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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가 나에게 엿을 줬음
게시물ID : humorstory_3738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글몽실
추천 : 0
조회수 : 43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4/09 19:34:01
아주 커다란 엿을 말이죠.

때는 1시.
전면 유리창인 건물 안에 있자니 참 따뜻한거에요.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구름이 뭉게뭉게
솜사탕같은것이 두둥실 떠다니는게., 참 처녀의 마음에 봄바람을 살랑살랑 불어넣는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굼주린 배를 움켜잡고 신촌에서 버스를 타고 광장시장으로 슝 달려갔죠.
내 오늘은 마음껏 먹으리라 돈을 뽑아 완자전과 모듬전을 샀습니다.
도합 구천원이었는데, 보기엔 적어보여도 점심, 저녁 둘 다 해결하기에 모자람없는 양이었죠.
부른 배를 두들이며 남은 전을 싸서 달랑달랑 들고선 종묘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어느새 피어난 목련도 보고, 팝콘처럼 피어나기 시작한 벚꽃도 보고, 겁도 없는 비둘기와 참새무리를 보며, 봄을 마음껏 즐겼죠.
비록 바람이 심상치 않았지만 사거리라 도시풍이 부는거라 생각하며 별로 신경도 안썼답니다.

종묘에 도착을 했는데, 화요일이라 휴관인겁니다!
아니, 예전에도 이랬던 것 같은데라며 낙담하고있는데
...
비가 내림.
눈도 내림.
4월, 벗꽃이 피어나고 개나리 잎이 돋는 이 시기에.
미친듯이 내리다 멈추길래 소나기인줄 알고 다시 창덕궁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또 비가 옴.
왜 멈출 생각을 안하는거니.. 꺼이꺼이.
결국 부슬비기 내릴 때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했는데.
겁나 추운겁니다. 내가 만약 버스정류장 디자이너라면 바람구멍을 다 뚫어두는 바보같은 짓을 안할텐데...
벽과 벽 사이로 몰아치는 허리케인, 졸라메는 허리끈에...가 아니라.
간신이 버스에 올라타서 따뜻한 내부온도에 꾸벅꾸벅 졸다보니 어느덧 학원 근처.
밖을 바라보니 비와 함께 얼음알갱이가 내리며 화룡정점을 찍고있었죠.ㅋ

저녁시간에 낮아진 기온에 으슬으슬한 몸을 부여잡고, 계단창문으로 밖을 바라보니 쏟아낼꺼는 다 쏟아냈다는 듯 노을이 아름답게 물들고있었어요.
아아.
마치 하늘이 내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땡땡이 치지말고 공부나 하려무나.


하여간 커다란 빅엿을 먹은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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