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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자리 9827
게시물ID : gomin_4441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억한다너
추천 : 2
조회수 : 228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2/10/17 23:16:21

내가 건망증이 치매수준으로 심각해져서 요즘 핸드폰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앞주머니 윗옷 속주머니 다 뒤지다 친구한테 전화해달라고 하면서 찾는 정신나간놈이라서 일단 그게 문제란건 나도 인정한다.


분명 너 내 핸드폰 피시방에서 주웠을거야. 생각 나는데로 뒤집어 살펴보는데 아무리 봐도 거기가 마지막이니까.


그러고 당구치러 갔다가 내가 핸드폰 없어진거 알고 어디갔나 어디갔나 찾다가 피시방에 다시 되돌아가서 찾아봤어.


아르바이트생한테 혹시 청소 할 때 봤냐고 물어보니까 못봤대.


자리로 가서 찾아보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 하고 있는데 창피한거 무릅쓰고 잠시만 살펴본다고 좌석 밑에도 기어들어가서 훑어보고


그래도 안나와서 망연자실하고 화나고 해도 일단 방법은 없으니까 집에 왔어.


어머니 핸드폰으로 계속 전화를 해도 신호음만 가다가 얼마 있다가 갑자기 문자가 오더라?


"핸드폰 가지고 있습니다."


아 그래도 다행이다 싶어서 바로 답장을 했지.


"아 연락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어디 계세요?"


"지금 XX역 근처인데, 오실건가요?"


"예, 지금 바로 갈께요. 한 십분 정도면 도착하는데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진짜 내가 완전 기쁜 맘으로 들떠서 뛰었다. 정말. 

평소같으면 걸어갈거 늦어지면 미안하니까 택시도 탔어. 버스 두 정거장 채 안되는 거리인데도.



내가 미친놈인게 택시안에서 아..혹시나 여자면 어쩌지 아 부끄럽겠네. 라는 미친 상상을 했네? 정말 돌았나. 요즘 발정기라서 미친건가봐.


근데 너 암만봐도 고등학생. 남자.

나 보고 처음 하는 소리가


"사례금 가져오셨죠? 주시면 바로 드릴께요."



내가 벙 쪄서 한 십초 넘게 아무말도 못했어. 그러니까 안줄꺼냐고 되묻더라 너?

진짜 생각같으면 지금 막 비속어로 날려적고 싶은데, 인터넷에 그러는 비인격적인 짓은 못하겠어서 열심히 참는데


뭐 같이 생겨서 비아그라 먹으면 얼굴부터 커질놈. 너. 이 잣같은 너


내가 그나마 찾아준게 어디니 싶어서 지갑에 있는 현금 얼마있나 보고 만원짜리 다 털어 준게 4만원이다.


그거 받으면서 뭐야 5만원도 안되네라고 뒷소리로 지껄이던 너 이 개 아오



솔직히 나도 쿨하게 오만원권 주고 싶었지만, 아니 안주고 싶은데도 말 하는 꼬락서니때문에 안 주면 괜히 일 생길까 짜증나서 준거지만



그 4만원으로 뭘 하던


인생에 참 보람된 돈 벌었다 너.



내가 집에 오면서 뭔가 어이없어서 울고 만게 요번주 월요일에 어머니 생신이셨는데 그 당일엔 돈이 없어서 생일 선물로 어머니한테 장미 꽃 한송이 사다드리면서 죄송하단 말 밖에 못했는데

오늘 아침에 들어온 그 돈이 2일만 일찍 들어왔어도 어머니 외식이라도 한번 시켜드렸을텐데


진짜 넌 내가 평생까진 몰라도 최소 10년은 기억할거야 어머니 생신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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