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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간까지 자소서를 쓰는 내자신을 위해...
게시물ID : gomin_4458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간장비빔면
추천 : 10
조회수 : 26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10/19 04:02:34



오늘 오후 내가 원하는 회사에서 학교 학과장님 추천으로 사람을 부탁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나 보다.

내가 뭐라고 조교선생님은 날 추천해주셨다며 내일까지 자소서와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하셨다.

행운의 여신의 앞머리를 잡을수 있는 기회다. 비록 잡았다가 머리털만 뽑게 되더라도 잡고 싶었다.

부리나케 이력서 사진을 찍고 저녁도 대충 먹고 이력서와 자소서를 쓰기 시작했다.

암담했다.

남들에 화려하고 까만 활자가 가득한 이력서와는 달리 내이력서는 깔끔하다 검은색보단 하얀색이 많다.

후회된다. 후배들이 서포터즈 활동이다 마케터 활동이다 이런거 할동안 나는 술집에서 소주를 서빙했고 노래방에선 시간을 지배했다.

아이폰 악세사리 매장에선 필름을 붙였고 조개구이집에선 손님테이블에서 조개를 구워주고 있었다.

내 아르바이트 경험은 나름 수천억에 가치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나보다. 활자로 넣기에 부끄러워 진다.

그래도 꾸역꾸역 이력서를 쓰니 자소서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자소서는 자소설이 되고 결국엔 자조설(自嘲說)이 되버렸다.

자조설 속 내자신은 한없이 긍정적이며 세상에 모든 시련을 다 타산지석으로 삼아 장점으로 만드는 멋진 녀석이다.

난 그렇지 않은데, 지금 자조설속 자신과 내 자신을 혼동해 왜이럴까 하며 눈물을 삼키며 한자 한자 지어내는 가루같은 남자일뿐인데...

노는거 좋다. 오유보면서 시시덕 거리고 FM에선 전설의 감독이 된것도 좋다. 하지만 일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후배에게 취직후 당당하게 차이던 아니던 당당해지고 고백하고 싶다.

엄마의 옷장에 옷을 가득 넣어주고 싶다.

가루 같은 내 상태를 겨우 뭉치고 뭉쳐 단단히 만든다음 다시 자조설을 만들어 내고 있다 3류 자조설이 등단되는 꿈을 꾸기 위해

청춘이라고 말하는 우리 젊은이사람들의 삶이 말그대로 좀더 파래 질수 있도록 오늘도 나는 활자를 두드린다.

힘내자... 나... 그리고 이글을 보는 너... 우리모두 당당하게 웃자... 그리고 자조설속 나를 비웃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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