462만원은,
일반 이과계열 등록금을 500만원이라고 생각했을때 약 4.9학기분 등록금입니다.
일반 문과계열 등록금을 400만원이라고 생각했을때 6.2학기분 등록금입니다.
주거 문제를 제외하고 알뜰하게 살아서 한 학기당 생활비를 100만원으로 생각한다면
이과계열 4.1학기, 문과계열 4.9학기분 학자금입니다.
등록금까지는 부모님이 대주시겠다고 하셨다면
이 돈을 조금 묵혀보도록 하겠습니다.
병장 제대한 A씨는 현역으로 대학교에 입학하여 2학년이 되는 해 2월에 군대에 갔습니다.
군대를 다녀왔을 당시, 23세의 2월입니다.
그는 복학하여 대학교를 26세 2월에 졸업합니다. (8학기 졸업)
졸업 시, 연 4% 복리로 묻어둔 군인 월급은 2769만원이 됩니다.
바로 취직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지만 바로 취직했습니다.
그가 29세에 결혼을 하게 됩니다.
이때 그가 군인 월급을 묻어둔 통장에는 돈이 약 3115만원 들어있습니다.
(물가도 상승하니 가치는 그닥 높아지지 않겠지만요)
2천 4백 6십 2만원.
대학교 최저 4학기 등록금...
대학을 다니지 않을 사람에게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자금...
자영업을 하고 싶은 자에게는 창업 자금...
지친 심신을 달랠 여행을 떠나고 싶은 자에게는 약 6개월간의 해외 여행 자금... (일반적인 유럽 여행 비용 1달 400만원 기준)
영어를 배우고 싶은 자에게는 한달 40만원짜리 학원을 60개월, 5년동안 다닐 수 있는 돈을,
영화를 보고 싶은 자에게는 9천원짜리 티켓 2735.5장을 쥐어줄 수 있고,
4인 가족에, 집이 힘들었던 사람에게는 1인 1끼 식비 3000원 기준 683일의 식비를 해결하게 해줍니다.
(집안에서 해먹는 경우, 저정도면 넉넉하지 않을까요)
다소 번잡하게 표현해두었지만,
20대 청년들에게 약 2천만원의 돈이 생긴다면, 그들은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공부를 마칠 수도 있을 것이고,
집안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병장 시급 459원...
높으신 분들은, 젊은 청년들의 2년을 사용한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2억이 든다고 합니다.
부모는 20대 청년 한명을 만드는데 2억을 사용했습니다.
요즘 살기 편안한 중산층 이상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집안은 어렵고, 젊은이는 돈을 벌어와야하는데, 국가를 지키느라 집을 비웠습니다.
그러나 국가를 지키면 뭐합니까? 국가의 근본인 가정은 이미 기둥이 썩어 무너져내렸는데요.
맨날 억단위 비리가 터져나오는 세상에 2천만원이라고 하면 누군가에겐 정말 작을지 모르지만
제 생각에는, 20대 젊은이에게있어서 정말 피처럼 소중한 돈일 것입니다.
최저시급. 아마 국방 예산이 하늘 높은 지 모르고 튀어오르겠지요.
그렇지만 군인들이 잡초를 손으로 하나하나 뽑고 땅을 삽으로 일일이 파는 것은
장비를 사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싸기 때문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군인들이 병장이 되기까지 배우는 하나하나가 결국 시간당 459원밖에 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런 잡일을 하라고 군인들이 차출되어 나간 것일까요?
우리나라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 중인 국가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전쟁을 정리하는 것은 미사일이 아닌 보병이다, 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군인들에게는 군인으로서의 능력과 자부심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저임급을 지급함으로써 군인들을 '인간'으로서 대우하고
그들이 그만큼 '고급'의 능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요?
비용 상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모병제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정말 좋게만 본다면
소비가 활성화 되고, 젊은이들이 알바를 한다고 노동력과 능력을 허비하지 않고 성장하여
좋은 인재가 많이 생기고 기술이 발달하여 사회가 좋아진다!
그렇게 될거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사실 그렇잖아요.
젊은이들이 알바로 휴학해가면서 졸업을 하면 시기도 늦고 성취도도 떨어지고.
그걸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사실 반값등록금이든 국가장학금이든, 그런 곳에 쓰는 돈이 필요 없어지는 셈이 되죠.
기업들도 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어서 좋을 겁니다.
그냥 밤이 깊으니, 평소에 했던 생각들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네요.
잡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이 시간도 나라를 지키고 있을 군인들에게,
그리고 군복무를 다하고 돌아온 고마우신 분들에게,
고개숙여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추가.
괜시리 무서워서...
익명으로 다시 올립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