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을 박탈당한 세대라는 말이 나오는데
갑자기 자아성찰에 빠짐..
힐링캠프에서 안철수 원장님 말씀의 주제와는 전혀 상관없이, 다분히 개인적인.
아 미리 말씀드리지만 힐링캠프 리뷰가 아님 내 신세한탄 쓸거임ㅋ
내가 살면서 백퍼센트 내 의지대로 선택한 것이 대체 뭐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어렸을때부터 나 이거 할래! 하면
"그런건 나중에 커서 해"
중학생 땐 "고등학교 가서 해"
고등학생 땐 "대학교 가서 해"
그때까지만해도 저 말 하나 믿고 언젠간 나 하고 싶은거 할 수 있겠지 했는데
대학생 되니까 직장인 되면 너 하고싶은 거 실컷 하라 하시네... 이 말 듣는 순간 아 그런거는 나에게 있을수가 없구나 싶었다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우리집이 풍족하게 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중간은 가겠지 했다
고등학생이 되고 '브랜드'라는 것에 눈이 뜨이면서, 우리집이 서민 오브 서민이라는 걸 자각하게 된 것 같다
자신감 빼면 시체인 나였는데 어느순간부터 자신감도 뚝뚝 떨어지고..
아빠는 착한 사람이었는데, 너무 착해서 사람들에게 화낼 줄을 몰랐나보다
그래서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서 깡소주먹고 엄마에게 풀었다
죽여버리고 경찰에 자수하는 상상을 수도 없이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아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외롭고 힘들다는 것 좀 알아달라는 걸 잘못 표현했던 게 아닐까
술냄새 싫다고 저리 가라고 밀쳐내기만 하기 보다 아빠 옆에 앉아 술동무라도 해드렸으면 우리 가족은 지금과는 다르지 않았을까
결국 다 내탓인 것 같고..
엄마는 끊임없이 날 위해 희생하신다
난 그게 싫다
돈걱정은 하지말고 더 공부하라신다
나중을 생각하면 그게 훨씬 좋다고 하셨다
고민 참 많이 했다
난 빨리 취직해서 돈벌어야겠다고 마음 굳힌 상태였는데 엄마가 날 흔들어놨다
내 뒷바라지 해줄 만한 여유가 없을텐데 저렇게 말씀하시는 건 정말 원하셔서 그런가 싶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인가'하는 고민 끝에 '엄마가 원하는 모습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부를 더 하기로 결정했는데, 그래도 계속 고민이 돼서 엄마랑 통화하다가
엄만 내가 진짜 공부를 더 했으면 하냐고 마지막으로 묻는다고 했더니 엄마 하시는 말씀이
엄마도 네가 빨리 취직하는게 낫지! 그런데 주위에서 공부를 더 시키는게 낫다면서 좀 도와주겠다고 그래서..
순간 벙쪘다
내가 원하던 길도 아니고 엄마가 원하는 길도 아니고
그럼 내가 그 길을 가야만 하는 이유가 뭔지..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얼마전엔 엄마가
꿈이 뭐니~? 어떤 일을 하고 싶어~? 물으시는데 차마
정작 하고싶은건 해보지도 못해서 무기력증에 걸려버린 우물안 개구리가
하고 싶은게 있겠냐고, 꿈이 있을리가 있냐고 말할 순 없어서
아 몰라~ 잠이나 자요 해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