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러시아 노르웨이 테러용의자, “이명박 만나고 싶다” 조찬제 기자
[email protected] 노르웨이 연쇄 테러 용의자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고 싶은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은 것으로 밝혀졌다. 브레이비크는 지난 22일 범행 직전 온라인에 띄운 선언문 ‘2083: 유럽독립선언’에서 자문자답 형식을 빌어 자신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만나고 싶은 생존 인물 한 명을 꼽으면?”이라고 물은 뒤 “교황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만나고 싶은 다른 인물은?”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헤르트 빌더스 네덜란드 자유당 당수, 라도반 카라지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일본 총리 등 5명을 적시했다.
라스무센 나토 총장은 덴마크 총리 출신으로 유럽연합(EU) 의장을 거친 뒤 2009년 8월부터 현직을 맡고 있다. 네덜란드 자유당 당수인 빌더스는 반 이민, 반 이슬람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해 3월 지방선거에서 제3당으로 부상하면서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있는 극우정치인이다. 지난 6월 네덜란드 법원은 그의 이슬람 차별 발언에 대해 무죄혐의를 내린 바 있다. 카라지치는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당시 무슬림에 대한 인종청소를 자행한 주범으로,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로부터 전범으로 기소돼 도피하다 2008년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다. 아소 전 총리는 일본 자민당의 대표적인 보수 우익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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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비크는 이들 가운데 푸틴과 카라지치에 대해 선정 이유와 자신의 인물평을 실었다. 그는 푸틴을 “공정하고 의지가 강한 존경할만한 지도자”로 묘사한 뒤 “그가 우리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될지, 가장 나쁜 적이 될지 지금으로서는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푸틴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친놈의 헛소리”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 전했다.
브레이비크는 카라지치에 대해서는 “대량학살자도 인종주의자도 아니다”면서 “보스니아계와 알바니아계도 세르비아계를 대상으로 수십년 동안 대량학살을 자행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