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 병사 노크 귀순 사건등이 있어 밀게에 재미난 글이 적네요.
보고 싶은 분들 글도 있는데 (꿀쟁님이라던지..그 뭐더라 박수사관? 그거 올리신분 재밌었는데.) 올리시질 않으니 아쉽기도 해서 작은 썰은 풀어볼까 합니다.
글을 쓰는데 있어서 음슴체가 편하니까 그냥 음슴체 쓸께요.
뭐 기억하시는 분은 적을테니 다시 말하지만 내가 복무했던 위병소는 참 컷음. 사단내에 직할대대도 많이도 몰려있어서 출입량이 많았기 때문에 그만큼 사건 사고도 빈번했는데 그 중 인상적인건 아직도 머릿속에 좀 남아있음
첫째로 위병소 옆에 우리는 우체국이 있었음. 아마 다른곳도 우체국 위치는 위병소에 가깝다고 들었지만 우리는 기둥 옆에 바로 우체국 건물이었음. 따라서 사단 출구로 나가지 않고 우체국 주차장에 차를 대려면 핸들좀 돌리며 전후진좀 해야 주정차를 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음.
우체국과 주차장은 작고 드나드는 사람들은 많다보니 우리는 근무서면서 언젠가 한번 사고가 날꺼라고 사실 예상은 했음.
그러던 어느날 이었음. 아마 시간은 점심먹고 1~2시간 후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시간이면 참 졸리고 피곤함. 총 메고 1시간 반동안 서있는게 밥먹어서 졸립고 총 무게가 날 짓누르는것 같아 피곤하고 사람이 생각보다 드나들지 않을땐 근무자들끼리 이야기도 입구쪽과 출구쪽에 특이사항이 있지 않는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므로 심심 졸립 피곤한거임.
그러다가 덩치가 컷던 차량이 우체국 주차장에 들어갔음. 심심해서 주차하는걸 보고 있는데 어째 불안 불안 한거임. 보통 두세번 왔다 갔다 하면 주차를 하는데 그 차량은 한 열번 정도? 했나 그렇게 간신이 주차를 했음. 그렇게 한 10분이 지났나? 아까 주차 했던 차량이 다시 나가는데 이번에도 쉽게 빠져나오질 못했음. 계속 앞뒤로 왔다 갔다 하다가 갑자기 굉음이 딱!! 위병소내에서 근무하던 사람도 다 뛰쳐나오고 나 역시 굉음 난곳을 처다 봤는데 그 군용차량 운전수가 후진을 하다가 민간인인 우체국장 차를 눌러버린거임. 딱봐도 폐차 시킬 정도로...
우체국에서도 사람이 뛰쳐나와서 그걸 보는데 우체국장이셨던 그 아주머니? 할머니? 그래 아주머니께서 그 광경을 보고 계속 한숨을 쉬고 우체국 업무차 들렸던 많은 병사들이 바로 구경을 나왔음.. 저런 x 될 일을 한 사람이 누굴까 하고 모두들 선탑자가 내리는걸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하사관과 이등병이 딱 하고 내리는 거임. 그 하사관은 임관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지 어린 얼굴과 b급인것 같음에도 깨끗한 복장을 하고 있었고 이등병은 그냥 전형적인 이등병처럼 생겼었음..
그 둘이 딱~ 내리는데 내릴때부터 그 이등병은 울기 직전이었고 하사관도 진짜 인생사 모든 고난과 고뇌를 짊어진 표정을 짓고 내렸음
다른차량도 아니고 민간차량을 과실10:0으로다가 박은대다가 짬도 안됬으니 그 둘에 심정은 참.. 보는 내가 안타까웠음.
내리자 마자 그 둘은 우선 우체국장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바로 부대로 연락을 했음.. 통화를 꽤 길게 했는데 하사관에 통화내용중 95%는 죄송합니다 였었고.. 그 말을 할때 마다 옆에 있는 이등병 얼굴도 정말 참...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그 둘은 사고난 지점 바로 옆인 우리 위병소 앞에서 담배를 피워대기 시작했는데..짬이 안되니 개념도 없구나 싶었음. 참고로 위병소에 있어서 일체의 취사행위나 흡연행위 따위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사단장이 와서 피려해도 안되는건 안되는거임..
하지만 과연 그 상황속에서 그 누가 그 둘을 보고 담배피지 마라 할수 있겠는가? 혹은 다른곳에서 피라고하겠는가? 위병소 앞이 아니면 사건현장에서 피워야 하는데 그럴수는 없을테고 충분히 그 심정이 너무나도 이해가 되서... 딱 나란히 쪼그려 앉아서 나름대로 몸을 가리고 둘이 말도 없이 계속해서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데 나는 그 광경을 지켜보며 정말 온갖 고뇌와 한숨을 가졌을때는 저런 얼굴을 가지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음. 그렇게 계속해서 15분쯤 피웠나? (웃긴게 또 담배꽁초는 말안해도 알아서 지들 건빵주머니에 넣었음) 해당 대대에서 담당간부가 왔고 그 둘에 얼굴을 보고 별말없이 차에 태워서 부대 복귀 시켰고 일은 그렇게 종료 되었음.
그리고 한달인가? 두달 뒤 우체국장님은 상당히 밝은 얼굴로 새차를 몰고 오셨고 보상금덕에 새차 뽑아서 기분좋다는 말씀을 저에게 해준건 함정.
둘째로 내가 복무 하던 위병소 앞은 버스에 종착역이자 출발점이기도 했음. 따라서 버스가 그 큰 몸집으로 딱 비집고 들어가는데 사고가 난거임. 그근처엔 cctv가 없었지만 병사가 지켜보았으므로 그걸 물으로 버스회사 사장님인가 협조 요청을 하면서 목격 청취를 하로 나에게 왔었음. 아마 버스회사 사장님이 온걸로 봐서 버스회사 과실이 없다고 생각하시고 왔던것 같은데 신호등이나 일반차량에 진행속도로 봤을때 먼저 제대로 출발한게 일반차량이고 뒤에 버스가 무리하게 비집고 들어오다 사고가 난거라 그걸 그대로 말해줬더니 그 뒤로 사람이 찾아오지 않았던건 역시 함정.
흠. 쓰다보니 그렇게 재밌는 에피소드는 아닌것 같네요. 그냥 머릿속에서 그 이등병과 하사의 표정이 몇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있어서 써본건데 .. 그리고 교통사고로 죽은사람 에피소드도 있었는데 그런글은 보면 왠지 찝찝해 하실것도 해서 사실 꽤 많은 분량을 썼었다가 그냥 도로 지웠습니다. 새벽같이 열심히 출근하시며 일하시는 장교 부사관분들도 참 많은데 그 분들 힘냈으면 좋겠습니다.