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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게시물ID : sisa_2371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멘탈붕괴!!
추천 : 1
조회수 : 279회
댓글수 : 36개
등록시간 : 2012/10/18 14:29:23

라스에서 조정석 씨가 부른 거 보고 시가 떠올라서 그냥 써봅니다. ㅎㅎ

구걸은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쉽게 말하는 자유, 민주주의를 이 땐 정말 남몰래 쓸 수 밖에 없었는데.....

제발 투표 합시다 ㅠㅠ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 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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